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공간 만들기 프로젝트 2) 나만의 공간이 생기다

by 꿈꾸는 앵두

당일 오후에 누군가 계약하러 오기로 했다는데 어떻게 내가 계약할 수 있었을까? 건물은 옆 건물에 식당이 있어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동산에서 공부방은 항시 주차하는 차는 없지 않겠느냐고 어필했다고 했다. 일반 사무실을 하면 최소 1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차할 것이고 직원이 있다면 두 대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부동산과 임대인 부부 모두 아이들 공부방을 생각했던 것 같다. 공부방은 주차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임대인은 판단하여 선택한 것 같았다.

나는 차가 없으니 항시 주차하는 차는 없었고 공간을 방문하는 분들도 시간대가 다르게 하루에 1시간씩 1~2대였으니 일반 사무실보다는 사실 주차는 여유 있었다. 임대인 부부와는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건물 맨 위층에 거주하고 계셔서 있는 동안 늘 세심하게 신경 써 주셨다.

상가 계약은 처음이었다. 20살 때부터 자취해서 매년 원룸 계약은 해 보았지만, 상가라니 새로운 세계였다. 해 보지 않은 일은 언제나 두려움과 설렘을 동반한다. 원룸 계약이나 상가 계약이나 같은 계약일 텐데 왜 그렇게 떨리던지 모르겠다. 상가 임대차 계약은 처음이라 잘 몰라서 부동산에 도장이 필요한지 여쭤보기도 했다.

대망의 계약하는 날이었다. 언니와 함께 해당 건물 4층의 주인 세대에 사는 임대인에게 갔다. 인상 좋은 건물 주인과 계약서에 사인했다. 신분증 확인을 할 때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고향이 나와 같은 동해라는 것이었다. 세상이 이렇게 좁다. 나쁜 짓하지 말고 착하게 살아야 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인터넷과 티브이, 수도세는 따로 내가 내야 하는 것으로 부동산에서 전해 들었는데 어차피 건물에 연결된 것이고 수도는 분리하여 청구할 수 없으니 월세에 포함해 주시기로 했다. 관리비는 없었고 따로 부과되는 전기세만 내면 되었다. 나의 주님은 천사가 아닐까 싶은 순간이었다.

열쇠를 받으니 그제야 실감이 났다. 아직도 기억나는 계약일, 2018년 8월 4일 토요일의 일이었다. 입주는 학교가 종강하는 8월 8일 이후에 하기로 했다. 인테리어가 필요하다면 상가는 인테리어 기간을 계약 기간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인테리어가 필요치 않았던 내게는 의미가 없었다.

드디어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

9월 이후로 미뤘던 공간을 얻는 일이 갑자기 진행되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잘 안 풀리는 일도 풀리려고 하는 일은 이렇게 속전속결로 진행이 된다. 마음을 정하기 전 계속 상가 생각이 나고 여러 번 가보고 싶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나도 모르게 꽤 마음에 들었던 듯하다. 운명이었던 것은 아닐까?

계약 후 가장 먼저 걱정한 것은 ‘에어컨 설치’였다. 유난히 더웠던 2018년의 여름을 보내고 있었고 뉴스에서는 ‘에어컨 대란’이라고 매일 떠들어댔기 때문이다.

앞두고 있던 처음 학기의 기말고사보다도, 학생이기에 경제활동을 안 하고 있어 월세를 앞으로 어떻게 내야 할까 하는 걱정보다도, 텅 비어 있는 이 공간을 어떻게 채울지, 앞으로 이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설레고 즐겁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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