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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 연금술사 Apr 12. 2019

워.라.밸(War and Life's Valley)

또 하나의 워라밸! 전쟁과 삶의 계곡

생계를 걸고 오늘도 직장상사 또는 경영진과 전쟁을 하러 간다. 

이곳은 직장이고 또 다른 이름은 War and Life's Valley이다.




일을 강요하고, 삶을 희생시키는 근무 환경에 대하여 

워라밸은 삶과 일을 균형을 제시하는 유명한 단어가 되었지.


직장인이라면 워라밸을 꿈꾸지. 

그렇게 꿈을 꾸지 현실과는 동떨어진 꿈이기만 한 걸까?


워라밸로 인한 사회의 변화 움직임에 더 나은 세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해. 


너는 회사 대표, 창업자니까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한다고? 


뭔가 착각하는가 본데... 근로자와 사용자는 적대관계 또는 물과 기름 같은 사이처럼 갈라서기 한 듯 판단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내 동생들도 근로자고, 내 아내도 근로자고, 내 부모님도 근로자야.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 근로자란 말이야. 게다가 나도 직장인이었고, 거기서 느꼈던 부조리함으로 퇴사각을 쟀던 사람이야. 


물론 창업자 모임에 가면, 워라밸에 대한 공감과 우려 섞인 대화가 있었음을 부인하지는 못하겠어. 


어떤 대표는 워라밸이라는 것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워라밸에 대해 지지하고, 환영하는 대표들도 있어. 


참고로 난 워라밸을 지지해. 다만, 몇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어서 남길게. 워라밸은 꼭 노동자에게 좋은 게 아니라 경영진에게도 좋은 거라고 생각하거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시작해볼까?




1. 워라밸은 업무시간과 개인 삶의 시간만 뜻하지 않는다.


 처음 워라밸이란 단어를 듣고는 그럴듯한데라는 생각을 했어. 누가 만든 신조어인지 꽤나 잘 만든 듯! 근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 워라밸이 다 담지 못하고 빠진 단어가 있거든. 바로 결과(Result)... 회사 입장에서는 성과 정도랄까?


 회사가 근로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야. 시간보다는 성과지. 짧게 일하더라도 목표한 결괏값을 달성하면 되는 거잖아. 솔직히 목표만 달성할 수 있으면,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든, 장기 휴가를 가든 무슨 상관이야. 


 문제는 회사가 너무 터무니없는 목표를 잡았거나, 이미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더더더 하면서 추가 목표를 강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하라고 직원에게 강요하는 거잖아.

 또 다른 측면에서 문제는 직원이 목표 달성을 위한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그만한 성과를 못 내는 거나, 효율이 안 나오는 경우지. 


 '일하는 시간'과 '개인이 누려야 하는 삶'이라는 두 가지만 놓고 비교하는 것은 참 바보 같은 짓이야. 회사도, 직원도 결국은 결과(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하고, 그에 대한 보상이 되어야 하지. 


 100개의 완제품 조립에 들어가는 평균 시간이 7시간이라는 가정하에, 그걸 6시간에 완성했으면 할 일 다 한 거야. 그에 대한 보상을 수령하면 되는 거고. 8시간이 되었는데 100개를 조립하지 못했으면, 그에 대한 평가를 하고, 보상을 조정하면 되는 거야. 


 왜냐면 기업의 입장에서 근로자의 역량에 대한 가치를 지불하는 거지 시간에 대해 지불하는 게 아니거든. 그리고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능력만큼 에 대한 보상을 받는 거지 오래 앉아있는다고 잘하는 게 아니거든.


결론적으로 

회사는 빨리 일 끝내고,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해야 해.

근로자는 빨리 성과를 달성하고, 자신의 삶을 챙기기를 원해야 해.


다들 시간은 단축되길 원하잖아. 뭣하러 회사가 업무시간을 늘리려고 할까? 하다 못해 전기세 비용만 더 들어가는데... 성과만 내면 되는 거야. 그러려면 회사도, 근로자도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고, 그걸 산정하고, 확인할 수 있어야 하지. 


