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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빈 Oct 11. 2019

혹시 제가 아는 그 빌런이세요? <조커>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조커라는 캐릭터를 처음 보고 뭐 저런 미치광이가 다 있나 싶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 총질을 해대고 씬을 장악하는 광기 어린 웃음과 쩝쩝거리는 습관까지... 보는 내내 불편하면서도 이상하게 스타일리시하고 매력이 있었다. 조커라는 캐릭터가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겠지.

<다크나이트>에서 조커가 워낙 강렬하고 인상 깊었기 때문에 조커는 끝까지 미친놈으로 남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커의 탄생을 이야기한 영화 <조커>는 그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다.


※ 영화 <조커>를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영화 <조커> 스틸컷


영웅인가, 빌런인가?

이 영화를 명작이자 문제작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 동안 미친 악의 모습을 보여줬던 조커의 캐릭터를 뒤집고 악행을 정당화하는 것 같기도 하다.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지만 세상에서 인정 받지 못했던 광대 아서 플렉, 상황이나 감정에 상관없이 웃음이 터지는 병이 있는 그는 세상 사람들에게 무시당했고, 사회의 약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철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3명의 남자를 죽인 후 그는 '광대마스크를 쓴 사람이 상류층 사람들을 죽였다'며 영웅으로 추대된다. 세상에 인정 받지 못했던 아서 플렉은 광대마스크를 쓴 영웅이 되었고, 그로 인해 하층민들의 상류층에 대한 시위가 일어난다. 그들이 추대하는 '영웅'과 초라한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던 아서 플렉은 믿었던 엄마마저 과대 망상에 어릴 적 자신을 학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악랄한 빌런이 된다.

이 영화의 배경은 가상의 도시 '고담'이지만 현실과 다르지 않음을 영화를 보는 내내 느낀다. 세상의 무관심과 냉대에 처절하게 버려졌던 사회적 약자가 미쳐가는 과정이다. 너무나도 현실 같아서 이 악랄한 빌런의 탄생은 설득력이 있다. 영화 내내 냉대를 받고, 무시를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슬픈 웃음소리를 듣다 보면 그가 진짜 빌런인지, 영웅인지 헷갈린다. 조커가 악랄해지면서 누군가를 죽이고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잔인하게 묘사하는데, 또 영화의 마지막에는 조커를 완벽하게 영웅으로 추대한다. 하는 짓은 빌런이 분명한데 결국 현실 속에서는 영웅이니, 문제작이라고 할 만도 하다.


영화 <조커> 스틸컷



SELLING POINT

몰입력이 엄청나다. 스토리도 그렇지만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가 진짜 미쳤다. 아서 플렉이 웃을 때마다 숨죽이고 집중하게 되는데 웃음 뒤에 슬픈 감정으로 넘어갈듯 말듯한 모습이 씁쓸하고 안타깝다. 춤추는 씬도 유독 많이 나오는데 씬마다 감정과 표현이 달라 경이롭기까지 하다. 마지막 부분에 빌런으로 다시 태어나 영화 중 가장 경쾌하게(?) 춤을 추는 장면은 음악부터 연기까지 명장면인듯. 이건 뭐 좋은 포인트를 뽑는 의미가 있나. 완벽하다.




광기 어린 악이 이상하게 먹먹한 영화. 세상에 완벽한 악도, 선도 없다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영화로 조커는 더 매력적인 캐릭터가 된 듯하다. 감히, 인생작 중 하나.


마지막으로 메가박스 조커 티켓 자랑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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