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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ngwon Feb 08. 2024

꽤 늦은 2023년 회고

유기견봉사 플랫폼, 두세시간의 2023년

2024년에는 부지런해질 만도 한데, 여전히 게으름이 몸을 지배하고 있다. 도대체 언제쯤 부동산 알 박기 마냥 몸 안에 깊게 박혀있는 게으름을 빼낼 수 있는 것인가?


많이 늦었지만, 두세시간의 2023년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눈 감고 자


일단 해보자

두세시간의 2023년은 새로운 시도들로 가득했다. 2022년까진 유기견봉사를 취미로 만들 수 있도록 Rule을 세팅하는 한 해였다고 하면, 2023년 어느 정도 정착된 Rule위에서 재미있어 보이는 시도를 해보는 한 해였다.

참가자들과 방문하는 유기동물보호소도 안성 한 곳에서 확장했다. 두세시간 인천상륙작전을 시작으로 진행된 청라 TBT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가이드만 보고 언제든 참여가 가능하도록 절차를 만들었고, 시스템화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20분에서 30분 사이, 그것도 매일은 못할 짧은 산책을 하던 유기견들이 신나게 놀았으면 좋겠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협력단체 지원금으로 진행한 가을운동회는 유기견 친구들에게 최고의 하루를 선물했던 것 같다. 항상 순둥 한 모습을 보이고, 산책할 때도 천천히 발맞추어 걷던 리트리버 골드는 애견운동장에선 누구보다 빠르게 뛰어다녔다. 정말 오랜만에 온 애견운동장에 기쁜 마음을 온몸으로 표현하면서도, 언제 또 올 지 모르기에 최대한 즐기고 돌아가겠다는 마음이 느껴져서 안쓰러웠다. 매주 이런 곳에 놀러 왔다면 적당히 신났을 텐데.

골드야 네가 이렇게 잘 뛰는지 몰랐어

2024년에도 유기견들이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놀 수 있도록 멋진 하루를 선물하는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봄 소풍 컨셉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이번에는 지난 가을운동회 보다 더 많은 유기견들을 데리고 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된 프로젝트는 아래 링크에서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266265


So long Lucky

안성 유기견보호소에서 가장 눈에 띄고, 봉사활동을 지속하게 한 강아지는 럭키였다. 잘생긴 외모에 제일 먼저 눈이 갔으나, 세 번의 파양으로 상처가 많은 강아지라는 것에 마음이 간 친구였다. 그런 럭키가 드디어 두세시간에 10회 이상 참여한 참가자와 평생 가족이 되었다. 다른 친구보다 마음이 더 갔기에, 럭키가 앞으로도 이름처럼 행운이 가득해서 매일이 행복했으면 한다. T 95%의 유사 AI 인간이 이때만큼 마음이 몽글몽글해진 적이 있던가.


2023 두세데이

두세시간은 매년 12월 23일에 한 해 참여자들을 초대하여 두세데이라는 파티를 연다.

2023년의 두세데이는 참으로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2022년부터 떠들던 해리포터 컨셉을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 이것저것 사다 보니, 집 밑에 있는 세대창고가 지팡이들로 가득 찼다. 다이애건 앨리가 지하 4층에 생겨버렸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와서, 텐션을 높이기 위해 가게 사장님께 가장 센 술 한 잔을 주문해서 한 번에 털어 넣었다. 그 결과 사실 나는 중간중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친해져서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자 가 두세데이의 기획의도인데, 의도에 맞게 다들 친해진 것 같기도...? 아닌가?

2024년의 두세데이 컨셉은 포켓몬스터이다. 지하 4층 세대창고가 포켓볼로 가득 찰 예정이다.


2024

2024년의 두세시간은 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 컨셉이다. 상주 직원이 있는 유기견보호소를 위주로 리더가 없어도 매일매일 유기견봉사를 있는 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들고자 한다. 당장 TBT만 구현이 되어 있으나, 적용 보호소를 점차 늘리고자 한다. 청라 TBT가 리더 없이 매일매일 신청할 수 있도록 구현된 뒤로부터 1개월 총 봉사 참여자가 138% 증가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유기견봉사에 더 쉽고 편하게 접근하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인 만큼, 더 많은 보호소가 매일매일 봉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꼭 두세시간을 통해 참여하는 것이 아니어도, 유기견들과 주말에 두세 시간 정도 보내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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