이런 기본적인 개념을 정립하고 맞춰가야 하는 것인데... 지금은 참 아쉬워. 경영진과 직원들을 편 가르듯이 서로 다투는 현상으로 흘러가는 게... 참...


 워라밸에 대한 잘못된 개념 전파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은 "시간"의 균형으로 바라보고 있고, 기업은 이를 수용하기 어려워. 이런 간격이 커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사람을 줄이고, 더 자동화하고, 더 해외진출/외주화 하는 쪽으로 흘러갈 거야. 




2. 워라밸의 3가지 룰에 대한 이야기

: Work, Life and result의 상관관계


 서로 냉정하게 생각해 보길 바라. 워라밸이라는 것은 그동안 애매모호했던 기준들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시스템으로 정리하는 과정이야. 그렇기에 워라밸에 포함되어있는 세 가지 요인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1) Work과 Life의 관계

 일단 워라밸은 직원들과 경영진이 서로 지켜야 할 당연한 예의야. 근로자는 시간을 제공하고, 사용자는 그 시간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하지. 근본은 능력을 기반으로 결과를 서로 사고, 파는 계약이야. 전제는 개인의 시간을 온전히 업무성과로 전환된다는 건데...(그건 일단 난센스).


만약 시간이 온전하게 성과로 환원된다면, 더 많은 시간 사용에 대해서 사용자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지. 역시나 그 시간만큼 사용자는 성과를 얻어내야 하는 거야. 문제는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을 줄이라고 할 수 없어. 역으로 시간이 늘어난다고 성과가 늘어날 거란 보장도 없어. 


 따라서, 근무 시간에 따른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예의가 최저임금이야. 직원은 시간을 업무에 사용한다는 룰을 지키고, 사용자는 최소한 이 정도 이하로는 주면 안 되는 룰이지. 그 이상의 시간을 요구한다면 그에 따르는 비용을 지불하는 거고... 이론적으로는 그렇다는 거야. 전제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가정하에 말이야.


2) Work과 Result의 관계

몇몇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만 채우면 뭐하냐? 성과가 없는데!라고 항변하기도 해. 우선은 성과가 없는 게 아니라 성과를 측정 못 하거나 성과관리를 못 한 거 아닌지 의심해야 하지 않을까? 이건 회사 측에서 정비해야 할 문제구.


뭐 일단 그렇다고 치고...(회사 내규나 성과측정 기준이 있다는 전제하에...) 

시간 대비 명확하게 성과가 없으면, 그에 대한 회사 내규를 적용하면 되는 거야. 성과급이나 인사고과에 반영하면 되는 거야. 근로시간 대비 성과가 적다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걸 증명하는 거잖아. 이것은 연봉협상과 인센티브와 직결되는 문제야. 또한 구조조정/승진 또는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룰이지.


성과관리는 경영진만의 몫은 아니야. 직원 스스로도 자신의 업무 진행 현황과 기대되는 결과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 및 확인이 필요해. 그래야 경영진에게 "내가 이렇게 시간을 투입해서 이런 결과를 얻었소" 하고 자기주장을 할 수 있거든. 근데 막연하게 시간만을 기준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경영진과 대화가 단절될 수밖에 없어.


3) Life와 Result의 관계

 삶에서 행복감과 만족감이 높을수록, 업무 성과가 높아질 거래. 남들보다 더 쉼과 여유를 가진 사람이 결과로 발생하는 성취감과 보상에 대한 경험을 맛보고, 더 열정을 가지고, 더 집중할 수 있다고 하지. 지금의 삶에 만족하는 직원은 이 상태를 유지하던가 더 높이고자 하는 욕망이 있고, 회사에서의 삶을 포함한 자신의 시간들이 퇴보하는 걸 원치 않는다는 거지.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 아니냐고? 인정해. 이상적이야. 너무나 이상적이다 못 해 이론적이야. 


 실제로는 그런 상황을 유지하기 어려워. 개인의 입장에서 더 높은 급여/더 높은 직급/ 더 큰 회사/ 더 인지도 있는 곳/ 더 안정적인 곳으로 가고 싶은 욕망이 사실 더 강해. 아니라고 부인 못 할걸? 괜히 공무원이나 공기업/대기업에 매달리는 게 아니거든. 


