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저장하기만 하면 세상은 변하지 않아.
똑똑하다는 것은 현명하다는 것이 아니야.
지식이 지혜가 아니듯 말야.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느냐보다 한 권을 읽었더라도, 아니 한 구절만으로도 인생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중요하지.
마치 시를 요모조모 분석하고, 화자가 어쩌고저쩌고, 시점이 어쩌고저쩌고, 중의적인 뜻이 어쩌고저쩌고 이리 쪼개고, 저리 쪼개서 분석하여 알고 있는 지식보다 시 한 구절에서 얻는 감정이나 공감이 더 효과적이라는 거야.
누군가에게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고, 행동의 변화를 준다면, 그게 시의 가장 궁극적인 본질 아닐까?
개인적으로 배우고, 공부하는 걸 좋아하지. 물론 좋아하는 것, 필요한 것에 한정이지만 말야. 아날로그적인 지식 체득 방법을 선호하다 보니 일단 책에서 얻는 지식의 즐거움과 강연을 찾아가 현장에서 기록하는 배움의 희열을 사랑해.
그러나 문득 지난 메모들과 다이어리를 펼쳐 들면 다시 새롭게 느껴지는 문구들과 기억의 파편들을 보며, 단순하게 배움으로 끝나버린 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배우고, 익힘은 결국 내 삶 속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에 대한 기준을 다듬어가기 위함인데 정작 배울 때는 좋은 내용, 지당한 말씀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다 다음 날이면 잊어버리는 이런 비효율적이고, 한심한 패턴의 시간 낭비라니...
이렇게 일기를 기록하는 이유는
나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함이고,
나의 철학을 발전시키기 위함이고,
나의 소신을 지키기 위함이야.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단지 지식으로 남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져서 내 삶에 영향을 끼치기 위함이야.
그것이 지혜에 이르는 가장 단순 명료하며,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에 오늘도 지혜를 갈망하며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