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공간이 내게 남긴 것 2) 다시 공간을 한다면

by 꿈꾸는 앵두

4년간 울고 웃으며 생활했던 나의 공간이었다. 주로 혼자 있었지만 매일 방문하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긴 시간 동안 공간과 함께할 수 있었다. 초창기 벽면에 붙여놓았던 어린 왕자의 한 구절처럼 누군가 4시에 온다면 3시부터 설레었던 것 같다. 공간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그리고 누군가가 나를 만나러 오는 일은 너무나 기쁜 일이었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더욱 누군가를 직접 만나는 일이 소중해졌다. 물론 누군가를 만나면서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즐겁고 기쁜 일이 더 컸다.

시작은 잘하는 행동력은 있는데 지속하는 추진력이 부족해 여러 일을 계획대로 잘 마무리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해보고 싶던 일들이 많이 있었는데 하루하루 조금씩 미뤘던 것도 있었고 코로나가 시작되자 무언가를 할 수 없는 상태이다 보니 손을 놓은 영향도 있었다. 외국인들과 모여 한국어 수업을 하고, 동네 어르신들에게 한글이나 영어를 가르치고, 나의 경험이 필요한 이가 있다면 함께 나누는 일 등이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처음부터 4년이라는 기간을 정해놓았다면 조금 더 열심히 했을지도 모르겠다. 한동안은 언제가 끝일지 모르지만 계속 공간과 함께 청주에 머무를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금은 느슨해졌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곳이 점점 채워갈 때의 뿌듯함이 있었다. 벽면의 장식을 바꾸면서 새로운 기분 전환을 들 때도 즐거웠다. 영어 수업의 수강생들이 늘어가고 쉽게 그만둘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만두지 않고 계속 수업을 이어가는 모습을 볼 때의 기쁨 등 그 어느 것 하나 잊지 못할 것이다.

다시 공간을 한다면 확실한 콘셉트를 세우겠다. 여러 가지를 하고 싶다 보니 다양한 것을 한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반면 그 어느 것에도 100% 에너지를 쏟지 못했다는 단점이 극명했기 때문이다.

원칙을 지키며 안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하겠다. 노쇼나 관계에서 상처받았던 것은 어쩌면 내가 한 번만 더 믿어보자고 하는 기대에서 오는 실망이었다. 나를 위해 거절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그 원동력으로 오래도록 꾸준히 공간을 운영하겠다.


나는 다시 공간을 운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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