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골무가 뭐예요?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은 기념이 될 만한 것을 찾게 마련이다. 각종 기념품들이 나라마다 도시마다 있는데 부피가 큰 기념품이 부담스럽다면 냉장고 자석이나 열쇠고리, 엽서, 우표 등이 제격이다. 나도 직접 산 거며, 친구, 지인, 가족들에게 선물로 받은 기념품들을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 어느 한 항공 승무원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아주 작은 도자기인데 술잔 엎어놓은 것과 같은 "도자기 골무" 를 방문 도시마다 기념으로 모은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사진 속의 도자기 골무는 나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도 언젠가 여행을 가면 저것을 모아 봐야지'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세계일주 크루즈에 승선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으랴.
도자기 골무, 사실 골무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 골무란 바느질을 할 때 바늘을 밀어넣기 위해서 손가락에 끼우는 것으로 골무를 끼지 않고 바느질을 할 경우 검지 손가락이 많이 아프다. 요즘은 바느질을 할 기회가 많이 없어서 모르는 사람이 많은 듯. 이 골무를 응용하여 작은 그림을 그리거나 도시나 국가 이름을 적고 도자기로 굽고 기념품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모든 나라에서 도자기 골무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었다. 냉장고 자석이나 엽서, 열쇠고리는 가장 흔하게 관광지 거리에서 볼 수 있다면 이 도자기 골무는 일부러 찾아다녀야 발견할 수가 있다. 하선 이후 누군가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꼭 하는 말이 '너를 위해 도자기 골무를 찾아보았는데 찾기 쉽지 않았다' 였다. 가격은 물가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한화로 2천원정도부터 1만원까지 그 가격도 다양했다.
도자기 형태로 되어 있는 것, 나무를 깍아 만든 것, 귀여온 소녀의 얼굴, 철로 만든 것, 새 모양을 한 것 그 종류 또한 다양해서 한 나라, 한 나라 기항할 때마다 기념품을 사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바늘을 위한 구멍으로 추정되는 윗 부분에 작은 홈들에서 실용적이지는 않지만 골무의 형태를 고수하려고 했던 노력이 엿보인다.
기항지에서 이 도자기 골무와 냉장고 자석을 일부러 사 모았다. 엽서도 최대한 사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항지의 기념품으로 도자기 골무, 냉장고 자석, 엽서를 한 세트로 가지고 있다. 하나씩 살 때는 잘 몰랐지만 하선을 하고 난 후, 볼 때 마다 많은 추억이 되어주고 있어 고맙다.
크루즈 승무원이라면,
여행을 자주 가는 사람이라면,
기념품으로 도자기 골무,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