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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 연금술사 Aug 23. 2019

노력과 에너지 보존의 법칙

노오오오력이 아니라 노력이라구!

강남 건물주의 하루 일과라는 포스팅을 보면서,

"나라면 이렇게 할 텐데", "돈 많으면 행복하지"라고 자조하는 것


또는


평생 백수로 250만 원 받는 것과 대기업에서 평생 월 500만 원 받는 것 중 무엇을 선택할래라는 글에 

"무조건 백수!", "그래도 대기업!" 찬반양론을 펼치는 사이에서....


단순하게 재미로 넘어가기에는 찝찝한 구석이 있어.


그래서... 그 글에 댓글을 달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지?

더 나은, 부러운 삶을 보면서 "가정법 if"를 연발하지만 

결국은 내일 당장 오늘보다 더 나아진 게 있던가?


이전에 남긴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노력한 만큼 꼭 보상이 따르지는 않아. 하지만 노력하기 전보다는 바뀌는 건 불변의 진리야.


자연계의 규칙 중 에너지 보존 법칙이라는 게 있어.


운동에너지든, 위치에너지든, 열에너지든 간에 모든 에너지는 전환될지언정 소멸되지 않는다는 거야.

뭐 질량 보존의 법칙이나 열역학 법칙 등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잖아.

(뭐 굳이 상세하게 다 알 필요는 없기도 하고 사실 인문학에 자연법칙을 들먹이면서 비유하는 건 좀 미스매칭 될 때도 있기에 이런 예를 들 때는 나도 키보드 앞에서 조심스러워져)


노력은 투입한 시간과 몰입한 활동(에너지)으로 설명할 수 있어.

그런데 왜 결과물은 기대한 것과 다를까?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




1.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전환될 뿐.


석탄이나 석유를 태워 발전기를 돌린다고 생각해봐.

모든 에너지가 다 발전(운동에너지)으로 전환되지 않아.


어떤 물질을 태워 중간에 열에너지 형태에서 터빈을 통해 운동에너지로 바뀌는 과정에서 일부는 열에너지로 남고 일부는 운동에너지로 바뀌고 일부는 연소가 다 되지 않아 질량 형태로 남고 등등등.


에너지는 여러 가지 형태로 분산되어 남게 되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필요로 하는 형태로 다 전환되지 않는 것일 뿐이야.

 

이게 효율이라는 개념이야.

보일러를 돌릴 때 열효율이 어쩌고저쩌고 하잖아. 


마찬가지로 우리의 노력에도 효율을 생각해야 해. 




1) 방향의 효율성


토익 점수를 높이기 위한 노력과

영어로 술술 대화하기 위한 영어공부의 노력은 다르잖아.


영어로 의사소통이 된다고 해서 토익점수가 높지는 않아.

그리고 토익 점수가 높다고 영어회화를 잘하지 않듯이 말이야.


어디에 초점을 두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


뚜렷한 목표, 방향성!!!

이것이 노력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야.


게을러지고 싶어지고,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있을 때, 강한 동기/원동력은 우리 자신에게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주거든. 명확할 수록 좋아. 목적에 맞게 노력하면 결과에 도달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어.




2) 방법의 효율성


개인차나 성향,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을 고려해야 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은 인강을 통해 공부하는 게 나은지, 학원을 다니는 게 나은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게 나은지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목적에 부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해.


선택과 집중, 효과적인 시간 배분!!

학창 시절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한 3주 전쯤부터 만화방이나 책 대여점에 갔어.

한 1주일 동안은 밀렸던 보고 싶었던 만화나 소설을 미친 듯이 봤지.


최근 발간된 권까지 다 보고 나서야... 마음 편하게 시험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더라고. 그게 나의 스타일로 굳어져서 지금도 마감일이 정해진 어떤 일들 앞에는 도서관이나 서점에가서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생각은 채우고, 마음은 비우지. 하나의 의식이랄까?


