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공간 이모저모 5) 공간 1년 성적표

by 꿈꾸는 앵두

매년 12월에 나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글을 썼다. 한 해를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칭찬도 해 주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공간에서도 1년을 지나고 공간의 성적표를 적어보았다. 내가 준 점수는 10점 만점에 10점이었다. 최선을 다했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공간에서 참 많은 것을 했지만 무엇보다 ‘공간을 시작한 것’에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성인 대상 영어 과외 수업, 시사 영어 스터디, 그리스 신화 원서 읽기 모임, 한국 단편문학 읽기 모임, 대안교육잡지 민들레 읽기 모임, 워킹홀리데이 설명회, 외국인 대상 한국어 수업 등 많은 것을 했다.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이 소수정예의 모임에 '운영’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은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꾸준히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단 한 명이라도 나와 함께 꾸준히 자발적으로 모임을 함께 한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그동안 내 삶은 백 미터 달리기와 같았다. 마치 마라톤을 백 미터 달리기 하는 느낌이랄까. 공간을 얻고 나서는 출발선상에서 긴 인생 여정을 위한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페이스 조절을 잘하며 마라톤을 열심히 뛸 나의 모습을 기대해 보았다. 단지 대학원을 졸업한 후 공간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공간에 바라는 점을 얘기하자면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탄탄하고 내실 있는 곳이 되길 바랐다. 여러 모임과 영어 과외 수업이 모두 처음이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던 공간의 첫 1년이었다. 때로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많이 서툴어 예상치 못하게 마주한 상황에 당황하여 현명한 대처를 못하기도 했다. 최선을 다한다고는 생각했지만 늘 부족했던 마음이 한편에 있었다.

조금씩 발전하고, 나도 공간과 함께 성장하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복합 문화공간'의 모습과 조금은 가까워지지 않을까 기대해 보았다. 앞으로의 공간 존폐 여부는 당장 알 수 없지만 설사 청주의 공간을 접는다고 해도 그 또한 이유가 있을 것이기에 힘차게 한걸음을 내딛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간에 온다면 좋겠다. 사람들이 내 공간에 오고 싶어서 안달해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즐거웠다. 상상 후에는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믿는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것을.

믿는다. 그날은 언젠가 꼭 올 것을.

이전 17화4. 공간 이모저모 4) 공간에서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