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굿바이, 나의 공간 2) 책출판과 결혼

코로나 시국, 책 출판도 하고 결혼도 하고

by 꿈꾸는 앵두

코로나는 우리 곁에 조금씩 다가왔고 어느새 익숙해졌다. 2021년 3월, 1년을 일했던 초등학교를 그만두면서 공간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이 늘었다. 아니 집에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공간에 있었다. 공간에서는 아침에 일정이 있기도 했고 오후 늦게부터 일정이 있기도 했다.

게을러지는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해 일반 회사에 출근하듯이 9시까지 공간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환기를 하며 청소를 했고,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코로나 상황도 점점 익숙해졌다. 많은 영어 과외 수업이 온라인으로 옮겼고 오프라인 수업이 몇 남지 않았다. 하지만 공간은 여전히 내게 일터이자 쉼터였다.

책도 한 권 냈다. 크루즈 관련 책으로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것이었는데 코로나 시국에 해외에서 일하며 여행하는 책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미뤘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되자 하고 싶은 일을 언제까지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실행에 옮겼다.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기를 마냥 기다릴 수 없었고, 상황은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우선 출판을 하기로 했다.

책 내는 모든 과정을 공간과 함께 했다.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디자인 작업과 인쇄 등의 일정은 진행했지만, 글을 모으고 교정하는 일, 책 실물을 배송하는 일 등을 모두 공간과 함께였다. 펀딩을 통해 판매한 초기 물량을 제외하고 책 재고도 공간을 마무리하는 그날까지 공간에 보관했다.



11 책포장 사진 2.jpg <공간에 도착한 내 책 재고>



11 책 포장 사진.jpg <지옥같이 힘들었던 발송 준비>



바쁘게 책 준비를 하던 중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결혼 이야기는 2021년 추석 때부터 오가기 시작했는데 결혼 날짜는 이듬해 2022년 6월로 잡았다. 당시 남자 친구는 청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어 계속 청주에 남아 공간을 운영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대학교 때 이후로 한 지역에 이렇게 오래 머물며 생활한 적이 처음이었다.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공간도 나름의 자리를 잡았으니 내게는 제3의 고향 정도는 되는 곳이었다. 청주를 떠난다는 것, 공간을 정리하는 것은 매우 슬프고 아쉬운 일이었다. 당시 남자 친구는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하라고 말했지만 결혼을 했는데 따로 떨어져 지내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어렵게 청주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 대신 결혼할 때까지는 공간과 함께하기로 했다. 결혼식을 하고 난 후에 천천히 정리하기로 말이다. 공간 계약도 8월 초까지였기 때문에 급할 것은 없었다. 그 사이 주춤하던 코로나 상황이 점점 심해졌고 오프라인 수업이 다시 중단되었다.

코로나로 상황이 변하자 계약이 끝날 때까지 공간과 함께하는 것보다는 어차피 결혼 이후에는 공간을 정리해야 하니 결혼식 전에 지역 이동을 해서 적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섰다. 책 배송도 무사히 마쳤고, 이후 몇 달을 결혼 준비도 해야 했는데 주말만을 이용해서 해야 하는 결혼 준비에 진도가 나가지 않던 참이었다.


아쉽지만 생각보다 일찍 공간을 정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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