02. 변기와 토마토 수프 캔이 작품이 되었다
추상주의가 예술계에 만연해있던 시절,
대세에 맞추어 추상주의에 심취해있던 라우센버그는 표현의 한계를 느끼고, 추상주의를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를 한다. 추상주의를 표현하기 위한 스케치를 지우고, 이를 출품하며 자신에게 있어 추상주의는 끝이라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그래 추상주의는 해석도 어려우나, 창작도 엄청난 고통일 것 같다. 나중에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를 것 같다. 아 일단 그려보고 냈는 데 사람들이 작품을 사가네요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라우센버그의 이러한 시도를 기점으로 다다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일상적인 오브제를 활용하는 네오다다가 탄생하게 되었다. 오브제는 그냥 일상적인 물건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예술을 위해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품들을 가지고 예술품을 만들어낸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폐타이어를 통해 작품을 완성했는데, 타이어는 산업 도시사회의 부산물을, 염소는 문명 이전의 순수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타이어는 그래도 이해가 되나, 염소가 왜 뜬금없이 문명 이전의 순수한 상태를 의미하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생각한다면 나와 같은 예술적 감성이 아직 부족한 미알못이라는 반증이다. 노오력을 해보자.
조금만 더 예술적 감성이 생긴다면, 저 타이어에 속에 있는 것이 염소 건 누렁이건 문명 이전의 순수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라우센버그는 그래도 염소의 머리통에 색깔이라도 칠했으나, 더 골 때리는 작품이 미술계에 갑자기 등장하였으니, 바로 마르셀 뒤샹이다. 뒤샹의 샘에 대한 예술적인 평은 아래와 같다.
도기 재질의 소변기 아래 테두리에 ‘R. Mutt 1917’이라고 가명과 날짜를 적어 넣고 태어난 <샘>은 이렇게 뒤샹의 손을 거쳐 예술품이 되었다.
특별한 미학적 특징이 없는 공장의 대량생산품 중 하나를 선택해 그 제품을 본래의 기능적 역할로부터 자유롭게 풀어줌으로써 기능적 쓸모가 아닌, 실질적인 예술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참고- [이 달의 전시] 뒤샹은 왜 소변기에 <샘>이라고 했을까?, 무브 미디어
영감이 충만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위의 평가가 이해될 수도 있으나, 실질적인 가치를 따지고 보면 그냥 변기동에 ‘R. Mutt 1917’만 썼을 뿐이다. 예술계는 예술품을 만드는 것보다, 이런 해석과 정신에 예술적 가치를 주고 있던 시절이다. 같은 소리를 해도 유명한 사람이 하면 명언이 되고, 옆집 아저씨가 하면 술 취하셨나? 하고 의심하게 되는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전쟁을 통해 축적한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예술의 중심을 유럽에서 뉴욕으로 변화시키고 싶었고, 예술계의 스타인 앤디 워홀을 발굴 및 지원했다. 그렇게 앤디 워홀을 중심으로 팝아트가 탄생하게 되었다.
팝아트는 네오다다의 영향을 받았기에, 기존에 만들어진 공산품 즉 레디메이드인 오브제를 활용하나, 네오 다다 작가들이나 영국 작가들에 비하여 주요 미국 팝아트 작가들은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미지를 거의 변형하지 않는다.
앤디 워홀의 경우 아티스트보다는 마케팅의 황제라고들 하나, 나는 개인적으로 앤디 워홀의 작품들이 좋다. 뭐 대량생산 체제나 대중스타의 소모되는 이미지를 비판하는 것은 차치하고 색감이 예쁜 것 같다. 뭐, 잘생긴 게 최고고 짜릿한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팝아트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인 리히텐슈타인도 등장하게 된다. 주로 리히텐슈타인 작품의 여성들은 울고 있거나, 남성의 도움을 원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 이 모습이 당시 미국 여성의 평범한 이미지로써 고착화되기도 하였다.
에드워드 루샤가 작업을 시작한 1960년대 도시의 고속도로는 도시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시켰다. 이처럼 그는 도시가 생성되는 원리와 환경적 시각적 모든 변화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육체적 , 정신적 경험을 가지고 온다고 한다. 이에 에드워드 루샤는 도시 간의 네트워크를 유지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주유소를 활용한 작품들을 많이 출품한다. 스탠더드 주유소를 활용하여 많은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주유소 성애자(?) 같은 모습을 보이는 데, 추후에 은퇴하여 주유소 사장이나 해야겠다는 속내가 있을 것 같다.
<다음 편>
예술의 중심을 미국에 빼앗겼던 유럽 내에서 젊은 영국인들이 뭉쳐 예술의 중심을 다시 유럽으로 복귀하고자 한다. 이들은 yBa(Young British Artist)라 불리며, 센세이션이라는 전시회를 통해 예술계에 진정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데.. 갑자기 상어를 토막 내어 전시를 하고, 자신과 성적인 관계를 한 사람들을 열거한 작품들이 등장하게 된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