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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 연금술사 Aug 27. 2019

그들이 왜 그랬을까?

잘할수록 경험하게 되는 어리석은 행동들이 당연할까?!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쳐흐르고, 지성과 지식이 혀를 내두를 만큼 뛰어난 대표들을 만나곤 하지. 

그리고 그들의 인사이트와 세상을 바라보는 지각력에 또 한 번 놀라곤 해.


대한민국에서 들으면 무릎을 탁 치고, 알만한 학교를 졸업하고 

누구나 가고 싶지만 아무나 가지 못하는 대기업을 다녔고, 

이게 과연 가능해라고 의심이 들 정도로 많은 업적/커리어를 가진 분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는 곳이 스타트업이라는 세계야. 

나처럼 그다지 내세울 과거 이력이 없는 흙수저 창업자에게는 부럽기도 하고, 

'그때 좀 더 공부할 걸, 그때 이런 선택을 할걸, 도전해볼걸'하는 아쉬움이 잔향처럼 남지.


그렇다고 눈에 띌 다른 결점들이 보이느냐~ 전혀 아니올시다. 

인성도 좋고, 사람을 대하는 매너도 좋고 심지어 외모도 출중하기도 해.(아... 외모 이야기하면... 내가 내 외모에 불만 있거나 자존감이 없는 건 아닌데... 잘 생기지 못 한건 확실하니까 하하하;;;)


그럼에도 가끔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은 사업수완도 좋고, 쭉쭉 성장하고 뭐든 다 잘 될 것 같았는데 

한 순간에 사라지는 일이 이쪽에서는 비일비재하다는 거야. 


다른 거 다 논외로 접어두고, 

그렇게 잘하던 사람들이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왜 저런 삽질을 했지?라고 의문 들 때가 있어.




그동안 잘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회복하기 힘들 것 같은 큰 실수나 선택들로 입방아에 오르거나 언론에 등장할 때마다 의아하지 않아?

'나라면' 안 했을 것 같은데...(이 말은 역으로 내가 똑똑하지 않아서 라는 반증! 하하하)

과연 그 상황에서 '나라면' 안 그랬을 것 같아? 장담할 수 있어? 확실합니꽈~~~?


오늘은 잘하던 사람들,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보 같은 선택을 하는 "미완의 저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해(우리 삶이 늘 미완/미생의 연속이니까)




1.  지금까지의 경험이 새로운 정보와 수치들을 배제한다. 


흔히 감이 좋다, 촉이 좋다는 말을 듣고 있다면, 거기에 우쭐해하지 마. 그건 너에게 주어진 재능의 하나에 불과해. 그동안은 그 촉, 감으로 여러 위기를 피하거나 기회를 잡아 왔겠지만 항상 그것이 너의 편이 되어주지는 않아.

"내가 해 봐서 아는데, 내가 한 적이 있는데, 내가 알고 있는데..." 이 말은 굉장히 위험해. 과거에는 그게 통했을 수도 있어. 그때 그 상황에서는 그게 맞았을 수도 있지만 지금 여기서는 꼭 그렇지 않아.


경험이 가장 큰 무기도 되지만 때로는 가장 현명한 선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어. 


그래서 가급적이면 경험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수치, 다양한 의견, 다른 시각의 정보들을 최대한 확인해야 해. 경험은 무시하면 안 되겠지만, 늘 기본은 합리성을 깔아 놓아야 하지. 그래서 늘 새로운 경쟁자, 새로운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힘써야 하고, 변화하는 숫자들에 집중해야 해.


아는 게 늘어날수록, 더욱 객관화하는 습관을 만들어가야 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결국 해안가의 모래 한 줌에 불과하다고.




2. 남들이 못 본 가능성과 기회는 그만큼 리스트가 숨겨져 있다.


스타트업을 하면서 남들이 "이거 어려울 것 같아요"라는 말은 기회가 숨겨져 있는 말이야. 반면에 남들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 위험성이 다분하다는 거지.


대체적으로 창업자들은 뭔가 일반적이지 않은 나만의 독특한 무기를 가지길 원해. 그러다 보니 나만 할 수 있는 아이템, 내가 하면 될 수 있을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자부심을 넘어 자만심이 될 수 있어.


너무 수동적으로 남의 말에 팔랑귀가 되라는 말은 아니지만, 너무 좋은 면, 보고 싶은 것만 보지는 말았으면 좋겠어.


어떤 정치적인 이념이라던가, 편향된 역사관에 대한 개인적인 시각에 대하여 왈가왈부하지는 않겠지만, 사업이라는 영역만은 중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해.

'리스크가 있으면 기회도 있다'라는 말은 좋아하는 너에게,

'기회가 있으면 리스크'도 있다는 말도 따라다닌다고.


리스크가 뭔지, 그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고 회피 또는 해결할 수 있는지를 꼭 점검하고 기회를 바라봐야 하지.




3. 지나친 팬심은 과신을 만들고 귀를 닫게 만든다.


주변에서 칭찬하고 손뼉 칠 때, 진짜 내가 대단한 듯 느끼는 순간 교만과 오만함이 너를 지배하게 될 거야. 흔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접하는 창업자들 중에서 자기 잘났다고 스스로 '천상천하 유아독존'하는 분들을 보게 되지. 