 예전에 직장생활 중에 우리 거래처 하나가 대기업에 인수 제안이 들어왔고 고민 고민하시다가, 대표가 거절을 한 거야. 꽤 기술력도, 매출도, 성장성도 높으며 업계에서 꾸준하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었고, 급여나 복지도 꽤 부러웠던 회사지. 그럼에도 직원들은 그 이후에 아쉬운 소리가 나오더라고. 


"인수되면 우리도 대기업 직원이 되는 건데 아깝다."

"대표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친 거 같아. 우리는 딱 인수되는 게 좋은데 말이야"


( 뭐 그 회사 직원이 아니었기에 더 깊은 속사정은 모르겠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어느 정도 대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직원들에게는 기회만 보이겠지만, 대표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고용이 그대로 승계되는지 또는 구조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고, 인수 조건에 독소조항이나 단순 하청으로 전락할 수도 있어. 게다가 목표/방법/경영마인드 등이 다름으로써 발생할 여러 문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거든. )


 사실은 신분세탁 또는 신분상승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면서 멀리 보지 못할 때가 있어. 절대로 M&A가 긍정적인 효과만 있지 않아. 따져보면 성과나 결과가 뚜렷하게 높지 않은 직원들 입장에서는 무서워야 할 것이 인수합병이라고. 이렇듯 성과지표가 부실한 직원한테 단지 어떤 기회가 찾아와서 삶의 질이 높아질 거라는 건 어불성설이야. 그게 기회인지 위기인지는 한뜻 차이거든. 


 급여에 대한 부분도 성과와 연동되어야 그만큼 보상이 주어지고 개인의 삶이 윤택해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사실을 경영진과 직원 모두 인지해야 해. 문제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이 부분에 대하여 경영진이 제대로 액션을 보여 주지 못 한 부분이 누적되어 병폐가 생긴 부분이 있어서 그 반발이 지금 터져 나온 거야. 


 



3. 직원에 대한 확실한 인식이 필요하다.


 만약 매일 쉼 없이 회사 일만 한다면 그게 어떻게 직원이야? 그건 창업자나 경영진이어야 가능한 거야. 월급을 받는 직원에게 그런 걸 기대하지 마. 기본적으로 직원에게 "이 회사가 자기 회사"라는 걸 강조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 왜냐면 실제로 자기 회사가 아니니까.


 "이 회사는 내가 일한 만큼은 돈을 주는 회사"라는 게 더 현실적이지. 직원이 "내가 만족하는 이 회사를 계속 다녀야겠다"라는 생각으로 회사를 나온다면 기뻐해야 해. 그런 회사가 망하면 안 되잖아. 그런 회사가 잘 되어야 계속 다닐 수 있잖아. 오히려 회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손해를 끼치는 것에 대해 위험으로 인지하거든. 이 정도로 회사를 생각해 주는 직원이라면, 정말 직원이라는 범위 안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야.


"딱 월급만큼만 일하자?" 경영진들은 그 말에 화내지 말라고. 월급만큼만 일하는 수준이 근로계약서의 기준이잖아. 서로 계약내용을 지키는 건데 왜 화를 내지?  월급 이상 일하면 더 주고, 월급 이하로 일하면 덜 주어야 하는 게 워라밸의 대원칙인 거야. 물론 대부분의 회사가 연봉제이기에 일 못 한다고 갑자기 덜 줄 수는 없겠지만, 어차피 성과관리/연봉협상/인센티브/인사발령 등의 시기는 돌아오잖아. 실제로 덜 주지는 않겠지만 상대적인 규제는 생길 거야. 


 참고로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자면, 성과를 많이 내는 사람은 일을 잘하는 직원이야. 일 잘하는 직원에게는 보상을 더 주는 것이 맞아. 


 하지만 그렇다고 경영진은 아니야. 경영진은 "이 회사가 내 회사"라는 인식과 그에 맞게 관리/운영/헌신하는 사람이야. 거기에 플러스 알파로 성과도 좋으면 금상첨화겠지. 진짜로 이런 사람들에게 회사가 자신의 회사가 되도록 지분을 주거나 이사진으로 모셔야 하지. 



