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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101.따스한 위안과 현실적자각 던진 드라마

KBS연기대상 '태양의 후예' 송송커플..박신양-박보검-김하늘 최우수상


연말 연시에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공중파TV의 연기대상 생방송을 시청하면서 시상식과 함께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합니다. 지난 한해 동안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드라마와 스타들, 주제곡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기회라 이보다 좋을 수 없는데요.


하루 앞서 진행된 MBC 연기대상이 다소 김빠진 듯한 가운데 드라마 <W>의 이종석이 대상을 수상하며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 겸손한 태도의 수상자나 세태를 반영하는 개념있는 수상소감은 화제가 됩니다.


얼마 전 개최된 대종상 레드카펫에선 이병헌과 일부 신인 외엔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과 대조적으로 연말 방송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은 오래 전 1회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던 원로 배우 임동진 씨부터 최근 블루칩으로 떠오른 스타들, 청소년연기상을 수상한 <오 마이 금비> 허정은 등 아역배우까지 객석을 가득 메워 눈길을 모았지요.



31일엔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KBS 연기대상 시상식이 개최됐는데요, 지난 해는 신드롬을 일으켰던 <태양의 후예><구르미 그린 달빛>를 비롯해 <동네변호사 조들호><오마이 금비><공항가는 길> 등 숱한 명대사를 낳은 KBS 드라마는 화제성이 컸던 것 같습니다.


'2016 KBS 연기대상' 대상 후보에는 어느 해보다 흡인력 있는 캐릭터로 변신한 배우들이 거론돼 대상을 누가 받게될 지 관심이 쏠렸는데, "작품을 대표해서 받는 상"이라며 함께 고생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한 수상소감부터 예상치 못한 수상에 감격을 잇지 못하는 휴머니티까지 수상자 선정과 진행 등에서 연륜을 느끼게 했죠.


5년 만에 <동네변호사 조들호>로 드라마에 컴백한 '연기의 신' 박신양, 안정적 연기와 우월한 비주얼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박보검이 남자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했고 지난해 가장 핫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국민들에게 판타지를 선사했던 송중기, 송혜교 커플이 대상을 차지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어요.



여자 최우수상은 <공항가는 길>의 김하늘이 차지했는데, 대상을 송-송 커플이 차지해선지 몰라도 시상식 내내 베스트커플상에 화제가 모아졌고 송중기는 "2017년에는 참이 거짓을 이기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장영실>로 우수상을 받은 송일국은 "올 해에는 '대한, 민국, 만세'를 마음껏 외칠 수 있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의미심장한 소감으로 눈길을 모았습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로 라미란과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한 차인표는 "50년을 살며 느낀 것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둘째, 거짓은 결코 참을 이길 수 없다. 셋째, 남편은 결코 부인을 이길 수 없다"는 개념소감으로 참석자나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은 물론, 올해 10번째 촛불집회 시위에 나선 시민들에게 위안을 전했죠.


특히, 각종 사건사고가 많았던 격변의 한해 동안 영화 만큼이나 시대를 잘 대변해왔던 드라마에서는 고통받고 소외받는 이들이 가진 작은 소망을 실현시켜주는 '보통사람' 히어로가 많이 등장했고, 갑의 횡포에 참지 않는 을의 반격으로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던 것 같습니다.



판타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송중기는 “걱정 말아요. 미인과 노인과 아이는 보호해야한다는 게 내 원칙이야”라며 대형사고나 사건이 생길 때마다 무능한 정부에 일침을 날리면서 팍팍한 삶에 위안을 전했고,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다. 침묵하고 있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호소하고 싶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 한다”며  사자후를 내뱉는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박신양은 상실한 국격을 되살리는 국민들의 함성을 대변해줬던 것 같아요.


최근에 tvN <도깨비>를 통해 죽음에 관한 성찰과 함께 일상 속 에서 따스한 위안을 선사한 김은숙 작가는 사전제작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2016년 최고의 드라마로 만들면서 로맨스는 물론 판타지의 연금술사라는 수식어가 부럽지않게 사실상 <도깨비>와 더불어 어제 KBS 연기대상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올해에도 판타지나 사극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들은 일상 속에서 분노하고 낙담하는 우리들에게 작은 위안과 현실 자각을 도와줄거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올해는 좋은 드라마를 소개하는 드라마리뷰도 전할 수 있길 바라며..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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