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빈 Dec 30. 2020

셜록 여동생의 홀로서기 <에놀라 홈즈>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작품들은 모두 캐릭터를 보는 맛이 있다. 때로는 시니컬하고, 때로는 엉뚱하고, 때로는 다크하기도 하고, 작품마다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의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셜록 홈즈의 모든 캐릭터는 매력적이다. 셜록 홈즈만큼 매력적인 그의 여동생의 영화, <에놀라 홈즈>에 대한 리뷰다.





엄마가 선생님이자, 유일한 친구였던 에놀라.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사라지고 에놀라의 두 오빠는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에놀라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세상 꼰대 첫째 오빠, 마이크로포트와 명탐정으로 이름 좀 날리는 둘째 오빠, 셜록. 에놀라는 그녀에게 제대로된 교육을 시키려는 오빠들을 피해 가출을 시도한다.

에놀라는 엄마의 남긴 단서를 따라 떠났던 기차 안에서 젊은 귀족인 듀크스베리 후작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를 도와주려다 위험에 처한다. 그러나 그동안 엄마의 홈스쿨링으로 배운 체스와 주짓수 등으로 위기마다 필살기를 발휘해 극복하고 엄마의 흔적을 찾아간다.



SELLING POINT. 통통 튀는 여성 캐릭터

이 영화는 홈즈 가문에 어울리지 않는 세상 발랄한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간다. 자유로운 교육관을 가진 엄마에게 체스, 양궁, 화학실험 등 별 트레이닝을 다 받은 에놀라는 해맑지만 똑부러지게 상황을 해결해 나간다. 그에 비해 셜록 홈즈는 옆에서 슬쩍 거들 뿐인 캐릭터지만 존재감 있게 그녀를 지원한다. 꼰대 오빠 마이크로포트와 머리 자르고 인물이 훤해진 듀크스베리 후작까지. 기존의 셜록 홈즈 시리와 분위기는 다르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캐릭터쇼를 볼 수 있다.

여성 캐릭터가 이끌어 가는 이 영화는 남성 중심이었던 당시 영국의 배경과도 연결된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엄마가 왜 에놀라에게 주짓수, 양궁과 같은 남자들이 즐기는 운동과 활동들을 가르쳤는지 알게 된다. 




천방지축 에놀라 홈즈의 모험을 따라가다 비로소 그녀의 홀로서기를 보며 뿌듯해 지는 영화. 이 영화가 에놀라 홈즈 비긴즈의 느낌이었다면 다음 편에서는 또 어떻게 성장할 지 기대가 되는 캐릭터다.

작가의 이전글 악의 연대기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