그리고 전장에 나가는 군인의 비장함으로 업무에 집중하고 몰입하게 되지. 이왕이면 이런 규칙, 패턴을 하나 쯤 만들어서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3) 환경의 효율성


환경이라는 요인을 무시할 수 없어.

누구는 카페에서 공부하는 걸 좋아하고 누구는 도서관에서 조용하게 집중하는 걸 선호해.

(카페에서 공부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시끄러워서 공부를 못 하겠다고 좀 조용히 해달라고 하는 경우는...참....;;; 그런 분은 자기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잘못 찾아간....쩝...)


각오를 다지고 절박하게 자신을 몰아붙이는 스타일도 있지만, 

남들 보기에는 설렁설렁하듯이 보이게 여유를 가지고 페이스를 조절하는 스타일도 있어.

밤을 선호한다거나 새벽이나 오후 특정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이나 어떤 분들은 약간 후덥지근한 정도를 선호하기도 해.


어느 공간이든, 환경이든  상관없이 무아지경으로 몰입되는 사람도 있지만

정리정돈되지 않은 책상 위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도 있어.


그러한 환경과 특성을 조정하여 노력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디테일이 필요해.





2. 에너지 보존 법칙의 중요한 조건은 닫힌 계(closed system)이다.


우리는 노력을 하지만 여러 외부 조건들의 영향을 받기에 그 결과가 미미하거나 허사로 보일 수 있어.

공부를 하든, 취업준비를 하든, 사업을 하든 간에 주변의 영향이나 간섭을 받지 않을 수 없지.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와 팀원과 기술을 갖추고 있음에도

자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화가 어렵잖아.


외부에서 조달되는 에너지 또는 자원들이 있어야 노력이 결과물로 드러나는 경우도 많아.

흔히들 있는 집의 2세, 빵빵한 뒷배경(빽), 무적의 엄마 친구 자식들은 그러한 외적인 영향이 있어 더 수월하게 결과를 낼 수 있듯이 말이야.

어차피 난 그런 배경도, 인맥도 없다고 노력을 포기한다면... 그냥 닫힌 계(closed system) 안에 살게 되지.

될 되로 돼라 식으로 자기만의 방구석 또는 인터넷 덕목질에 빠져 안 나오려고 하면 그게 끝이야.


어떻게든 닫힌계를 열린 계로 만들려고 해야지. 

그럴수록 더 닫힌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지금 꽉 막힌 틀 안에서 백날 같은 노력을 하기보다는 그 틀을 깨고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거야. 

굳이 멀리, 거창하게는 아니더라도 자기만의 세상이라도 문을 열려고 해야지.


열린 계(Opened system)를 만들어야 해. 지금 당장 롸잇나우! 너의 생활 반경에서부터 말이야.




3. 노력에도 역치가 존재한다.


역치가 뭐냐구? 쉽게 풀이하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일정 수준의 허들이랄까? 수준이랄까?


예를 들어, 물이 끓는 온도는 섭씨 100도 이상이 될 때 가능하지. 이때 역치는 섭씨 100도라는 값이야.

99도까지 올리려고 노력했지만 남은 1도를 못 올리면 물은 끓지 않아.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이런저런 스펙을 다 준비하고 노력했다 할지라도

결국은 최종면접에서 합격하는 기준(역치)을 넘기지 않으면,

불합격이 되는 것과 같지.


그렇다고 노력이 무의미한 걸까?

99도까지 온도를 올린 물은...

비록 지금은 끓지 못했어도, 그 온기가 남아있어 처음보다는 더 빨리, 더 수월하게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어.

온도 올리기를 포기하는 순간부터 서서히 식어가겠지만

꾸준히 온도를 올리려 아니, 적어도 유지하려 한다면 언젠가는 끓는점에 도달할 기회가 찾아왔을 때

다른 누구보다 더 준비가 되어있을 거야.


