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계에 뛰어든 "꾼"들이 여기저기서 물을 흐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인연 중에는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유명해진 분도 있고, 존경받는 멘토로써, 투자사 대표로서 종종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시는 분들이 계시지. 여기에는 룰이 있어. 이 분들은 본업과 연관된 전문성에 의해 심사위원이나 멘토를 하시는 분들인데, 원체 바쁘신 분들이셔서 만나기 참 힘들어. 해외도 넘 자주 나가시고,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니 이제는 나와 거리가 멀어지신 듯! 가끔 안부인 사라도 나누기 위해 만나려면, 이 분들이 어쩌다 초빙되는 강연 정도에 갔다가 짧게 인사 나눌 수 있을까? 하긴 지금 내 코가 석자라 나도 따로 시간 내서 찾아뵙기에는 좀 부담이...;;;
멘토나 컨설턴트가 좀 도와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논란의 소지가 크겠지만, 일부 수정하거나 조언을 통해 더 나은 방향의 사업계획서로 이끌어 줄 수는 있어. 예를 들어, 타깃시장을 더 세분화 하라던가, 예상 매출의 근거에 대한 논리를 더 세밀하게 하던가. 물론 겸직도 할 수 있지. 간혹 강연도 할 수 있어. 어쩌다 멘토링을 해 줄 상황도 있어. 경험을 나누어주고, 도움 주는 것이나 수익 사업하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야.
문제는 "심사위원"이라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일 때, 그 와 관련된 사업에 일정 수수료(?) 또는 대가를 받으면서, 아예 처음부터 없던 아니면, 사업을 하기 위함이 아닌 가짜 아이템을 던져주고 거기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써 준다는 거야. 뭐 가격을 더 높이 주면 PT까지 창조해 주는 서비스! 거기에다가 더 문제는 그러한 야매 멘토, 야매 컨설턴트들 중 해당 과제의 심사위원이 끼어 있다는 거야.
이러한 분들이 누구의 사업계획서를 대필하거나 PT를 만들어주거나 심지어 사업 아이템을 지정해 주거나 하면 안 되는 거지. 왜냐면 그렇게 될 경우, 자신이 쓰고, 자신이 심사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되거든. 여기에 금전적 거래가 있다면, 그건 불법이 되는 거야.
https://nocutnews.co.kr/news/5043664
(어제 자 메인으로 걸린 뉴스-노컷뉴스! 이번 기회에 이 문제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갑자기 "OO 창업컨설턴트", "스타트업 교육 기관 멘토", "XXXX 심사위원입니다."하면서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가 있어. 어디서 정보를 얻었는지 나처럼 백치미가 넘치는 어리버리한 창업자가 방황하고 있다는 소문을 어떻게 안건지 원... 어쨋든 먼저 연락이 온 거라면, 일단 색안경을 껴보는게 좋아. 생각 해 봐. 너의 사업에 도움이 되고, 내가 절실하게 필요로 해서 '저 분을 나의 멘토로 모셔야지.', '저 사람을 꼭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지.'하고 덤벼들어야 하는게 정상이잖아. 너의 사업에 대해서 직접 이야기 들어보고, 이런저런 고민하다가 마지 못 해서 너와 함께 하기로 하는 그런 쉽지 않은 사람이 더 끌리지 않니? 근데 언제 날 봤다고, 어떻게 우리 사업을 알고 있다고 갑작스레 연락와서 너에게 제안하는 사람은 너에게 영업하는 사람일거야. 다른 목적이 있는거지.
나 역시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하고 개인 사무실로 회사 이전을 하자마자 전화가 왔는데, 얼핏 들으면 무슨 정부 기관 같은 이름을 대면서 한 번 만나보고 이것저것 지원 사업을 설명해 주겠다더라고.
"저기 제가 주변이 시끄러워서 잘 못 들은 것 같은데요. 어디라고 하셨죠?"
"중소 OOOOO원입니다. 우리 중소기업들을 도와주고~~블라블라~"
"거기가 공공기관인가요? 확인해 보려고요."
"아... 민간기관이고요. 많은 전문위원들이 여러 기관에서... 블라블라..."
"괜찮습니다. 끊습니다."
이런 전화가 비일비재해져. 그리고 거절을 그렇게 했는데, 사무실에 찾아온 분들도 있어. 검색엔진으로 우리 주소 보고 찾아왔더라. 그리고 딱 "영업"을 하시더라고. 명함도 참 그럴듯하게, 착각하게 만들어서 얼핏하면 무심코 넘어갈 수도 있어. 그래! 어디까지 말하는지 호기심과 장난기가 생겨서 끝까지 들어봤어. 온갖 부풀려진 이야기와 우리 같은 스타트업 대표들의 귀가 솔깃할 이야기들만 액기스로 뽑아오셨더라고. 그러다가 수수료 이야기와 착수금, 프로그램 과정마다 달라지는 금액과 부가서비스.
