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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Feb 01. 2018

르 아브르, 프랑스

기념품으로 떠나는 크루즈 세계일주


마침 일요일에 기항해서 한적한 시내 모습. 바닷가에 사람들 다 모여있음. 투어 버스를 탄 것은 신의 한수였다. 르 아브르.... 평화롭던 기억. 




2017년 5월 21일 르아브르, 프랑스

드디어 프랑스다!

프랑스 회사 클럽메드에서 일해서인지 각별한 정이 느껴진다. 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수많은 프랑스 손님들과 함께 일하고, 프랑스 사람들과 함께 일했다. 프랑스어에 대한 관심이 1도 없어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밖에는 할 줄은 모르지만, 프랑스 하면 클럽메드, 클럽메드 하면 프랑스 생각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프랑스, 사실 내일 루앙에 가기도 하지만 내 이미지의 프랑스는랑만의 도시였는데. 그랬는데.... 항구 도시이니까 시내까지 유료 버스를 운행했는데, 승무원들은 무료이다. 윈다가 이야기해 줘서 살짝 물어봤는데 정말 무료 티켓을 주었다. 1시간에 1대 정도 운행하는 거라 30분 정도 터미널에서 인터넷을 하면서 쉬고, 버스를타고 시내로 나왔다. 일요일이라 북적이는 한국과는 다르게 일요일이라 한산했다. 상점들이 오전에 모두 문을 닫는다고 들었는데, 몇몇을 제외하고는아예 문을 열지도 않았다. 터미널에서 만난 한국 동생들과 함께 나갔는데 배가 고프다기에 먼저 레스토랑을 찾아나섰다. 문을 연 곳이 몇 안되다 보니 모든 레스토랑의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어렵게 고르고 앉아서 주문하려는데 음식은 안된다고 해서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전 11시도 안되는 시각이었으니 당연한걸까. 일요일이라 썬데이 마켓으로 거리가 복잡하긴 했다. 그러다 만난 수퍼마켓도 1시까지 밖에 안한다고 해서 동생들 쇼핑할 거 있어서 쇼핑하고, 한동생이 시간이 별로 없어서 케밥을 사서 간단히 먹고, 노트르담 성당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케밥을 사서 먹으며 이동하는데 커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힝. 강과 다리가 보이는 한적한 곳의 벤치에 앉아 먹으며 잠시나마 날씨와 풍경을 감상했다. 노트르담 성당으로 가는 길에도 벼룩시장 같은 것이 섰다. 아마 르아브르 사람들 개인들이 물건을 가지고 와서 파는 듯 했다. 그렇게 조금을 걸어가니 성당이 보였다. 살짝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관람이 가능해서 들어갔는데, 와. 포르토에서 봤던 성당들과는 많이 다르다. 포르토의 성당들이 화려했다는이 곳은 굉장히 소박하고 절제되어 있는데 화려하다. 모순같은 표현이지만 내가 느낀 점이 그랬다. 벽화도, 화려한 조각도 없지만 어찌 이리 웅장할 수 있는지. 한 벽면에 위치한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도 이 운치에 큰 한몫을 하는 듯 싶었다. 


성당으로 나와 아까 보았던 신기하게 생긴 하얀색 건물을 들어가보기로 했다. 사실 이 건물은 도서관이라고 하는데 굉장히 특이했다. 현대 건물인데 시내 한복판에 있어서 눈길이 가는 건물이었다. 그러나 안은 레스토랑과 작은 도서관이 전부였다. 르 아브르 어디에서나 보이는 높은 교회건물을 가보기로 하고 걸었다. 예배 시간이라 그런지 못 들어갔는데, 문이 열리길래 들어가보았다가 예배 시간이 아직 끝나지 않아 바로 나와야했다. 많은 곳이 찾는 곳인만큼  밖에 관람 가능 시간을 표시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생이 들어갈 시간이라 시내까지 함께 왔다. 맥주 한잔, 커피 한잔 하려고 했는데 뭔가 여의치 않음. 버스정류장에서 본 시티투어버스 가격을 물어보니 12유로 밖에(?) 안한다고 한다. 타고 내려서 관광하는 게 아니라 이 버스를 한 번 타면 1시간 20분 동안 르 아브르 시내를 구경시켜주는 것이었다. 출발 시간까지 30분 정도 시간이 남길래 근처 도서관에 가서 와이파이 인터넷을 했다. 난 분명 아이스 카푸치노를 시켰는데, 그냥 카푸치노를 주었다. 더웠지만, 원래 따뜻한 카푸치노 먹는 동양여자처럼 보이고 싶어 그냥 멜씨보꾸 하고 자리에 앉았다. 


2시 시간 맞춰 버스에 올랐다. 노란색 귀여운 오픈 버스였고, 손님이 나까지 포함해서 5명 정도였다. 헤드폰이 있었는데, 영어 가이드 설명이 있어서 들었다. 이야기는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르 아브르에 대해서 설명하는 식으로 가이드 설명이 나왔다. 재미있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로부터 협찬을 받는지 손녀가 언급하고 할아버지는 그게 모냐 묻는 내용도 있었는데, 흥미로웠다. 여튼. 근처 쇼핑몰도 지나고, 높은 언덕도 오르고, 궁금했던 해변까지 1시간이 넘게 버스를 달리고 달렸다. 내용 중에 1944년에 80프로정도가 파괴되었고, 재건축 프로젝트로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 싶었다. 이래서 역사를 알아야 하는 걸까. 너무 준비없이 승선한 내가 부끄럽기도 했고,한국에 돌아가면 꼭 역사공부를 해서 내가 방문한 곳에 대한 이해를 좀더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높은 언덕 위로 보이는 해변이 참 멋있었는데, 버스에 내리면 가봐야지 했다. 버스에서 내려 기쁜 마음으로 해변으로 걸었다. 배가 조금 출출 하니까 맥주나 칵테일 한 잔 해야지 생각했다. 시내쪽의 상점이나 벼룩시장을 빼고는 다 문을 닫은 상태라서 여기도 조금 한산하겠지 했는데, 마치 르 아브르의 사람들은 다 모인 것 처럼 사람이 정말이지 바글바글 했다. 한여름 해수욕장 풍경같았다. 스케이드 보드 타는 친구들, 잔디밭에서 공놀이 하는 아이들, 야외 바에서 맥주 한잔 하는 모습, 선탠하는 모습. 정말이지 해수욕장 관광지 같았다. 해변에 가서 사람을 부지런히 찍고 나중에 확인해 보았는데 서해바다 온 느낌?하하.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서 근처 바에 들어갔는데, 달콤한 칵테일이 땡겨서 블루라군을 주문해서 마셨다... 아.. 이게천국인가 싶다. 근처 기념품 가게에 들려서 보으는 골무와 냉장고 자석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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