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을 때 할 일이 있다는 것, 어딘가 갈 곳이 있다는 사실은 개인에게 안정감과 편안함을 준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일터일 것이다.
공간을 얻기 전에는 매일 ‘오늘은 뭘 하지? 어디에 가지?’ 고민했는데 공간을 얻고 난 후에는 무엇을 하고 어디를 갈지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 너무 좋았다.
공간에서의 시간은 단순하고 평범한 일상이었다. 하루 생활의 만족스러운 루틴을 만들기까지 시행착오가 많았다. 워낙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었던 지라 강제적이지 않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공간에서의 모임을 일부러 오전 시간으로 정했다. 사람은 강제성이 있어야 움직이는 법이었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주로 오전에는 영어 스터디 모임과 독서 모임을 했다. 10시에 시작이니까 9시 전에는 무조건 일어나야 했다. 귀가 시간이 밤 11시쯤이라 집에 가서 정리하고 씻고 자는 시간은 보통 2시를 넘겼다. 그래서 9시 전에 일어나는 것은 나에겐 너무 힘든 일이었다. 일어나면 세수하고 옷 입고 바로 집에서 나왔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는 택시를 탔지만 공간까지는 걸어서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운동삼아 걸어 다녔다. 아침에는 출근시간이라 버스가 밀리니 버스를 타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공간에 도착해서 환기를 시키고, 청소한 후 모임 준비를 하거나 글을 썼다. 맑은 정신일 때 글이 잘 써져서 오전 시간을 이용했다. 아침을 조용히 잘 시작하고 싶어 클래식 라디오도 들었다.
오전 일정이 끝나면 오후는 보통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었다. 가끔 영어 과외 수업이 있었고 대학원생이라는 잊어서는 안 되는 본분이 있어 주로 관련 공부하면서 보냈다.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한 티는 나지 않았지만 조금씩이라도 매일 하려고 노력했다.
저녁에는 영어 과외 수업을 했다.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퇴근 후에 공부하러 오셨다. 수업 후에는 다음 수업 준비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정리하고 청소하고 일기도 썼다.
공간을 나서면 저녁 10, 11시가 훌쩍 넘었다. 계획을 많이 세우는 편이라 하고자 했던 일을 다 못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날이 많아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나은 하루를 살겠다 반성하면서 퇴근했다.
외부에서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하루하루가 특별할 것 없는 단순한 일상을 보내니 가끔은 노력한 만큼 성장하고 있는 게 맞나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티 나지 않는 일,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만 하는 것 같기도 들었지만, 믿고 뚜벅뚜벅 내가 할 일을 했다. 최소한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 장영주는 이런 말을 했다. 하루 연습하지 않으면 스스로가 알고, 이틀 연습하지 않으면 동료가 알고, 사흘 연습하지 않으면 청중이 안다고. 성공의 비밀은 끊임없는 연습이라고.
이 말을 마음속에 새기며 공간에서 나는 매일 끊임없이 무언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