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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 연금술사 Oct 02. 2021

나는 바보였다(2)

스쳐갔던 인연들에 대한 후회

주말에 마음먹고

명함을 정리하다 보니 거의 박스로 한 상자가 되더라.


분류를 다시 하려고 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망설여지는 명함들이 꽤 많더라고.


가급적 명함을 받으면 작게 메모를 해두는 편인데 

"기억은 세월 앞에 겸손해지는 법"이라고 했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메모 내용도 긴가민가해지더라고.


가장 큰 문제는 그동안 주고받은 명함들 중에 태반은 

스쳐 지나간 인연이 되었다는 거야.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고민해 보았어.




사회생활하면서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팩트는 

여러 가지 생존 능력 중 가장 최강의 무기가 인맥이라는 거야.


소위 "학연/지연/혈연"은 그 어떤 능력보다 강력하다는 거야.

그러면서 이러한 "인연"을 갖춘 사람들을 향해 

시기와 질투를 담아 "더러운 세상"이라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하지.


선배가 후배에게 더 마음이 쓰이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

같은 동향 사람이면 왠지 더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어.


매개가 되는 이유가 다를 뿐이지 같은 취미, 같은 관심사 등 

이런저런 사연을 연결해서 인연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거야.


그런데 우리에게도 사실 인연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수도 없이 많았다는 걸 깨닫지 못했지.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로 끝나기에 

현재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걸 몰라.


그러고 나서 미래의 나는 여전히 과거가 되어버린 

현재의 나에 대하여 또 한탄하겠지.





1. 관심이 없었다


누군가를 만나고 명함을 주고받을 때, 

우리의 마음에 조급함으로 우리 비즈니스를 말하기 바빴어. 


근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만남은 신뢰가 쌓여야 일이든 뭐든 같이 할 수 있는 법이야.


제대로 된 미팅에 대한 전략이 없다 보니

무턱대고 내가 준비한 이야기만 신나게 떠들다가 끝나버리곤 해


중요한 건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에 대하여 들어줄 자세야.


나랑 같은 연결점이 없다는 건 핑계야.


연결점은 만드는 거야.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분명 단서가 나오거든.

그걸 캐치해서 연결할 수 있는 지점들을 추려보는 거야.


그러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줄이고,

최대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야 해.

그리고 상대방이 이야기를 자연스레 풀도록 대화를 이끌어가야 해.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날 미팅에서 얻은 정보를 꼭 정리해서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길 바래.

요즘은 명함을 자동 저장해 주는 앱도 있고, 

스케줄을 관리해주며 위치와 시간도 정해주는 편리한 프로그램이 많지.


지금의 나는 다이어리를 늘 들고 다니지.

만난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을 최대한 기록하지. 

물론 녹음이 편하겠지만,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도 있기에

차라리 메모하는 습관은 오히려 말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내가 얼마나 당신에게 집중하고, 진심인지를 봐주고 좋게 봐주더라고.




2. 노력이 없었다


한 번의 만남을 인연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해.

이메일이라던가 SNS, 카톡이나 메시지라도 꾸준히 주고받아야 

서로 공감대도 생기고, 신뢰가 싹틀 텐데...


우리는 너무 이기적이라서 

지금 당장 우리에게 도움이 될 사람들에게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시간도 부족한데 인연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거야"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인연이란 반복이고 습관이야.


만약 효율성을 생각하면서 사람을 대하면,

상대방도 똑같이 그 정도 선에서 거리를 둘 거야.


게다가 오랫동안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연락을 주면

연락을 보내는 사람도 이런저런 망설임이 생기고

받는 사람도 당황스럽다고.


그런데 비즈니스를 같이 한다고?

오래 알고 지낸 지인하고 하는 것도 이런저런 고민하고 결정할 판에...

갑자기 연락 온 사람과 같이 할 간 큰 사람이 얼마나 될까?


비즈니스는 신뢰가 밑바탕되지 않으면 성립조차 되지 않아.


근데 뜬금없는 안부 겸 인사차 들리겠단 허울 좋은 말로 영업하는 사람에게

쉽사리 마음 문을 열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이미 너 말고도 명절 때만 되면 의미 없는 문자, 카톡 달랑 보내 놓는 사람들이 많아.

그 정도면 그나마 낫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기억도 안 날 만큼 시간이 흐른 후에 갑자기 연락 오는 건 

예의상 '반갑다, 언제 한 번 보자'라고 응답하지만 현실은 그냥 인사치레일 뿐

너와 무엇도 같이 할 마음은 없다고.




3. 디테일이 없었다


남들 하듯이 만나고

남들 하듯이 헤어지고 나면 남는 건 명함뿐이야.

상대방에게는 그날 만난 여러 사람 중 한명일뿐이야.

평범한 일상에서 평범한 만남이라는 게 기억에 남을 리가 없잖아.


인상에 남을 만한 미팅을 만들어가는 건 각자 알아서 고민해봐.

근데 말이야.

적어도 안 좋은 인상이 남을 미팅은 하지 말라는 거야.


일단 시간 약속은 철저히 지켜야 해

이왕이면 약속 시간 10분 전에는 미리 도착해서 옷매무새를 다듬고, 

미팅에서 나눌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해 둬. 횡설수설하지 말고.


더러 이런 친구가 있더라고.

약속시간 10분 정도 남았는데... 전화가 왔어.


"지금 차가 조금 막혀서 30분 정도 미팅을 미뤄주실 수 있어요?"


흔쾌히 미뤄주지만 마음은 이미 그 사람을 떠나버렸어.


우선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한 다는 건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준비가 덜 됐다는 거야.

주차하거나 약간 늦어서 시간이 조금은 늦춰질 수 있지.

근데 그것도 어쨌든 상대방에 대한 실례고 배려가 부족한 거야.


만약 당신이 대통령이나 대기업 회장을 만나는 약속이라면 

이런 일이 일어날까?


아니, 다른 걸 다 뒤로 미뤄서라도 최대한 준비할 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적어도 10 분 정도 더 일찍 가서 만난다는 생각을 평소에 가지고 있다면,

주차한다고 늦었다, 들어오는데 엘리베이터가 안 오더라란 핑계 댈 이유가 없어진다는 거야.


두 번째로, 서류나 필기구는 꼭 챙겨.

미팅하면서 보여줄 서류나 기록해야 할 일들이 생기는데...

미처 준비 못 해갔다고 하면서 그곳 프린트를 쓰거나 필기구를 빌리는 행동은

사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준비 안된 사람이란 뜻이야.


세 번째로, 명함 챙기기

요즘은 연락처 연결하는 게 있어서 명함을 안 가져왔다는 사람이 있었어. 

그러면서 연락처를 연결해 주는 어플을 알려주더라고. 

흠... 나도 이미 그 어플은 깔아놔서 알지만 좀 당황했어.


명함을 주고받는 게 허례허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더라고.

명함을 휘황찬란하게 하라는 건 아냐.

그래도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첫 만남에서 명함이 없다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첫인상 자체가 안 좋아져.

이건 단호하게 말할 수 있어.




지금 하고 있는 말들이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건데 왜 말하냐고?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정작 나도 이대로 다 지키지 못한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나를 만나러 온 사람들 중에도 굉장히 많이 잘못하고 있더라고.


스타트업이라고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젊은 친구가 고생한다고 이해해주지도 않아.


이건 자유로움과 딱딱한 비즈니스 문화란 그런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예의와 상대에 대한 배려, 진심에 대한 이야기야.


적어도

잘하지는 못해도, 잘못하지는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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