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주 크루즈를 타면서 세계에 대한 잡지식이 늘었다. 인터넷이 잘되지 않는 환경이기 때문에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바로 해결을 못했지만 경험으로 물어물어 아는 잡지식이 늘었다.
알지 못했던 나라도 많이 알게 되었는데 바로 '파나마'다. 파나마 운하가 파나마에 있어서 운하인지 몰랐지. 그저 이름이 파나마인가 보다 했다. 파나마의 수도는 파나마 시티다.
두 번 기항해서 두 번 파나마 운하를 건넜는데 걸어서 가는 근처 몰 이외에는 나가지 못했던 기억이다. 이런 곳이 베네수엘라가 있었는데 위험해서 그랬으리라.
지도에 표시된 곳의 파나마 운하를 건너지 않으면 남미를 빙~ 돌아서 항해해야 하기 때문에 파나마 운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크루즈는 승객 1명당 통행료를 낸다고 들은 것 같은데 정확하진 않다. 잠시 검색해 보았는데 작년에 통행료 인상이 있었던 모양이다.
기항할 당시만 해도 니카라과 운하가 지어진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사실상 백지화된 듯하다.
파나마 운하에 관한 내용은 [바다에 반하다, 크루즈 승무원]의 내용으로 대신한다.
<파나마 운하>
일어나기도 전부터 안내 방송을 해서 잠에서 깼다. 세계 일주 크루즈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파나마 운하를 건너는 날이었다. 교과서에서 언젠가 봤던 물높이를 맞춰 부력으로 건너는 운하이다.
파나마 운하는 물높이가 다른 두 곳을 갑문으로 연결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형태의 그 운하다. 갑문을 열어 물을 내보내 물높이를 맞추면 선박에 고정한 양쪽의 트레일러가 앞으로 이동하면서 선박을 끈다. 선박의 이동이 끝나면 뒤쪽 갑문을 닫고 다시 앞쪽 갑문을 열어 물을 내보내 물높이를 맞추는 식이다. 파나마 운하의 총 길이는 80km가 넘는데 선박은 강을 따라 항해하다가 갑문이 있는 운하를 건너는 식이다. 갑문이 있는 운하는 총 세 군데가 있다.
파나마 운하를 건너는 선박이 우리 크루즈 선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차례를 기다리고 차례가 오면 선체 양쪽을 트레일러로 연결했다. 그리고 갑문을 열어 물높이가 맞춰지면 선박을 움직이고 다른 수문을 여닫고 하는 과정은 무려 10시간 이상이나 계속되었다. 오션드림호가 입구에서 대기하기 시작한 시각은 오전 9시쯤이었는데 모든 운하를 건너니 오후 8시를 훌쩍 넘겼다. 10시간이 훨씬 넘는 대장정이었다. 온종일 수고한 오션드림호와 담당 승무원에게 엄지척하며 칭찬해 주고 싶었다.
파나마 운하를 지날 때는 바깥 광경을 보기 위해 오후 휴식 시간에 한 번, 밤에 한 번씩 야외 갑판에 올라가 보았다. 인내심이 별로 없어 갑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오래 걸리니 포기하고 내려왔다. 결국 갑문이 열리는 건 사무실에서 CCTV 채널로 시청했다.
사무실과 선실에서 CCTV를 통해 갑문으로 물이 들어오는 모습과 선체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신기했다. 업무로 장시간 운하를 건너는 매 순간을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오션드림호가 아니었다면 내 평생 언제 운하를 건너볼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
오션드림호는 내게 잊지 못할 경험을 추억으로 남겨주었다. 세계 일주를 두 번 했으니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를 두 번씩 건넌 경험을 말이다.
-바다에 반하다, 크루즈 승무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