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사람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사람.
그래서 오늘도 행복한 사람.
대한민국에 살면서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어떻게 사냐고 생각하겠지만, 적어도 난 그랬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하다.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항상 먼저 생각했던 것은 바로
‘하고 싶은 일인가’
였다. 어느 보험회사의 말처럼, 그 외에 것은 정말이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몇몇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던 일들을 제외하고는 성인 이후의 삶의 대부분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지냈고, 하고 있다.
그 하고 싶은 일은 대부분 외국과 관련이 있는 것들이었다. 이를테면,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세계 일주 등등. 차근 차근 한 단계 한 단계 이뤄가는 중이다.
사실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5개국에서 20대를 보낼 줄은. 그리고 또다시 나갈 준비를 할 줄은. 하지만, 하늘은 항상 나의 편. 준비하는 자의 몫이었다. 어려움이 닥치면 어려움이 닥치는 대로, 즐거움이 찾아오면 즐거움이 찾아오는 대로 피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경험을 하면서 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해외에서 사는 것, 해외여행에 대한 동경이 늘 있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새로운 문화, 생김새, 언어 등등 텔레비전에서만 보면, 책에서만 보던 신세계에 대한 동경. 동경은 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해외여행은 부자들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도누군가에겐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을 것이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훨씬 자유롭다는 점은 사실이다. 연휴 때만 되면 인천공항은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연휴뿐만 아니라 주말만 봐도 수많은 사람들이 예전보다는 훨씬 자유롭게 해외로 나가고 있다.
1990년대 그리고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해외여행이 성장세를 타고 있었지만 지금과 같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았다. 주변에 외국에 나갈 수 있는 여건을 가진 사람들은 몇 되지 않았고, 고등학교 때 방학 때 친구가 다녀오는 단기 어학 연수도 한두 명 있을까 말까 했고, 외국에 다녀온 친구들의 달라진 영어 발음에 와~ 하며 부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부러운 일.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일.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이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대학을 가서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지금까지 한국 나이로 32살이 될 때까지 5개국에서 짧게는 8개월 길게는 2년씩, 생활을 했다.
어떻게 해외에 대한 동경만 가지고 있던 평범했던 내가, 지금까지도 ‘역마살’,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불리며 5개국에서 생활할 수 있었을까. 20대의 많은 시간을 외국에서 당차게 생활할 수 있었을 까. 한국에 있는 지금 조차도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며 어디 갈 데 없나 하고 검색질을 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시작은 작지만 강렬했다.
그 작은 시작이 멋진 경험들을 선물해 주었고, 더불어 시야도 넓혀 주었다. 그동안 한국이라는 작은 우물 안에서만 생활하던 개구리가 이제야 뒷다리 근육을 쓰며 펄쩍 펄쩍 뛰어다닌 다고나 할까. 이제는 옆 개구리들까지 함께 가자며 이 우물, 저 우물 기웃기웃 거리며 선동하고 있다.
이렇게 까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의외로 간단했다.
매 순간, 하나만 생각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자고.
혹자는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냐고 반문했고, 결국은 후회할 것이라는 조언 아닌 조언도 해 주었고, 그렇게 사는 것도 한때라는 이야기도 했다. 직접적으로 내게 말은 안 해도 저래도 되는 건가 하며 걱정도 했다. 지금도 조금은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나에게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 없다며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살자,
그래서 이렇게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하는 오기로 버텼다. 지금도 여전히 꿈꾸고 있는, ing 현재 진행형인 미국 여행과 유럽 여행, 그리고 엄마와의 긴 배낭여행 등은 누구에게는 허무 맹랑한 꿈일 뿐이겠지만 나에게는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일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이라는 것은 몇 달씩 정도를 말하는 것이라 이 장기간 여행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참 세상 편하게 산다며 비아냥과 부러움을 가진 말을 들을 때도 많다. 어렸을 때야 어리니까, 젊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이해해주었다면, 이제는 조금씩 너도 정착해야 하지 않겠니, 그렇게 돌아다니는 것도 한 때다 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난 그저 내 선택에 책임을 질 뿐. 일반 회사생활을 하는 이들보다 여유롭지 않은 것이, 돈으로는 계획할 수 없는 미래가 지금 당장은 나와 함께 그려지겠지. 하지만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이 힘든 것이라면 묵묵히 감당하겠고, 그 책임이 행복한 것이라면 기꺼이 누려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잘 풀리지 않는 때는 나도 사람인지라 자책도 하고, 자기비하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인생을 배운다. 쓰디쓰지만, 달콤한 인생을.
