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마지막 날은 항상 기분이 좋다. 이제 내일은 11월. 이제 카운트 다운 시작이다! 후훗.
크루 드릴이 있는 날, 날씨가 환상이었다. 지난 번에는 비가 막 쏟아져서 일찍 끝났는데 오늘은 이렇게 날씨가 좋으니 ㅎㅎ 야외갑판에 손님들이 뭔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들어보니 돌고래. 크루 드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저 멀리 바다에 작은 소용돌이가 보였다. 돌고래가 들어간 모양이다. 돌고래 목격담이 많이 오고 가는 가운데 나도 사진을 찍으러 간 김에 좀 기다려 보았다. 저 쪽에서 손님들이 손으로 가르치며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나서 보니 큰 물고기인지 애기 돌고래인지 구별을 잘 못하겠는 무언가가 지나가고 있음. 그렇게 한 두 마리 더 보았다. 오늘의 바다 색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예술 색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진한 청록색. 이라고 표현하면 될까… 너무 이쁘다. 사진을 찍었으나 카메라에 잘 담아지질 않는다. 눈으로 많이 담았다.
지루한 듯 지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났다. 지루한 시간은 새로운 취미생활인 연필로 그림을 그리며 보냈다. 잘하고 있어! 나날이 실력이 늘고 있어!! ㅋㅋㅋ
100일간의 긴 항해이다 보니 승객들은 경우에 따라 몇 일 짜리 투어에 참가하기도 한다. 파나마에서 출발한 투어는 마추픽추를 찍고, 어제 니카라과에서 합류하는 일정이었는데 항공편 스케쥴이 맞지 않아 예정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게 되었다. 다음 기항지는 하와이. 이렇게 수십명의 승객을 두고 갈 수는 없지. 급하게 우리는 오늘 과테말라에 왔다. 승하선은 불가능했고, 투어 승객들 만을 태운 채 바로 하와이로 항해 중이다. 지난 크루즈 때는 응급 환자가 정말 많이 발생해서 헬리콥터도 몇 번이나 오고, 12시간을 육지로 되돌아 가기도 하고, 했는데 그에 비하면 이번 크루즈는 정말 조용하다. 물론, 재미난(?) 내부이야기는 많지만… ㅋㅋ
일찍 끝나기도 하고, 1시간 버는 날이기도 해서 영화 한 편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나의 선택은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역시 남자들은 이쁜 여자를 좋아하는 군… ㅋㅋㅋ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자막 읽는 거 넘 귀찮아서? 하나도 못 알아듣는 언어라서?) 이제 조큼 안다고, 정말 조큼 안다고 예전보다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보는 것이 조금 편해졌다. 일본어 공부는…. 쓰기에서 좌절 중… 안 외워져잉…. ㅠㅠㅋ
하와이까지 버틸 재미난 일을 찾아봐야지. 재미난 일이 필요해!!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