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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빈 Oct 16. 2019

비틀즈, 로맨스를 부탁해! 영화 <예스터데이>

비틀즈 세대가 아니라도 비틀즈 음악 한 번 안 들어본 사람 없을 것이다. <예스터데이>는 그만큼 음악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던 비틀즈가 이 세상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컨셉이다. 심지어 역사란 역사는 다 나온다는 구글링을 해도 징그러운 풍뎅이(beetle) 이미지만 나오는 절망적인 상황. 소재만 봐도 평타는 치겠다 싶은 영화다.


※ 영화 <예스터데이>를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영화 <예스터데이> 스틸컷

영화의 컨셉은 비틀즈와 그들의 음악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로맨스 영화에 가깝다. <보헤미안 랩소디>와 같은 음악영화를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전 세계의 정전 상황에서 교통 사고를 당한 무명 뮤지션 잭, 그 이후부터 비틀즈가 세상에서 사라진다. 혼란에 빠진 잭은 비틀즈의 음악을 기억하고 사람들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잭은 비틀즈의 노래를 통해 유명해지기 시작하고 이 때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로맨스의 기운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매니저이자 오랜 친구였던 '엘리'가 친구의 카테고리가 아닌 연인의 카테고리로 다가온 것.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내 온 남녀가 서로 엇갈리고 얽히고 설키고 뭐, 그런 이야기.


영화 <예스터데이> 스틸컷


SELLING POINT 역시 노래. 비틀즈의 명곡들이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음악이 주가 된 영화는 아니지만 명곡은 역시 명곡이라 남녀주인공의 감정선에 따라 잘 어울리는 OST. 중간중간 가사들을 곱씹는 장면들도 있는데 비틀즈 음악의 가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비틀즈가 왜 레전드인가를 다시 한 번 느낀다.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있다면 제대로 씬스틸하는 조연들. 특히 특별출연인 줄 알았던 에드 시런은 '헤이, 듀드'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조연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조연들이 워낙 강하다 보니 그에 비해 남자주인공은 살짝 밋밋한 감이 있긴 하다.




참신한 소재에 비틀즈를 영리하게 활용한 듯한 영화. 이어질 듯 말듯 잔잔한 로맨스 영화에 비틀즈의 명곡들까지 즐기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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