외국에 있었던 때를 돌아보면 매 순간 얼마나 긴장을 하고 열심히 살았는지 새삼 감회가 새로워진다. 그 시간들을 돌아보다 보면 나 자신에게 토닥토닥 해 주고 싶은 순간도 참 많다. 열심히 살아준, 힘들었지만 묵묵히 잘 견뎌준 스스로에 대한 토닥토닥.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그것도 해외에서 산다는 것에 대한 설렘과 함께 동반하는 불안감을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을 까. 이게 맞는 걸까. 조금이라도 일이 안 풀릴 때면, 다 놓고 한국에 들어가버릴까 약해지기도 하다가는, 그래도 견뎌야지. 하며 나를 토닥 였던 수많은 시간들이 스쳐지나 간다. 한국에 잠시 들어와 있을 때마다, 친구들과 아는 사람들의 ‘와, 대단하다, 멋지다’라는 소리를 듣고 우쭐하기도, 하지만 한국에 정착하기엔 나이도 너무 많고, 나이에 비해 적은 경력, 이력서 한 줄 이외에는 더 이상의 효과를 발휘 못하는 것 같은 경험들에 괜히 기가 죽어 하루 종일 우울해 있기도 하였다. 그렇게 나를 엄지척 하며 추켜세웠던 친구들 조차 이제는 정착해야 하지 않겠냐,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냐 하며 조언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 속으로 이야기한다.
정답이 없는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내 갈 길을 가겠노라고. 5개국에서 생활하며 쌓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험들 속에서 배우고 성장한 나니까.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하고 싶은 일들 하면서, 재밌게, 신나게 살고 싶다.
고민이 없어 보이지만, 생각이 없어 보이지만, 항상 밝아 행복해 보이기만 하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음을 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기도 하기에 고민도, 생각도 그 누구보다 더 많다는 것을. 그리고 그 속에서 또 나는 성장한다.
이 책은 10년 전의 22살 어린 선주에게 주는 이야기이다. 그때 내게 누군가 이런 한마디 던져 주었다면, 조금은 두려움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조금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선택에 임하지 않았을까.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되는 조언 같은 것이다. 어학연수라던지, 워킹홀리데이를 경험해본 사람들이 내 주변에는 있지 않았고, 인터넷으로 얻는 정보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부딪히고, 실패하고, 돌아가는 과정에서 내 길이 만들어졌다. 그 길은 나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두려움이 항상 동반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외국 생활을 기록하는 일은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였고, 그 시작을 할 수 있어서 대단히 기쁘다. 비슷한 상황이었고, 비슷한 고민이었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내가 어떻게 후회 없는 20대를 보냈는지, 그것도 5개국 생활이라는 멋진 생활을 할 수 있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의 이야기가 혹시나 자신감이 없어 잠시 망설이는 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나 또한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평범했던 학창시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걱정만 하며 지냈던 시간들은 아직도 후회로 남지만, 그래도 우연한 계기에 기회를 잘 잡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되었다.
세상이 다 말한다. 나도 할 수 있으니 너도 할 수 있다고.
나 또한 진부한 마음에도 와 닿지 않을지도 모르는 그 이야기를 똑같이 하지만, 이 책을 다 읽어갈 쯤에는 이 책을 보는 누군가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지금보다 딱 한 걸음의 더 큰 용기와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