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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1205. 화재예방도 각자도생?

화재 발생 우려 장소 꼼꼼이 점검해야 할 시기


연말연시에는 평소보다 모임도 많고 대규모로 사람들이 모이는 콘서트나 창고파티 등 형태도 다양하게 열리는데요, 어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오클랜드의 한 창고에서 개최된 파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현재까지 문화예술인 30 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실종되는 대형 참사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2층짜리 창고는 예술가들의 밀집 작업·주거공간으로 작업실 가구, 마네킹, 램프 등 인화물질로 인해 화재에는 무방상태였고 내부 통로는 목재 재질의 임시 계단뿐이었으며, 비상시 명확한 비상 탈출 경로도 없어 최악의 조건이 모두 결합한 후진국형 인재(人災)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는데요.


해당 건물에서는 50~1000여 명에 이르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콘서트가 열렸고 화재가 나면 당연히 분사되어야 할 스프링클러와 화재 경보시설을 갖추지 않아 인명 피해가 더욱 컸다는 것인데요, 국내에도 지난 달 30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800여개의 점포를 모두 태우고 화재발생 60여시간 만이 12월 2일에야 진압됐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은 화재가 나면 취약한 포목, 종이, 의류 등을 취급하는 전통 재래시장으로 과거에도 상인들에게는 좋은 기회인 연말 대목을 앞두고 여러차례 대형화재가 발생한 바 있는데요, 2005년 12월 30일 의류 원단을 취급하던 2지구 상가가 모두 전소해 600억여 원의 재산피해를 낸 바 있죠.


서문시장은 1951년 10월 중순 방화로 인한 화재를 시작으로 1975년 11월에는 담뱃불 실화로 1900여 점포가 잿더미로 변했었고 1976년 12월에도 실화로 인해 650여 개의 점포가 불에 타는 등 지금까지 크고 작은 화재가 10여 차례 발생한 곳입니다.


이번 화재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최근 국내 전통시장에서의 노점상과 상설 점포간의 갈등 차단을 못한 방화이거나 초기화재 발생시 화염을 이웃 점포로 차단하지 못한 재난관리 시스템의 부재가 지적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재난을 소재로 올해 개봉했던 영화 <터널>에서는 이러한 재난관리 시스템 부재와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사태 분석과 피해 복구보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 관료주의를 비판하며 주목받았는데요, 이번 서문시장 화재사고 때 국민들로부터 탄핵,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대통령이 한달 간의 칩거만에 15분 깜짝 방문했던 행보는 영화 속 탁상행정 관료 캐릭터로 행정안전부 장관 역의 김해숙이 메소드 연기를 선보였던 장면과 기시감을 자아내며 국민을 더 분노케하는 것 같습니다. 


지역매체인 영남일보 기자의 취재수첩 칼럼을 통해 위키트리,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등 다수의 큐레이션 미디어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불씨가 사라지지 않았는데도 소방 호스를 빼라고 했다고 하고 민생현장 방문 사진 촬영에는 대구 지역 소방대원이 아닌 소방대원 복장의 엑스트라였다는 후문은 피해 당사자인 상인들을 살피는 민생정치를 외면했다며 지난 주말, 국민들의 촛불 시위에서도 분노한 대구 민심을 엿볼 수 있었어요.


영화 <부산행>이나 개봉을 앞두고 있는 <판도라> 등 영화에서도 한반도에 각종 질병 발생시 끔찍한 인명피해와 지진 발생시 유발될 우려가 큰 원전사고 등 재난 발생으로 인한 아수라장과 같은 지옥도를 경고하고있지만, 최근 AI(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피해와 서문시장 화재사고 등에 비춰볼 때 상상은 현실이 되어가는 듯 보이고 현 정부에 재난에 대비할 콘트롤타워가 정말 존재하는지 조차 의문이 들게 합니다. 



연말연시에 국내 홍대나 대학로 및 전국 대학가 주변에서도 미국 오클랜드의 창고파티와 같은 크고 작은 페스티벌이나 콘서트가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촛불시국에 재난관리 분야에서 손을 놓다시피한 건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영화속 장면처럼 대형 사고라도 발생하는 날엔 참화를 면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 국민 각자가 화재예방에 경각심을 갖고 대규모 공연장이나 전통시장 등에 스프링쿨러나 소화기 등은 잘 구비되었는지 화재 발생 우려가 있는 곳은 어딘지 꼼꼼이 점검해야 할 시기 같아요.


월요일 아침, 좋은 글을 전해드려야 할텐데 '국민은 재난 관리에서도 각자도생으로 주권을 찾아와야 할까'라는 비애가 남습니다.


건조해지기 쉬운 계절, 우리 주변부터 살피는 하루 되시길.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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