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뉴욕 기항 전날. 바다는 여전히 잔잔하나 흐린 날씨다. 아무렴 어때. 뉴욕으로 가고 있는데!! ㅎㅎ 평소와 다름없이 바쁘다. 뉴욕 준비. 변경 사항도 많고, 이래저래 준비할 것도 많고. 그래도 난 바쁜 게 참 좋다. 바쁠 때 방해하는 이들만 없다면…. ㅋㅋ 제발… ㅋㅋ 10시가 되어서야 업무가 끝났다. 이런.. 저런…
더우니 맥주를 마시기로 한다. 크루바… ㅋㅋ 윈다도 합류한다. 크루바에서 이렇게 맥주 한 잔 하는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감회가 새롭다. 감자칩도 사서, 세 캔 씩 클리어 했다. 오션드림호는 크루 마다 하루에 구매할 수 있는 맥주 캔이나 병의 량이 한정 되어 있다. 3캔. 3병. 혹은 3잔이다. 사실 이 이상 마실 수도 없고, 마시기도 무리이지만 규칙을 정해 놓은 거다. 1인당 3 이상은 구매금지로. 예전 크루즈에서는 그런 기준이 없어서 완전 마셨었는데. 크루바 매출이 승객바 매출을 능가하는 것도 다반사였는데. 그래도 한 3-4병씩 마시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캐빈으로 돌아오곤 했지. 여기는 사실 크루바에 사람이 없다. 전세 낸 것 처럼, 즐겁게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랜만에 수다 대박. 지난 다이어리에서도 언급했지만 난 크루바 매니아였다. 매일 매일 출근도장을 찍고, 윈다와 함께 수다떨면서 스트레스도 풀었는데, 이번 크루즈는 이상하게 바쁘고, 각자 생활. ㅎㅎ 오랜만에 얼마나 즐거운 수다를 떨었는지 모른다. 계약 연장을 한 가장 큰 이유, 윈다 ㅎㅎ 가장 까다로운 뉴욕을 앞두었지만, 그래도 즐겁게.. ㅎ
참, 오늘은 저녁 메뉴로 나온 생선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보통 나오는 생선은 엄지손가락 두 배만한 사이즈다. 작은 생선을 값싸게 사오는 건 아닌가 하는 가 하는 의심이 드는 사이즈였는데(생선 뿐만 아니라 새우 사이즈는 왜 이렇게 작으며, 오징어 사이즈는 왜 이렇게 큰지…;;; 떨이로 사오는 듯 하다;;;;ㅋㅋㅋ), 오늘은 정말 팔뚝만한 생선이 나온 거다. 이게 모지. 너무 크잖아. 왜 여기엔 크거나 작거나 둘 밖에 없는 건데 ㅋㅋㅋ 그 모양새가 어찌가 재미있는지. 한참을 웃었다… 큰 생선 하나와 쌀밥 조금을 덜어오니 접시가 다 찼다 ㅋㅋㅋ 나참.. 어이가 없어서 ㅋㅋㅋ 그래도 맛나게 생선을 먹었다. 생선살에도 뼈가 있다; 이래서 메스까지 이 생선이 내려 온 걸까… ㅋㅋㅋ
뉴욕에 1박 2일을 기항하지만, 이래저래 내부사정이 있어 쉬는 시간을 제대로 갖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밤엔 확실히 나갈 수 있으니 야경을 꼭 보고, 낮에는 혹 시간이 된다면 센트럴 파크, 타임 스퀘어에 가보리라. 꼭….
사실, 뉴욕을 와보는 기회가 있을 거 라고는 기대 한 적 없는데, 뉴욕 뿐만 아니라 미국을 다시 오게 될까 늘 생각은 했지만 그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 했었는데, 이렇게 오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역시 인생은 늘. 불확실성에 더욱 흥분하고 재미있는 법. 2006년도에 미국에서 생활하고, 10년이 훌쩍 넘어 다시 와 본다. 나에게 미국이란 세상을 넓게 보는 법을 알려준, 그리고 지금의 내가 있게 해 준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곳이다. 겁네 고생 했었던 2006년 어학연수 시절이었지만, 덕분에 지금의 강한 내가 있는 거지. 에잇. 나이만 먹은 듯 생각만 드는 건 왜일까 ㅋㅋㅋ
늦었네. 내일 7시 리셉션 오픈인데… 또 비몽사몽 하게 생겼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