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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Jan 30. 2018

포르토, 포르투갈

기념품으로 떠나는 크루즈 세계일주


너무 좋았던 기항지라 일기가 참 길다. 멋있다는 말만 수백번 했던 포르토.  날씨도 너무 좋았고.

이곳은 정말 다시 한 번 꼭 가고 싶다. 아쉬워서가 아니라 그냥 넘 좋아서.... 

도자기 골무 아니라, 철 골무? 쯤 되려나.



2017년 5월 18일 포르토, 포르투갈

포르투갈은 축구 잘하는 나라밖에 잘 모르는데, 포르투갈로 간다. 리셉션에 있지만 일본어로 되어 있어서 읽지도 못하는 일본어 가이드북을 한참 들여다 보았는데, 지하철이 있다는 것 까지 알아내었음. 그리고 친구에게 가고 싶은 성당 위치를 물어보니 어딘가 역이라고 이야기 해 줘서 우선 그 곳으로 정했다. 그것만 보고 와도 성공이겠다 싶었다. 아직 큰 성당을 본 적이 없으니까. 발렌시아에서 성당 안을 본 적은 없지만, 티켓을 살까 말까 한 성당을 잠시 들여다본 적이 있어서 그렇게 감흥은 없었지만, 그래도 가 봐야지 했다. 


어제 저녁, 사실 매일 매일 인터넷을 하긴 한다. 1-20분 정도? 카톡 확인하고,안부 전하고가 전부지만. 몰타에 있는 친구가 블로그 두개를 보내주었다. 포르토에 대한 여행 정보가 담긴. 비록 사진은 느려서 뜨지 않았지만글이 많아서 읽으면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중에 에펠탑을 만든 사람 제자가 만들었 다는 다리를 봐야 한다고 씌여있었는데! 그래 거기다 싶었다! 이 다리와 가이드북에서 본 성당과 그리고 프랜치 어쩌고 하는 샌드위치를 먹어야지 싶었다.


드디어 쉬는 시간!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저 멀리 다리를 지나야 메트로가 있단다. 부지런히 걸어갔다. 항구에서 내리기 때문에 바다를 보는 건 이제 적응이 되엇다. 20분을 걸어야 한다고 씌여있었는데 15분 만에 도착했다. 걸음이 빠른가보다. 뭔가 개방되어 있는 지하철이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티켓을 샀더니 바로 지하철이 왔다. 조금 지루했지만 한 4-30분정도 가니 시내에 도착했다. 나는 다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내리려고 환승했다. 중간에 중국 친구 두 명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가서 그런가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혼자 갔다면 많이 지루했을 것 같다. 물론, 지하철에서 각자 내리고 개인플레이를 했지만 말이다. 


지하철이 보고자 했던 다리 위를 지나간다. 와.... 할 세도 없이 역에 도착했고, 내리니 멋진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안전에 무지한 것인지 이렇게 해도 사고가 없는 것인지 지하철 옆을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있고, 마음대로 건널 수도 있게 되어 있다. 강이 보이는 곳으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 다리는 생각 이외로 멋있었고, 위에서 바라본 저밑의 전경도 멋있었다. 저 밑을 가볼까 말까 하는데 우선은 다리와 가보고자 했던 성당 두 군데에 먼저 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도 참으로 좋았다. 구름이 끼긴 했지만 맑았고, 긴소매를 입고 나왔지만 덥지도 춥지도 않은 적당한 날씨였다. 구름 사이로 해가 나왔다가 들어갔다가를 반복했다. 나도 여느 관광객들처럼 다리위를 건넜다. 사진을 많이 찍긴 했지만, 그래도 눈으로 많이 담아와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 감상을 많이 했다.


 터미널에서 받은 지도에는 많은 유적물들이 표시되어 있었는데 저 멀리 교회의 윗 부분이 보였다. 지난 기항지에서 느꼈듯이 나는 전경을 보는 것을 좋아하더라. 이렇게 포르토에서는 제일 먼저 멋진 전경을 보았으니 이걸로 충분하다 싶었다.그렇게 다리를 다 건너고 어디로 가야할지 갈팡질팡 했는데 저 말리 성당이 보여 사진이나 찍을 요량으로 걸어갔다. 성당 앞에는 색소폰을 부는 아저씨가 운치를 더해주었다. 많은 관광객들이있었고, 보니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나도 성당을 들어가보았고, 잠시 앉아서 벽면도 구경해보았다. 어떻게 이렇게 화려하고 멋지게 지었을까 생각하면서. 종교인이었다면 더 큰 의미를 가졌을 테지만 무교인이라 패스. 앞 광장이 넓게 펼쳐 있었고, 저 멀리 지금 지나온 다리가 보일랑말랑 했다. 


가보고자 했던 성당이 저 밑에 있는 듯 했다. 관광표시가 있길래 로컬 사람들이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골목 골목을 지나자 또다시 관광지다. 과연 입장료가 있었다. 입장료 4.5유로를 지불하고 들어가서 작은 박물관, 지하, 2층 접대실 등을 둘러보고,사진촬영이 허용 안되는 성당안으로 들어갔다. 웅장하다. 지금방금 보고온 성당보다 더욱더 웅장하다. 몰래 사진을 찍을까 하다가 관뒀다. 눈으로 많이 기억해야지.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온 벽면에 조각으로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기억에 나는 건 머리 잘린 -_- 역시잔인한 것인 기억에 오래 남나보다. 


