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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1217. '비닐봉지 메시' 소년의 소중한 꿈

2의 비밀봉지 메시나 매직펜 김동찬이 많아졌으면..


지난 가을야구를 끝으로 동면에 들어간 프로야구나 수원 삼성의 우승으로 역시 동면에 들어간 프로축구 등 국내 프로스포츠와 달리, 겨울엔 유럽 대륙간컵이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프로스포츠 소식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프로스포츠 세계에서는 연말이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훈훈함을 더하고 있는데요, 한파가 무섭게 다가오던 이번 주에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었던 뉴스가 한 가지 있었죠.


내전으로 폐허가 된 국가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에서 '비닐봉지 메시’라는 애칭을 얻은 한 소년이 지난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와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의 친선경기 때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의 만남이 극적으로 이뤄졌다고 영국 BBC 등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기 때문인데요.



화제의 주인공은 10년 넘게 내전을 치르며 전쟁의 상흔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아프간의 농촌에 사는 6살 소년 무르타자 아흐마디로, 소년의 남다른 메시 사랑 팬심이 참혹한 아비규환의 땅을 훈훈하게 만들었습니다.


아흐마디는 올해 1월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본뜬 하늘색과 흰색 세로 줄무늬의 비닐봉지를 몸에 걸친 사진과 메시의 등번호 숫자 10을 매직펜으로 그려넣은 두 장의 사진으로 인터넷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사연에서는 아흐마디가 메시가 입은 유니폼을 사달라고 조르자 아홉 살 위의 형 하마욘이 비닐봉지와 매직펜으로 유니폼처럼 만든 운동복을 입혀줬다는 사실도 이후 전해졌고 사진 속 소년은 환하게 웃고 있었죠.



그리고 아흐마디는 지난 2월 유엔아동기금을 통해 메시의 사인 유니폼을 선물받은데 이어 지난 14일 안 아흘리와 경기 전에 메시를 만나 품에 안겨 떨어 지지 않으려 했고, 전반전에 한 골을 터뜨려 5-3의 승리를 이끈 자신의 '축구영웅'이 뛰는 경기도 직접 관람하는 '꿈'을 이루게 되었으며 메시처럼 멋진 축구선수가 되는 꿈을 가지게 됐다고 해요.


국내 프로스포츠 K리그에도 조금 상황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사연이 소개됐는데요, ‘매직펜 김동찬’이라 일컫는 대전 시티즌의 5살 소년팬이 팀 간판 공격수 김동찬의 유니폼이 너무 갖고 싶었지만, 대전의 열성팬인 아버지어겐 이미 다른 유니폼이 많아 동찬이의 소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았다고 해요.


사연도, 나이도, 스토리도 아흐마디와 비슷한 대전 시티즌을 좋아하는 다섯 살 김명범 군은 김동찬의 유니폼을 입고 싶어 일반 티셔츠에 매직으로 정성껏 김동찬의 이름과 등 번호 10번을 그려넣었고 이를 보게 된 아버지가 SNS(소셜 네트워크망)에 사연을 올리자 대전 구단에까지 알려졌다고 합니다.



대전 구단은 지난 8월 14일 강원 FC와의 홈 경기에 명범 군에게만 비밀로 하고 경기에 가족을 초대했고 하프 타임을 통해 아이의 사연과 사진을 소개한데 이어 김동찬  선수가 사비로 직접 구입한 새 유니폼을 명범군에게 선물하면서 그라운드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겨울 시즌에는 수십 억 대, 아니 수백 억에 달하는 프로선수들의 이적 기사들이 스포츠신문 메인을 장식하곤 합니다만, 제2의 비밀봉지 메시나 매직펜 김동찬과 같은 유소년들의 꿈이 더 많이 소개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영웅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경기를 직접 보고 선수와 만남을 통해 인생에서 소중한 꿈을 만들어갈테니까요.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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