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나는 베이글을 참 좋아한다. 미국에 가서 처음 먹어본 베이글의 맛은 신세계였다! 쫀득 쫀득한 식감이 좋고, 반으로 갈라서 다양한 종류의 크림치즈를 바라 먹는 베이글이 참 좋았다. 미국 생활하면, 베이글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을 수 없는데. 미국에는 베이글 종류가 참 많다. 가격도 저렴하다. 지금은 한국에도 베이글이 많이 들어와서, 대형 슈퍼 마켓에 가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 처음으로 베이글을 맛보았다. 크림치즈는 베이글과 더불어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크림치즈 또한 그리 비싸지 않았다. 종류도 너무 많았고.
빠듯한 예산으로 어학연수를 하고 있던 터라 용돈은 쉽게 쓸 수가 없었다. 교통카드구입비 40$. 사실 공부만 하던 생활들이라 돈 쓸 일이 별로 없기도 했고, 돈이 없으니 아껴야 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나중에 계산해 보니 한 달 평균 용돈으로 쓴 돈이 교통카드를 포함해서 100불도 안되더라. 이러한 상황이니 군것질은 물론이거니와 여유롭게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은 사치 중에 사치였다.
학교 매점에서 파는 베이글이 크림치즈를 발라주고 2-3$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한 주를 무사히 보낸 나에게 주는 선물로 금요일엔 방과 후에 근처 쇼핑몰에도 놀러 가고, 베이글도 사 먹었다. 아직도 그 장면이 기억이 난다. 금요일이라 조금은 텅 비어 있는 매점에서 나와 비슷하게 어학연수를 온 미요꼬와 둘이 앉아서 베이글 먹으면서 웃으며, 떨었던 수다들을. 그 시간만큼은 정말 행복했다. 같은 반에 한국인 언니는 매일같이 이 베이글을 사 먹었다. 한 개 만사는 것이 아니라 두 세개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어찌나 부럽던지. 지금이야 웃으면서 회상할 수 있지만, 어린 나이에, 얼마나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고, 멋도 부리고 싶을 텐데. 아쉬운 것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난 지금도 그때 맘껏 사먹지 못한 베이글을 참 좋아한다. 덤으로 크림치즈 듬뿍 발라서. 만약 그때 이 맛난 베이글을 매일매일 먹을 수 있었다면, 지금과 같이 베이글을 좋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