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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장국영 출연작 베스트10] 9탄. 야반가성

[영화리뷰] 장국영의 감미로운 노래 어우러진 홍콩판 '오페라의 유령'


야반가성( 夜半歌聲; The Fantom Lover), 1994년 작품

(감독 우인태, 출연 장국영 오천련)



영화 <야반가성>의 송단평은 평단으로부터 장국영이 출연한 수 십편의 영화 중 인상적인 캐릭터 가운데 하나인 영화로 손꼽힌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홍콩판을 연상시키는 이야기에서 장국영은 오페라 가수 역 송단평을 맡았는데, 그가 극중 무대에서 연인 두운연(오천련 분)을 위해 직접 부르는 '야반가성'의 테마곡은 감미로운 선율로 인해 영화보다 국내 영화팬들에게 더 잘 알려졌다.


1920년대 신분의 차이가 사랑을 가로막던 시절, 뮤지컬 배우와 부잣집 딸의 만남과 역경 그리고 권력욕에 가득찬 정략결혼의 음모로 인해 매번 만원 사례를 기록한 극장은 화마가 할퀸 폐허로 변하고 주인공 송단평(장국영 분)이 죽었다는 루머를 퍼뜨리게 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배우에겐 치명적인 안면부 테러를 당하고 죽은 듯 살아가던 그에게 '자기 자신과 연인을 속이지말라'고 충고하는 극단 청년 위청의 말에 자극을 받았을까.



10년이 지난 후 폭군 남편의 학대로 미처버린 연인 운연을 위로하는 것이 전부였던 단평은 위청을 통해 다시 올리게 된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에서 또 다시 배우들이 권력의 음모에 희생되는 것을 막기위해 본색을 드러내며 진실을 알리고 군중과 함께 죄인들을 심판하는데..



검은 두건을 쓴 채 노래하는 장국영의 모습은 그의 유작 <이도공간>의 음습함을 미리 암시라도 했을까.."부드러운 키스를 밤새도록 노래에 실어 당신의 마음을 위로하렵니다"라는 가사에서부터 "내 삶이 다할지라도 당신만을 기다리겠습니다"라는 언약까지 그의 영화 가운데 가장 슬픈 사랑의 세레나데로 다가온다.



이 영화는 오페라 가수와 연인의 사랑을 소재로 삼았다는 면에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흡사하단 평가 속에 장국영이 출연한 작품 중 오래도록 그의 연기와 노래가 호평받아 오면서 질리지 않는 영화 중의 한 편으로 기억될 듯하다.

 


영화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극중 삽입된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을 조화시킨 작품처럼 다가오고, <금지옥엽><종횡사해>등과 상반된 음습한 무대장치와 애절하면서도 감미로운 장국영의 음악이 어우러져 실제 그의 죽음 직전 다소 우울하면서도 고독한 심연을 느끼는 듯하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 죽음을 택한 그의 일생과 비슷하다고 할까. 영화적 완성도는 다소 아쉽지만 특히, 뮤지컬 장르답게 등장인물의 대사보다 주연배우들이 부르는 사랑의 세레나데에 담긴 노랫말이 아직도 그를 그리워하는 영화팬들의 가슴에 전해져 깊은 울림을 전할 만 해보인다.


별점 ★★★☆(3.5/5점)


/Chicp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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