그래서 비록 지금은 좌절하고 눈에 띄는 성과가 안 보이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Keep going!!!

모든 건 계획대로 잘 되어가고 있어!

역치 값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구!


4. 노력의 또 하나의 조건은 시간이다.


글의 서두에 투입한 시간과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시간에는 질과 양이 있어.


지금껏 살아오면서 깨달은 삶의 소소한 비밀 하나를 말하자면,

질이 다르다는 것은 드러나지 않는 시간의 양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거야.


막 마감이 닥쳐서 허둥지둥 시간에 쫓겨서 하루 밤새 일하는 것과

꾸준히 차근차근 준비하며 정시 퇴근하며 일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시간의 양은 같아 보여도

실제 시간의 양은 엄청난 차이가 있어.


산술적으로는

당일 벼락치기로 24시간을 노력하는 것과 매일 1시간씩 지속적으로 노력한 24시간의 총량은 같을 수 있어.

하지만 어쩌다 한 번 정신 차린 것과 규칙적인 습관은 달라. 설령 같은 시간을 투여했을지라도 질이 다르지.


전자의 경우는 최대로 끌어올리는 시간의 한계가 24시간이라면,

후자의 경우 최소한 24시간 이상의 시간을 투여한 게 되지.

왜냐고? 


전자는 그냥 닥치고 24시간이야. 식사고, 잠이고, 잡담이고 다 필요 없고 막 몰아치는 거야. 제한된 시간 내에 해야 해서 딱 필요한 것만 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더 나은 방안은 없는지 고려할 여유가 없어. 딱 정해진 필요조건들에만 몰입하게 되지. 그렇게 


후자의 경우는 매일 1시간이라는 조건에는 일상 중에도 일에 대한 아이디어나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고, 컨디션을 조절한 상태에서 집중할 수 있는 여유도 포함되어 있어. 다른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얻은 소스들이나 인사이트를 다음날 일할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적용하고 있을 수도 있어.


겉보기에는 같은 24시간이라는 양이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시간이 숨겨져 있어.



노력을 했음에도 좌절할 수 있고,

노력을 했음에도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어.

노력에 실망해서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지.


그렇다고 노력을 폄하하지는 마.

다 부질없는 짓이라고 단정 짓지 마.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은 

결과가 꼭 좋다는 뜻이 아니라 과정 속에서 나아진다는 뜻이야.


노력하는 사람을 응원해줘.

노력하는 사람을 인정해 줘.

설령 너의 노력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너는 알고 있으니까, 포기하지 말고 네 신념을 믿고 전진해.


늙은 꼰대나 젊은 꼰대들 또는 아직 지가 뭘 하는지도 모르는 애들이 말하는 

노오오오력이 아니라 


나 자신이 정의한 진짜 노력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증명하자.




*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한 달 전쯤에 우연히 어떤 회사원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노력하지 마라고, 부질없다고 한탄하는 영상을 접하고 그 댓글들을 보며 생각 외로 공감하고, 동의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에 놀랐기 때문이야. 그리고 잊고 지내고 있다가 그 유튜버가 올린 최근 콘텐츠에서 결국 회사에서 퇴사하게 되었다는 영상이 있더라고. 퇴사에 대하여 '역시나 그래서 회사에서 열심히 하면 안 돼', '이용당했다'라는 식의 변명을 늘어놓는 걸 보고 실소를 금치 못 했거든. 회사에 충성을 하라던가, 회사에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강요를 하는 건 오버스럽고, 꼰대 마인드겠고, 적어도 회사에서 자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업무, 생활이었는지 되묻고 싶어.

회사를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잘못된 인식과 어긋난 사고방식이 엄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노력하는 다수의 사람들을 어리석다고, 노예근성에 쩔었다고 비하하는 건 아니다 싶어서 남기게 되었어. 노력하는 사람들은 가장 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거, 가장 강한 무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아주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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