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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빈 Oct 21. 2019

편견 타파 로드무비, <그린북>

사실 나는 차별이라던가, 인권이라던가, 그런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차별은 나만 안 받으면 되는 것, 그 뿐이었는데 이 영화가 차별과 편견을 다루는 방법은 좀 색다르다. 처음에 이 영화를 봐야겠다 생각했던 이유는 포스터의 색감 때문. 차도 너무 예쁘고 뭔진 모르겠지만 뭔가 끌려, 민트색 너무 예뻐. 내용도 모르고 홀린 듯이 극장으로 들어갔다가 나는 전혀 새로운 세계를 보고 나왔다.


※ 영화 <그린북>을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영화 <그린북> 포스터


1960년대, 흑인 뮤지션 '돈 셜리' 박사는 인종 차별이 심한 남부 투어 공연을 위해 보디가드이자 운전사인 '토니 발레롱가'를 고용한다. 흑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토니는 한마디로 골때리는 캐릭터.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정도는 손으로 뜯는 상남자에 유쾌한 수다쟁이, 그러나 빡치면 주먹부터 나가는 망나니 st. 어떤 상황에서도 뮤지션으로서 품위를 지키고자 하는 돈 셜리와는 상반된 캐릭터다. 처음에는 투닥투닥하던 두 사람은 투어를 함께하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가까워진다.


SELLING POINT. 유쾌한 영화, 그 안에 묵직한 주제.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한 영화, 상남자의 매력이 폭발하는 토니, 교양있고 세련된 돈 셜리. 두 캐릭터의 대립과 조화로 이 로드무비는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그 안에 묵직한 주제. 흑인인 돈 셜리에 대한 차별에 토니는 분노하지만 돈 셜리는 익숙한 듯 차분하게 넘긴다. 불과 몇 십년 전인데 화장실도 함께 못 쓸만큼 차별이 심했다니. '그린북' 이라는 제목도 흑인 전용 음식점, 숙소 등을 정리한 여행 가이드북이다. 영화에서 다루는 차별과 편견은 정말 심각한데 또 이런 민감한 문제를 이렇게 유쾌하게 풀 수 있다니. 가볍지 않은 소재를 불편하지 않게 풀어낸 '좋은 영화'다.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돈 셜리가 흑인 클럽에서 연주하는 장면이 베스트 씬이었다. 상류층 백인들 앞에서 기품있게, 조금은 경직된 모습으로 연주하던 돈 셜리는 자연스럽게 즐기며 연주했다. 편견 안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돈 셜리 본연의 모습을 찾은 듯한 모습이라 감동마저 느껴졌다. 배우들의 연기, 연출, 스토리, 유쾌함에 감동까지 있는 올해의 BEST 추천작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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