다 듣고 나니까 깨닫게 되더라. 왜 이런 "영업"을 하시는지. 창업을 꿈꾸거나 많이 지쳐 있을 창업가의 니즈를 잘 파악하였더라고. 서류에 치이는 거 넌더리 나잖아. PT 만들고, 아이템 신경 쓰는 거 피곤한 일이잖아. 게다가 그걸 위해 사람 뽑기보다는 그냥 외주 업체에 맡기듯이 진행하면 편하겠단 생각 들잖아. 그런 "유혹"을 던져주거든.
만약 조금이라도 귀가 솔깃하다면, 이걸 떠올렸으면 해.
1) 그건 너의 사업이 아니다.
2) 그걸로 너의 사업도 반드시 손해 입는다(시간/비용/리스크)
3) 그것 때문에 지금껏 네가 한 것조차 다 잃는다
(그동안 그나마 열심히 성실하게 한 것조차 다 부정한 방법으로 이룬 것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4) 그것으로 인해 몸은 잠시 편할지언정, 마음의 스트레스/정신적 불안함으로 멘탈이 힘겨워진다.
5) 그렇게 맺은 인연,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템은 너를 좀 먹는다
왜 이런 말이 생겨났는지에 대해 공감은 하지만, 꽤 귀에 거슬리고,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건지... 쩝... 이전부터 많은 사업가들이라고 나타난 분들께서 사기꾼으로 전향하셔서 그런 것도 있고, 많은 사기꾼들이 사업가라고 우기기도 하니까.
근데 말이야. 그 사이에는 묘하게 공통점이 있어. 그럴듯한 포장으로 자기를 꾸며낸다는 거지.(딴에는 홍보/마케팅이라고 변명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자기 자랑, 과대포장 같단 말이야. 그리고 홍보/마케팅의 주역은 제품/서비스/회사여야 하지 않을까?)
최근 하나의 사례를 보자면, 사업체를 5개 가지고 있었던 분이 있었어. 그중 하나가 창업 도우미를 자처하며
사업에 대한 컨설팅해 주는 거였지. 결국 다른 4개는 중간에 접었어. 이것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야.
"원래 본업이 창업 컨설팅이고, 그 레퍼런스로 4개의 사업체를 운영했다."
그리고 다른 시각은
"원래 다 하려고 했는데 사업이 산으로 가고, 그나마 수익 내는 게 남은 하나였던 거다."
어찌 되었든 간에, 접은 4개의 사업에 합류했던 멤버들과, 협력했던 파트너들과, 소액이지만 투자했던 분들과, 응원했던 고객들에게 민폐를 끼친 건 팩트!
남은 1개라도 건진 게 어디냐고? 너라면 그 사업은 잘 될 거라 다시 믿어 줄 수 있겠니? 게다가 그건 타인들에게 무언가 배움을 나누어 주는 업이야. 이러한 분이 "선택과 집중", "사업전략", "제품 생산 프로세스" 같은걸 노하우라고 알려준다고 한다면, 그게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아?
실패한 4개의 사업체에 대한 경험이 나쁘다는 건 아냐.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고, 누구나 실수하고, 간과하는 일들이 많아. 실패한 걸 가지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되지.
내가 말하고픈 지적질/오지랖은!!! 그런 경험과 실수를 포장해서 남에게 잘못된 길로 끌어들지 말라는 거야. 그런 걸 마치 성공을 위한 값진 경험이었고, 마치 계획되고, 예상했었던 결과라는 식으로 자신의 성공 스토리라고 헛소리 하지 말라는 거야. 오히려 그 경험에 대하여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배운 게 된 것을 공유한다는 게 더 공감이 간다고.
멘티도 한 번쯤 고민해 볼 것!
정말 멘토가 필요하고, 컨설팅이 필요하다면, 너는 냉정하게 생각 해 봐야 해. 과연 그 사람이 너의 사업과 시장을 이해하고 있는지, 그 사람의 레퍼런스 또는 포트폴리오가 너의 사업과 관련하여 성과를 낸 경험이 있는지, 너의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판단이 아니라 관련 업계에서 그 사람에 대한 다른 시각들을 들어보았는지(크로스체킹). 그리고 나라면 너무 많은 회사에 피를 섞고 있고 있는 사람이라면, 별로 매력적이지 않더라구. 그 사람이 직접적인 투자자면 모르겠지만, 컨설팅하면서 회사 지분을 조금씩 받은 케이스가 많으면 그만큼 그 사람은 여러 회사들에게 분산해서 집중해야 하는 거고, 회사 입장에서는 그 만큼 아쉬운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어.
그래서 나는 직접 투자한 분 또는 직접 투자 하였기에 여러 회사 지분을 가지는 것과 컨설팅/멘토링만으로 여러 회사 지분을 가지는 것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 돈은 나눠서 줄 수 있고, 돈을 분산해서 투자했다고 해서 그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아. 하지만 컨설팅/멘토링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용역이라서 분산될 수록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그러한 변동가치에 지분을 나눈다는게 여간 탐탁치 않아.
