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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 연금술사 Aug 17. 2018

스타트업의 8가지 잘못된 상식

뜬소문들이 고정관념이 되기 전에 손 보고 가야 할 이야기

"내가 들었는데", "아는 사람이 그러던데"

이런 소문들을 사실인 양 떠드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나서,

누군가에게

"어디서 봤는데"라며 구전될 수도 있다.


혹시나 내가 

나중에 딴소리 못하게

빼도 박도 못하게 

기록으로, 글로 남긴다.


이것은 내가 경험하며, 얻은 사실들이다.





1. 한국의 투자자는 공동대표를 싫어한다?

-> 얼추 맞으나 다 그렇지는 않더라.


투자를 염두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분을 나누는데 고민하는 것이

바로 공동창업자라는 타이틀이 

혹시나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다.


뭐 확실한 경영권 방어/안정적인 지분 희석/

의사결정의 리스크에서 자유로움을 장점이라고 하는데...


꼭 공동대표가 투자를 못 받는 건 아니더라.


많은 투자사들이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다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공동대표임에도 투자를 받은 몇몇 기업을 안다.


다만, 왜 공동대표여야 했는지, 

왜 우리기 함께여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공동대표이기에 생길 수 있는 문제가 가소롭게 보일 정도로

회사가 쑥쑥 성장하고, 잘 나가고 있는 경우도 있고


공동대표가 정말 없으면 안 되는 필수 인력인 데다가

어디 딴데서 구할 수 없는 사람이면 굳이 문제 삼지 않는다.


단, 대다수의 스타트업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돈의 속성을 잘 아는 투자자 입장에서

공동 대표 체제가 갖는 리스크를 늘 염두하거든.


공동대표가 딴마음먹을 수 있다는 가정,

성장할수록 분란이 생길 소지가 있다는 점,

의사결정 시, 공동 대표 모두 동의해야 하는 불편함 등을

고민하기보다 그냥 단독 대표가 더 편하니까.




2. 스타트업은 3년 이상만 버티면, 희망이 있다?

->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는다.  


"존버 하면, 승리한다"라는 헛된 말을 믿지 마라.

물론 버티고 살아남으면 기회를 마주할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무작정 버티는 것은 희망보다 절망을 줄 가능성이 더 높다.


마치 취업시장에서 계속 떨어지는데 이력서만 주구 장창 들이 내미는 것과 같다.

지난해에 낸 이력서와 올해 제출하는 이력서에 바뀐 것이 없다면,

그 사람은 1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나이 한 살이 더 늘은 것과

그만큼 더 젊은 경쟁자들의 들러리가 될 가능성만 높아진 것이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되어야 하고, 

더 부족한 것이 채워지고, 

더 나아지고 있어야 한다.


3년 이상 버티면, 

재무제표로 기업을 평가하는 시점이다.

매출/부채/비용/수익을 다 까야한다.


무작정 버틴다고,

숫자가 좋아지지 않는다.

숫자는 명확하다.




3. IR 아무리 해봐도 투자랑 연결되지 않는다?

-> 생각 외로 많은 투자가 IR에서 시작된다.


IR 무용론이 떠돌기 시작하던데,

이는 수많은 IR이 보여주기 식, 실적 발표용으로

늘어났기 때문인 것은 공감한다.


실질적인 투자라기보다는 

규칙적으로 정해진 IR 프로그램에

짜 맞추듯이 스타트업들을 억지로 끼워놓고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IR은 물꼬를 트는 시작점이다.


투자자가 IR만 보고

"옛다~! 투자금이다"하고 들이대지는 않는다.


IR을 통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후속적인 미팅과 사업/아이템 이해가 충분히 되면,

본격적인 투자심의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마치 미팅을 하자마자, "너 나랑 결혼하자"라고 하지 않듯이

연애를 하며, 서로 알아가다가 프러포즈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 보니,

공개 미팅이든, 소개팅이든, 맞선이든

IR의 종류가 어떻든 자주 나가봐야 한다.


잦은 IR에 대하여 우려도 있겠지만,

경험과 인연(인프라)은 반복되는 횟수로

성장하는 법이다.


오히려 내가 우려하는 잦은 IR은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겨서

사업의 본질에서 멀어지고,

그러한 자리에만 매몰되는 것이다.




4. 고용이 성장하는 지표일까?

-> 회사는 효율성(가성비)이다.


정부에서는 고용이 늘어나는 것을 좋아하겠지만,

사업은 철저하게 수익성으로 승부한다.


꼭 필요한 인력을 영입하는 것은 

수익성/사업성/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에

선호하는 것이지

불필요하게 인력을 늘린다거나,

외형을 포장하기 위한 고용은 

오히려 고정비용을 늘리고,

마진 감소로 이어진다.


앞으로 사업이 더 확장될 것을 염두해서

선제적으로 고용을 늘리는 것은

예측이 빗나갔을 때,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온다.


특히나, 사람은 채용한 후, 되물리기 어렵다.

