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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 연금술사 Aug 16. 2018

창업자의 일기장(-1)-가난이 싫어

이건 초등학생 때부터 이어진 지긋지긋한 가난이란 놈 이야기

마이너스 1.


왜 창업에 대하여 

절실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평범하게 회사원이 되거나,

많이들 준비하는 공무원의 길을 

꿈꿀 수도 있잖아.


맞는 말이야.

가난에 찌들었기에 창업을 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기에는 불충분해.




우리 집만 해도

끔찍하게 가난을 경험한 상황에서

나는 창업했고,

동생은 공무원이 되었고,

막내는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하고 있지.


가난이라는 것이

사업을 하게 된 전체 이유가 될 순 없지만,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고,

강력한 이유 중 하나이지.


가장 큰 영향은 아버지로부터 받았어.

우리 아버지는 여러 번 사업하시고,

여러 번 실패하셨지.


특히 IMF 때는 참 지독하게 힘들었어.

뭐 초등학생 때부터(그때는 국민학생이라고 불렀지만)

계속 가난하게 살았지만,

가장 힘들 때가 세상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깨달아가기 시작할 때거든.


그리고 두 동생은 직업관이

안정적이고, 외부 환경에 의해

영향이 적은 직업을 좋아하게 되었어.




반면에 나는 아무리 계산해도

월급 받아가면서, 

가난을 떨치기는 힘들 거 같더라고.

왜냐면 내 스타일은 좀 튀거든.

얌전하고, 조용한 편이 아니라서

평화로운 라이프 스타일하고는 안 맞더라고.


거기에다

내 꿈은 꽤 크고, 돈이 많이 들어가.

그리고 공무원이나 직장인 급여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어.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1. 아버지의 영향

2. 내 삶의 스타일

3. 꿈과 현실의 괴리감

4. 물려주기 싫은 가난

이 가장 큰 요인이었던걸.


지금도 힘들 때면,

내 인생에서 가장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힘들었던 학생 때를 떠올려.


가난은 부끄러움이 아니라지만,

슈퍼마켓에 외상값이 밀려서

그 앞을 피해 둘러서 학교 가던 기억들.

쌀이 떨어져서 굶으면서 동생들과 부모님을 기다렸고,

연탄이 떨어져서 냉방이 된 적도 있었지.

등록금(학비)이 밀려서 

칠판에 이름 적히고, 선생님 상담받고...

돈이 없어서 급식 시간에   

혼자 축구공 가지고 운동장에 나갔던 기억.

사실 난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가지 못 했어.

학교에 출석해서 보충수업을 받았지.

집세가 밀려서 주인아저씨가 찾아와

고함지르고, 짐 싸라고 난리도 아니었어.


그렇기에 나에게 가난이라는 것은

치가 떨리고, 무서운 녀석이라는 거...


특히나 그놈을 적어도  

내 자식에게 대물림 하지 않도록

멀리 떨어뜨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뭔가 틀에서 벗어나서

빠르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사업이었어.


근데 그것만으로는 

이유가 불충분하잖아.


내가 잘할 줄 아는 것,

내가 한 적이 있는 것,

내가 항상 보아 왔던 것이라는

기준이 충족되어야 했어.

(이 때는 객관적/구체적인 기준이 아니라

추상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이었어)


리스트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하기 시작했지.


발표수업을 좋아했고,

조별과제를 좋아했어.

(조장이 되는 걸 좋아했다는 게 더 맞는 듯)

과학실험을 좋아했어.

외부 학교와 연합하는 모임을 만들고,

함께 행사 기획하는 것을 좋아했고,

때문에 학교에 행사 기획서를 쓰고,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어.


그때는 좋아하는 일이 이런 것들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좋아하던 일들이 잘하는 일이 되더라고.


그러고 나서, 

훗날, 보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거야.


그전까지는 두리뭉실하게

'사업을 해야지'라는 정도였고,

'무엇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항상 퀘스천이었거든.



가난하다는 건 불편한 거일뿐이라는데...


심각하게 불편한 거야.

많은 제약과 한정된 행동을 야기하거든.


가난하다는 불편함은 불리함이고, 불안함이야.

그런 상황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는

전략과 계획과 실행이 있어야 해.



부자라고 꼭 행복한 건 아닌데...


가난하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야.

오히려 통계에 따르면,

경제적인 문제, 불화로 인한 다툼/이혼 비율이

매우 높게 나오지.


적어도 경제적인 여유는

돈 때문에 불행해질 확률이

가난한 편보다는 적어.



가난은 부끄러움이 아니다.


그래 개인 차원의 가난은 부끄러움이 아니지만...


창업가로서 회사가 계속 가난하고,

구성원들이 늘 가난한 상태라면 부끄러워해야 해.






나에게 가난이란

부정적인 상황, 부정하고픈 현실이지.


그래서 싫어.

매우 싫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찌어찌 잘 견뎌왔지만...


딱 내 선에서 모든 걸 끝내고 자하는

갈망이 너무나 강해.


내 가족, 자식들에게 

전해주고 싶지 않은 단어야.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돈이 없어서 못하게 되는 상황은

선택권이 없는 거잖아.


내가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없기 때문에 못 하는 거잖아.


그렇기에

나는 꼭 성공할 거야.

꼭 가난을 극복하고

부를 축적할 거야.


나는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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