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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빈 Oct 11. 2019

그래도 인생 아이가, 영화 <퍼펙트맨>

부산은 묘한 매력이 있다. 지방 어촌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상경하여 생활하고 있는 나로서는 부산은 정말 신기한 도시였다. 어릴 적 꿈꾸던 대도시와 그리운 바다가 함께 있는 도시, 그게 또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리는 도시. 의리 빼면 시체인 부산 사람들의 결속력과 츤데레 같은 매력. 부산이 매력적인 만큼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영화 <퍼펙트맨>도 부산을 배경으로 한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소주 한 잔 하는 장면이나 황령산 전망쉼터의 야경을 바라보는 모습은  부산 여행 뽐뿌를 일으킨다. 매력적인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퍼펙트맨>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다.


※ 영화 <퍼펙트맨>을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영화 <퍼펙트맨> 스틸컷

BAD POINT : 아쉬운 스토리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전신 마비 '장수'와 돈은 없지만 퍼펙트한 인생을 살고 싶은 건달 '영기'. 영화 '언터쳐블'이 생각나는 컨셉이라 기대를 모은 것도 사실이었지만 스토리는 아쉬웠다. 두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가다가도 갑자기 '으잉?'하는 포인트들이 있다. 조직의 무서움을 보여준다던지, '한장수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 싶은 캐릭터에 대해서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 후반으로 갈수록 억지 신파까지. '정녕 이 영화는 예고편에 나온 포인트가 다 인가.' 싶기도 했다.


SELLING POINT : 캐릭터들의 케미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포인트가 있다면 캐릭터들 간의 케미다. 애초에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도 두 배우의 케미를 보고 싶었고 느낌은 액션이나 느와르 쪽인데 코미디라 좀 신선하기도 했다. 연기로는 한 몫하는 배우들이니, 좀 이해 안 되는 캐릭터도 납득하고 몰입하게 만든다. 거기에 진선규 배우까지, 배우들이 나름의 스타일로 살려낸 캐릭터들 사이에 케미는 완벽하다. 특히 영기는 퍼펙트한 삶을 꿈꾸는 건달이지만 현실은 어린 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조직에 들어가는 인물이다. 패션은 포기 못하는 폼생폼사, 허세 쩌는 돌아이 건달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착한 건달(?)을 조진웅스러운 캐릭터로 살렸다. 역시 캐릭터는 배우빨이다.



영화 <퍼펙트맨> 스틸컷

그래도 한 번 쯤 생각해 보는 인생

아쉬운 스토리지만 영화가 끝나고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영화는 '퍼펙트'로 끝났지만 퍼펙트한 인생이 어디있겠어, 걍 사는 거지. 그러다가도 퍼펙트한 삶은 없지만 마지막 씬처럼 퍼펙트한 순간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퍼펙트한 순간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은 아닐까. 언젠가 올 퍼펙트한 순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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