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쓴다.
사실 저장해 놓은 글은 많지만, 오랜만에 포스팅을 위해 글을 쓴다.
105일간의 세계 일주도 끝이 보인다. 참 멀리도 왔다. 크루즈의 위치를 나타내 주는 선내방송 채널에 처음 출발지였던 일본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니 신기하다. 한바퀴를 돈 건 맞구나. 마지막 기항지 호놀룰루에서 비자 미소지자로 나가지 못했다. 그래서 7월 1일부터 계속 배 안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일주일이 넘도록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 건강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항해가 정신없이 지나가고 있다. 끝이 보인다.
물론, 끝과 동시에 다시 시작이지만, 그래도 마침을 향해 간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계획쟁이 나는 한국에 가면 하고 싶은 일들, 해야할 일들 계획하는 데 여념이 없다.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갈 때면, 이렇게 재미있는 일들이 많은데 배를 타고 있는 게 맞는 걸까 생각도 들지만, 평생 탈 것도 아니니 괜찮다고 애써 생각해 본다.
미국 승무원 비자를 받으러 한국에 잠깐 갈 듯 싶고, 바로 다시 다음 세계일주 크루즈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날씨가 추워져야 한국에 돌아오겠지. 이렇게 2017년을 보낼 테고, 오지 않을 것 같았던 2018년의 상반기도 크루즈 위에서 보낼 것이다. 그리곤 하선. 그 때면 이제 그만탈 때가 되었다 생각하지 않으련지...
돈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는데, 한국으로 돌아가면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졌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해보니, 나만의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한국어 배우고 싶은 외국친구들과 한국어 공부도 같이 하고, 영어공부도 같이하고, 중국어 공부도 하고, 책도 같이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영화도 같이 보고, 음악도 같이 듣고, 맛난 커피도 만들어 마시고, 음식도 만들어 나누고, 파티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등등.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졌다.
돈을 벌 궁리를 좀 해야겠다. 뜻은 있으니 길이 나오겠지.
지구 한바퀴 열심히 돌았다.
오늘도 맑음, 오늘도 열심히 항해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