창업자 출신의 컨설턴트
창업 경험자들 출신들 중에서 컨설팅을 하시는 분들은 이랬으면 좋겠어. 원래 하던 사업이 안 되어 진짜 적성은 컨설팅이라고 알게 되어 뛰어든 것은 좋다고 생각해. 누구나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는 건 축하받을 일이지. 그리고 그러한 당신의 실수/실패 요인에서 깨달은걸 나누는 게 더 좋아. 네가 잘 하고 있는데 겸손하다면, 네가 강조 안 해도 너의 이야기에 흡인되어갈 거야. 만약 반대로 섣불리 성공했었다고 말하는 순간, 누군가는(나 같은 오지라퍼) 이렇게 너를 까는 글을 싸지를 거야.
간혹 모 오픈스페이스에 들리곤 하는데(우리 투자자 분이 거기 계셔서 가끔 도장받으러 가거든) 거기서 강연인 듯, 강연 아닌 네트워킹인 듯, 네트워킹 아닌 모임에서 연단에 서서 마이크 잡은 분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려. 참 잘난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참 정성적이시더라고.(정량적인 잘난 이야기를 해 주시지 그랬어요) 그거 알아? 하늘 위에 하늘이 있고, 강물 다음에 바다가 있다는 거! 네가 열고 있는 세미나 또는 강연(?), 네트워킹(?)에 예비창업자들만 모여들고 있다면, 또는 이쪽 세계를 전혀 몰랐던 분들만 모인다면 곰곰이 생각해봐.
업력이 좀 되었든, 사업이 순조로운 사장님들도 모두 각자 네트워킹, 모임, 강연을 찾아다녀.(늘 더 배우려고 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늘리려고들 하시지) 그 사람들이 너에게 안 가는 이유는 간단해. 포장에 비해 알맹이가 없어! 너의 이야기에 신뢰도, 공감도 안 생기고, 그 모임에서 얻을 게 없어.
왜냐면, 너의 진짜 이야기가 아니라 너의 과장된, 포장된 이야기들을 하는 게 보이니까. 네가 사업가였다가 사기꾼이 되는 건지, 사기꾼인데 사업가인 척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과대포장된 너의 이야기를 바로 "사기"라고 하는 거야.
처음에는 "잘 하고 있어"라는 긍정이었겠지만, 과도 하다 보면 잘 한 게 아닌데 잘한 것처럼 믿게 되고, 그걸 주변에서 부추기다 보니 사실인 양 떠벌이게 되며 그 말 믿고 너를 따라가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때쯤이면 넌 사기꾼이 되어 있는 거야.
'꾼'들을 경계하고, 우리 자신의 사업을 해야 해!
공모전 헌터, 지원금 헌터를 넘어서 지금은 그러한 헌터들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아니 그러한 헌터 꼭두각시들을 조종하는 사람들이 양의 탈을 쓰고 접근하고 있어. 누군가의 꼭두각시 하려고 창업한 건 아니잖아. 그럴 거면 월급 주는 좋은 직장에서 왜 나왔니?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시간들을 왜 이렇게 허비하는 거니?
스타트업계에 만연해지고 있는 이러한 사건들은 더 많이 공론화되고, 더 많이 지탄을 받아서 발본색원되는 게 오히려 건강한 창업시장이 될 거라 믿어. 찔리는 사람들은 지금 이런 기사들에 심장이 두근거리겠지? 그런 식으로 사업하면 남들 받지 않을 스트레스를 평생 달고 살아야 해. 비단 이 문제뿐만 아니라 투자사기/영업 사기와 성추행 문제, 열정 페이 등 한 번에 다 털고 가면 좋겠어. 덮고 가는 것보다 도려낼 수 있을 때 도려내는 게 장기적으로 더 유익해. 성실하게, 올바른 기업가정신으로 회사를 만들고 키워서 영향력이 있는 리더가 되고, 그러한 사람들이 많아져야 사회가 건전해지는 거야. 세상을 바꾸는 일이 꼭 거창하고, 위대한 천재 한 사람이 바꾸는 게 아니라 우리 같이 평범하더라도 같은 뜻을 지닌 다수가 늘어나면 바뀌는 거야.
그러니까 잊지 말게나 친구!
나는 내 사업을 하려고 이 길을 걸어. 너도 너의 사업을 하려는 거잖아. "유혹"은 반드시"위험"을 끌고 다녀. 그리고 "늪"이라는 것에 빠지면 시간이 흐를수록 너를 잡아당기고 빠져나 오지 못하게 만들 거야. 공범으로써 "약점"을 잡히면, 중요할 때 그것이 너를 "협박"하는 비수가 되어 돌아오기도 해. "쉬운 길"은 네가 성장하지 못 하는 길이고, "힘든 일"은 어떻게든 너를 성장시켜.
우리 오늘도 다들 수고했고, 내일은 더 잘 하자. 더 성장하고, 힘들어도 초심을 잃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