더군다나 스타트업은 한, 두 사람의 퇴사만으로도

분위기가 크게 흔들린다.


그렇기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외관상으로는 공간을 늘리고,

설비를 갖추고, 채용이 늘어나는 것이

그 회사의 성장이라고 보이겠지만


이러한 액션들은 

회사가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행위이고,

투자는 비용이다.




5. 젊은 창업자가 좋다?

-> 세상은 성공할 창업자를 좋아한다.


패기, 열정, 가능성이 있다고 젊은 창업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의 창업은 정책적인 영향이 크다 보니 

청년창업가에 대한 지원과 규제완화가 뚜렷했고

청년창업자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



이전까지는 

청년창업자에게 주어지는 기회와 혜택이 컸기에

자금의 쏠림 현상이 강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서 나온 통계에 따르면,

젊은 창업자들보다

경험이 있고, 노련한 시니어 창업자들의

성공률이 더 높다고 나왔다.


더군다나 창업경험이 있는

재창업/재도전 창업자의 성공률은 

신규 창업자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다.


열정과 패기, 가능성은 청년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니어 급의 창업자들도 가지고 있는 무기이며,

거기에 플러스로 더 많은 인프라, 더 많은 초기 자금,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자유로운 발상과

아이디어, 트렌드 해석 능력은 젊은 창업가가 더 유리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나이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가,

누가 더 리스크에서 자유로운가 가 중요하다.


최근에는 정책적으로 

재도전/재창업에 관한 지원과 투자가 늘어나고,

청년과 시니어의 융합/결합을 유도하는 경향을 보인다.





6. 법인 설립은 필수다?

-> 그건 상황에 맞게! 꼭 법인일 필요는 없다.

 

법인 설립이 마치 필수코스인 것처럼 여기는데

개인사업자로도 밥벌이 이상 하는 곳도 많다.


무조건 스타트업이라고 법인 설립할 이유는 없다.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없다면,

개인사업자가 더 낫다.


법인이 되어 회사명 앞이나 뒤에

(주)라는 글자 붙는 것이 그만큼의 이득을 준다면 모를까,

(주)라는 있든 없든 사업에 별 차이가 없다면,

없는 게 더 편하고, 더 유익하다.


우리는 항상 계산기 두드려서

손익계산으로 판단해야 하는 사람들이잖아.




7.  기술이 있어야 한다?

-> 기술은 단지 거들뿐!


독보적인 기술, 강력한 특허가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기술력이라는 게 무기이고, 방어막이 될 수 있지만,

그러한 첨단/하이테크 기업만이 스타트업의 표준일 수는 없다.


사실 연구원 출신이기에 

마음 한 구석이 항상 나를 괴롭히는 것이

바로 기술력에 대한 갈망, 신기술에 대한 동경이다.


사업에서 기술은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돈을 잘 번다면 그게 답이다.


컨셉 아이템을 우습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트렌드를 잘 읽고,

고객들이 원하는 바를 

굳이 어려운 기술이 아니더라도

팔리게 하는 것이 더더더 고급 기술이다.


불편한 것을 조금만 손 봐서,

고객의 취향에 맞춰 조금만 개선해서

가치를 인정받아 돈으로 환전되는 기술.


컨셉 아이템의 수명이 짧다는 것은 약점이겠지만,

컨셉 아이템은 기술 아이템보다 

빠르게 시장 침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술 개발하고, 보완하고, 성립시키는데

그리고 그것을 제품화하고

판매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용보다

컨셉 아이템이 더 유리하다는 점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 번의 시도보다

여러 번의 시도가 확률을 높여준다.


그렇다고 기술 아이템이 더 안 좋다는

단순비교를 하는 게 아니다.


너무 기술에 집착하거나,

기술 부재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지 말라는 거다.



8. 장사와 사업은 다르다?

-> 그게 뭐가 중요하냐?


어떤 사람들은 "장사"와 "사업"을 구분한다.

(나도 그중에 하나다.) 


어떤 사람들은 "장사"와 "사업"은 똑같다고 한다.

(우리 회사 코 파운더가 그중 하나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리냐라는 무의미한 논쟁보다

흑묘백묘론처럼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하랴.


돈을 벌어서,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으면 되는 거지.


본인이 장사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답이고


본인이 사업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역시 답이다.


누가 그걸보고

"넌 장사하는 거야!"

"넌 사업가구나!"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개업"이나 "창업"이나,

"장사"나 "사업"이나,

"사장"이나 "대표"나

불필요한 논쟁에 소비할 힘이 있으면,

그냥 너 일에 집중하는 게 가장 현명하다.




불필요한 고집과 고정관념에 굳어버린 마인드는

오래된 고목 같아서 강풍에 부러지기 쉬우며,


얕은 지식과 가벼운 주관에 팔랑거리는 귀는

갈대와 같아서 높이 자라지 못한다.


유연한 시각과 확실한 가치관으로 

건너 들은 뜬소문 따위에,

검증되지 않는 사실들 따위에,

부러지거나 휩쓸리지 않는

대나무와 같은 회사를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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