"Lead me, Follow me, or Get out of my way."
(나를 리드하거나, 나를 따르거나, 아니면 내 길에서 비켜라.)
-CNN의 설립자, 테드 터너-




4. 일과 삶의 균형을 잡는 기준은 직원에게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회사가 강제로 일 시키고, 업무시간을 강요하면 직원은 딱 그 시간만을 채우려고 하지. 그럼 서로가 피곤해져. 근로자는 시간만 채우되 업무효율은 떨어지겠지. 사용자는 성과는 계속 저조하게 나오는데 시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겠지. 


업무에 대한 조율과 그에 대한 자율성은 직원에게 그냥 줘. 그에 대한 결과와 책임도 역시 직원에게 주는 거야. 그게 진짜 워라밸이지. 일에 대한 보상이 적어지되, 삶의 여유를 늘렸다면 그것이 그 사람의 워라밸이야. 일에 대한 보상을 늘리되, 삶의 여유를 줄였다면 그것이 그 사람의 워라밸이야. 거기에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어. 회사는 확실하고, 명확하게 보상에 대하여, 성과에 대하여 평가할 수 있으면 되는 거야.


이런 평가에 대하여 꼭 이 2가지는 사전에 전제를 깔아야 할 거야.


회사와 근로자 간에 합의된 목표가 적절한 것인가.

목표 달성에 대한 가치 산정 및 환산은 적절한 것인가.



누가 오래 앉아있느냐가 회사의 성장이 아니야. 성과가 기준이고 지표야. 


창업자가 투자자에게 회사 가치를 설명할 때, 우리 업력이 길고, 근로시간이 길기 때문에 회사 가치가 높아요라고 말하면 누가 인정해 주겠어? 네가 투자자라면 그 회사에 투자하겠니?


회사는 결과로 말하는 거야. 우리가 달성한 지표들, 성과들, 숫자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는 거야. 이왕이면 경쟁사보다 더 짧은 시간 내에 달성하였다면, 실력 있고, 효율성 높은 회사로 인정받겠지. 


마찬가지야. 직원이 스스로의 노동 가치를 어필하기 위해서는 내가 얼마나 오랜 시간 노동을 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를 제시해야 하는 거야.


 난 연봉 협상을 매우 기대하는 사람이야. 일방적인 회사의 연봉을 통보하는 회사는 근로자의 성과를 일일이 분석해야 하고 평가해야 하지. 게다가 직원의 입장에서는 회사의 평가에 대하여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어. 근데 직원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를 산정하고 이것을 회사가 생각하는 가치와 비교해서 조율해 나가는 게 더 능동적이고, 자신의 업무들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이자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직원도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거든. 


 그건 회사가 아무리 강요해도 모를 수밖에 없는 건데 본인 스스로는 알게 되거든. 그렇게 협상과 조율을 통해 연봉을 책정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잖아.


세상 일이 거의 비슷비슷해. 회사가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듯이, 직원도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지. 


 다시 말하지만, 어떤 회사 든 간에 시간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아. 결과에 가치를 부여하는 거지. 맹목적으로 워라밸을 시간에 한정해서 생각하고 있다면, 헛다리 짚는 거야.




창업자 입장에서 쓴 글이라 조금 치우친 느낌이 들 수도 있어. 나도 내가 중립적인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작은 회사지만 그래도 경영진이니까 나도 완벽하게 제삼자의 입장을 취하긴 어려워.


그러나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 서로 극과 극의 대척점에서 평행선을 달리는 게 아니라 서로의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바라봐 줄 수 있다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서로 한 발씩 내딛으면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어.


기업가들은 악질이라는 선입견을 가진다면, 그런 사람은 협상 테이블에 들어오면 안 돼.

역으로 노동자들을 노예나 부품처럼 보는 시각을 가진 사람도 대표로 인정받으면 안 돼.


함께 좋은 회사, 좋은 직장을 만들어 갈 수 있길 바라. 그건 경영진만으로도 안 되고, 직원들만으로도 안 되는... 함께여야만 가능한 일이니까.


워.라.밸(War and Life's Valley)의 직장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정착되고, 문화가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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