그렇게 성당을 나오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하기야. 아침 10시에나와서 12시가 넘도록 돌아다녔으니 당연히 배가 고플 수 밖에. 기차역근처로 가보기로 했다. 레스토랑이 많겠지. 하고 언덕배기길을 걸어가다 보니 아주 작은 광장과 함께 레스토랑들이 나왔다. 뷰가 좋은 레스토랑은 이미 꽉 찼는데, 나는 점심을 먹으며 와이파이하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한산한 레스토랑으로 정해 들어갔다. 메뉴를 확인해 보니 어제 먹어한다던 그 메뉴가 있어서 바로 주문했다. 물론 당연히 맥주와 함께. 여유롭게 맥주 마시며 와이파이도 하고, 레스토랑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버터와 치즈, 빵을 맛있게 먹었다. 친구한 두 명에게 보이스콜을 걸었는데, 받지 않는다. 세레나에서같이 일하던 동생이 전화를 받아 이래저래 수다를 떨고, 카톡 보낸 또다시 세레나에서 같이 일하던 오빠가전화를 걸어 이래저래 수다를 떨었다. 일본어 공부해서 같이 오자고. 셰프인오빠한테는 8월에 같이 타자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세레나때 무한반복 한중일을 이렇게 벗어날 줄 몰랐다며. 문득, 옛 생각이 많이 났다. 우연찮게 세레나 사람들과 통화를 하게 되어서...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나는 샌드위치라고 해서 식빵을 기대했는데, 완전 햄버거 빵이다. 빵에는 햄과 스테이크만이 들어있었고, 표면은 녹은 치즈로 덮혀 있었다... 와우! 아마 햄도 수제겠지? 하면서 칼로 잘 썰어 먹기 시작했다. 조금 짜긴 했지만 그래도 맛은 좋았다. 이래서 식전 빵을 준 것인가..... ㅋㅋ 항상 그렇듯 1인분은 많다. 어느 순간 위가 작아버린 것인지 저주받은 허벅지에 대한 최소한이 예의표시인지 예전처럼 엄마표현대로 ㅋ 미련스레 많이 먹진 않는다. 그래서 1인분은 많다. 하하. 그래도 다 먹는다는 게 문제.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지만 댓글로 채팅으로 메세지로 내가 살아있음을 알린다.그냥. 뭐랄까. 나를 잊지 말라는? 하하.


그렇게 정말 배 불리 먹었다. 맥주를 워낙 좋아해서 기항지에서 2가지는 꼭 한다. 로컬맥주 먹기.관광지 골무사기. 관광지 자석 사기. 그래도 포트투갈, 특히 포르토는 와인으로 유명하다는데 한 잔 마실껄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배가 너무 부르다. 로컬맥주도 먹어야 했고, 와인도 시켜먹자니 이럴 때는 위가 두 개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배도 부르고 하니 이제 걸어야 할 때! 유명한 기차역까지 걷기 시작했다. 중간에 기념품가게에 들러 골무와냉장고 자석도 사고 구경하면서 걸어갔다. 많은 바에서 사람들이 낮임에도 불구하고 와인을 즐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낮에 맥주나 와인을 마시면 좀 이상하게 볼 까봐 하지 않는데, 나는 기항지에서 꼭 맥주를 시켜 마시고 있다.  그렇게 저 멀리 기차역이 보인다. 기차역에는 타일로 12년에 걸쳐 그린 그림이 있다고 하는데 온 사방 벽이 다 타일 그림이다. 그리고 그 뒤로는 지금도 운행중인 기차역이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기차역 자체가 이렇게 관광지가 될 수 있다니 참으로 신기하다. 발렌시아에서도 기차역이 참 운치가 있었는데, 유럽은 다 이런가 싶다. 아니면 부흥기에 지은 건물들이 많거나. 거의 끝이 보인다. 시내  지하철역까지또다른 광장이 있었다. 광화문 광장의 축소판 같은? 그래도남의 떡이 더 좋아보인다고, 이 곳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유럽관광 처음 해보는 시골소녀의 착각이겠지? 


날씨가 너무 좋다.... 커피 한 잔 하고 싶은데 아직도 배가 부르다. 조금 일찍 항구로 돌아가서 근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들어가야지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항구 근처로 들어왔다. 지하철 역에 수산시장이 있었던 것이 기억나서 들어가보았는데 이미 문을 닫았다. 그러다 2층의 과일 야채 코너로 갔는데 체리가 1킬로에 2.80 유로. 이거면 정말 거저다 거저. 뉴질랜드에서 체리 따던 생각도 나고. 앵두매니아라 아이디도 앵두인데, 앵두 엄마 격인 체리를 이렇게 싸게 먹을 수 있다니 감동이다. 그리스에서 리셉셔니스트가 체리를 사 온 적이 있었는데 가격은 저렴했는데 품질은 중간 정도 였다. 포르투갈 체리는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상급이고. 체리를 너무 많이 한꺼번에 먹으면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한다고 하던데, 나는체리 체질인가... 하하.. 이틀만에 거의 혼자서 체리를 다 먹었다. 너무 맛있다.


항구 근처에서 커피 한 잔 하려던 계획은 바 밖에 보이지 않아서 그냥 돌아왔다.보통은 큰 터미널에 커피숍 하나는 있게 마련인데 작은 터미널이라 와인 프로모션 판매대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모. 뜻깊은 하루를 보냈으니 그걸로 되었다.


예상치 못한 나라.

예상치 못한 볼거리.


너무 급하게 승선해서 기항지에 대한 설레임도 없이 승선해서 기대도 없었다. 그래서 감동이 더욱 큰 가 보다.

저녁에 시간을 내어 무려 30분이나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브런치에 글을 하나 남겼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던지, 아니면 나라를 구하는 남편 내조를 잘 했던지 운이 가득한 내 인생에 대한 짧은 이야기. 며칠 전에 썼던 안부글이 없어져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글을 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점심으로 먹은 포르투갈식 샌드위치, 프란세지냐. 비주얼보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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