그 사람의 글 하나에 많은 추종자들과 팬들은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 행진을 이어가. 그 사람의 생각은 말과 글로 퍼져나가고, 그것에 대한 충분한 검증 또는 반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음에도 그냥 막 퍼가고, 생각 없이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의 행동으로 괜찮았던 대표가 스스로를 과신하거나 착각하게 되는 경우를 보게 되지. 

"간신들이 가까이 있으면 현왕은 폭군이 된다."


서서히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고깝게 보기 시작해. 나의 말을 옹호하는 다수의 팬들이 있어서 더 확신을 하게 되지. 그러면서 사이비 교주처럼 되어버려.


열렬한 추종자, 충성고객이 있다는 건 비즈니스에 있어서 매우 유용하고, 강력한 힘이야. 그런데 그게 역으로 비수가 되어 돌아올 수 있어. 한 때 인플루언서로 시작해서 화장품/식품까지 승승장구하던 모 패션 스타트업도 그런 일로 한 방에 훅 갔잖아.

리더 또는 대표의 개인역량이나 영향력은 사실 어느 정도 한계가 있거든. 근데 그들에게 추종자, 충성고객이 팬덤을 이루는 순간부터 그 힘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집단의 성격을 가지게 되고 파급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골치 아팠던건 히틀러나 일본 천황이 아니라 그들을 그렇게 만들고 병적으로 또는 신처럼 받들고 따르는 획일화, 일반화된 집단 무리였어.(일부 정치인들이나 독재자들의 사례를 보면서 욕먹을 짓을 하고, 잘못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는 모습에 화병날 때, 그럼에도 왜 그들이 막말이나 잘못에 대한 사과를 안하는지 생각해 보면, 그들을 열렬하게 추종하고 옹호하는 집단들이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들이 더 무서운거야) 


그럴수록 주변에 나 스스로를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 줄 올바르고, 가치중립적인 조력자들이 필요해. 나 하나는 잘못된 선택,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여러 다른 시각을 가진 현명한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그런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거든. 

그리고 나 자신이 진심으로 겸손해 져야 해. 대표병/회사놀이에 빠지지 않으려면 늘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경청해야 해.


4. 눈 앞의 탐욕은 눈을 가린다.


창업자들이 욕심이 없을 리가 없지. 아무렴! 설령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고, NGO 계열의 스타트업이라 하더라도 대표라는 사람이 욕심이 없으면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되지. 뭔 소리냐고?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는 영리에 욕심을 두고 있는 게 기본적으로 맞아. 그리고 비영리와 공익을 추구하는 회사는 자신들의 목적 달성에 욕심을 가져야 하지. 기본적으로 욕망이 없이 사업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야. 그 욕망의 대상이 무엇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 기업 대표는 욕심이 있는 사람이어야 해.


만약 사회적 소외계층을 돕는 비지니스를 영위하는 대표에게 거액의 기부 의사를 밝힌다면, 욕심이 생기겠지. 돈 욕심이 아니라 그 돈으로 그동안 숙원이었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눈이 돌아갈 거야. 그리고 그 어떤 일들보다 기부금을 받기 위한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이전과 다른 의사결정, 선택을 하기 시작하지.

이렇게 탐욕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는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이고, 특히 대표들에게는 강한 특성이야. 

게다가 이런 탐욕이 바로 내 식탁 위에 올려져 있으면 더욱 정신을 못 차리지. 지금 당장 포크와 나이프를 들면, 먹을 수 있는 만찬 앞에서 정상적인 사고를 하기란 쉽지 않아. 특히 몇 날 며칠 아니 오랜 시간 동안 고생하며 굶주린 늑대 같은 대표라면, 더욱 그 유혹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을 거야.


그래서 실수를 하게 되지. 그래서 판단력이 흐려지지. 그래서 이해 못할 일을 선택하게 되지.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그 결정은 평상시의 대표가 아니라 뭔가에 씐 그런 대표의 모습일 거야.




처음에는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어.

그러다 보니 날 부추기거나 그럴듯한 제안을 받는 일이 없었지.

그러나 조금씩 회사가 알려지고, 알음알음 사람들을 알게 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이 빈번해지기 시작해져.

항상 올바른 방향을 고르지는 않아. 실수도 하고, 실패도 경험해.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해도 이러한 리스크는 계속 날 따라다니는 듯 한 느낌이야.


회사 창립 이래 역대 최고로 중요하게 보일 수도 있고,

너무 긴급해서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의 압박성 선택지가 앞에 놓여 있을 수도 있어.

그럴수록 더 주변을 돌아보고, 다시 한번 더 생각하고 알아보는 침착함이 필요해.

평상심!

잔잔한 호수의 수면처럼 고요하게, 요동없이 바라볼 수 있어야 해.


여전히 난 일기의 힘을 믿어. 이렇게 공개적으로 남기는 글이 나를 견제할 거야.

요즘은 특히나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일들이 많았는데...

이전에 썼던 글을 되새김질하며 나를 다시 돌아보고 있어. 


진심으로 경청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나와 다른 의견과 생각에 귀 기울이고, 최대한 객관적인 논리와 근거를 중시하며, 계획 이상의 과도한 유혹에 욕심을 부리지 말고 조절/통제 가능한 정도의 욕심을 유지하자.

그것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에게 [바보가 되지 않는 선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조언이고 멘토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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