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후기

부제 : 얻은 것

by 꿈꾸는 앵두

가채점을 해 보았더니 운이 좋게 합격인 것 같다. 라고 보통은 후기를 써야 하는데.


난 과락이다.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은 총 4과목을 치르는데 입실시간까지 합치면 9시부터 15시까지 점심시간 50분을 제외하고 빡세게 시험을 본다. 주관식 1문제 교안작성도 있다. 예상했던 것과 같이 가장 어렵고, 자신없던 한국문화에서 역시나 과락이다. 20문제인데 8문제를 못 맞겠나 싶지만 못 맞았다. 답을 쓰지 않은 1문제를 맞게 마킹했다면 7문제 아니라면 6문제를 맞았다. 하지만 사실 이렇게 맞은 것도 기적이다. 처음 들어보는 문학작품, 용어 등이 멘붕이었다.


아쉽진 않다. 당연한 결과고 이미 맞은 문제들 속에도 잘 찍어서 맞은 것도 한 두개 포함되어 있으니 아쉬워하면 안된다. 보통은 합격 후기와 공부 후기를 쓰는데 나는 불합격 이야기를...


대학원 수업(나는 계절제 대학원생)을 듣기 전 '30일 다잡기'로 조금씩 공부하고 있었다. 워낙 기초가 없으니 이해하는 데 오래 걸렸고, 사실 이해도 완전히 하지 못하였다. 도대체 용어가 너무 어렵더라. 내가 너무 만만하게 한국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부끄러웠다.


대학원 수업을 들으며(대학원 수업 후기도 조만간) 너무나 감사하게도 한 교수님 과목을 통해 한국어 문법 개론을 쭉 정리할 수 있었다. 정말 빡셌지만 정말 공부를 많이 했다. 정말 이 교수님 아니었으면 자퇴했을 것 같다. 1학기 들어보고 계속 할 지 말 지 결정하려 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대 만족.

그리고 마지막 종강날,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렇게 한 번 정리했다고 절대 다 아는 거 아니고, 다 알 수도 없어요. 우리가 한 것처럼 3번 정도는 봐야 조금 안다하는 정도일 거예요. 그래도 우리 이번 학기에 이 책 한 권 훑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학부 때 공부했던 분야도 아닐 테고, 비전공자라 힘들었을 텐데 너무나 수고 많았습니다."


마치 나의 고민을 알고 계시다는 듯이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조금의 위안도 되었다. 더욱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채 계절학기 대학원 수업 1학기를 마쳤다.


종강 후, 시험 9월 1일까지 3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그동안 많은 포스팅으로 밝혔다시피 나는 예상치 못하게 일찍 마련한 공간 오픈에 온 힘을 쏟고 있었다. 공부를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매일 같이 죄 지은 마음으로 책은 안 펴지고, 신경 쓸 마음의 여유가 없고, 부랴부랴 기출문제 3회 분을 훑어보고, 교안작성은 전날 양식 연습하고 시험을 보러 갔다.


가채점을 하면서 마주한 시험의 결과는 간단했다.


아는 것은 정확히 맞았고, 모르는 것은 틀렸다.


대학원 수업 전 문제 뜻 조차, 용어 뜻 조차 몰랐던 것이 많았는데 그에 비하면 단기간 많은 발전이다. 그래도 아직 많이 모자라니 다음 학기 개강 때까지 많이 채워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 공부가 하기 싫다거나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얻은 것이다.


2차 면접 준비나 그런 후기도 남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아서... 그 점만 개인적으로 아쉽다 ㅎㅎ


아는 선생님께서 본인이 시험 볼 때 공부했던 책들을 다 택배로 보내주셨는데,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구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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