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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123. 반퇴 시대, 시니어 인턴의 도전

속도의 시대, 연륜과 경험 지닌 지혜와 사유가 필요하니까요

 

100세 시대라고 해도 50대가 되면,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반퇴 시대에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그레이(Gray) 청춘이 있습니다. 저성장과 고용 불안으로 위기의 경제가 만들어낸 '시니어 인턴' 제도는 일본처럼 고령화 사회를 앞둔 노년층이 은퇴 후 각종 보조(어시스턴트)로 취업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새해 초 2부작으로 방영된 KBS 특집다큐 <시니어 도전기, 인턴>에서는 평균 나이 65세의 시니어 3인이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위해 각자의 경력을 살려 황혼 취업에 도전하기 위해 한 달간 인턴 생활을 소개하면서 인턴 기간이 끝나고 각각 활동한 회사로부터 근로계약을 쓸지 여부를 타진했죠.

 

1부에서는 인턴 생활을 위해 사진 촬영, 오폐수 정화, 요리 등 각 분야에서 체력 훈련과 멘토로부터 레슨 받는 과정이 그려졌고 2부에서는 이들 시니어 인턴이 조직생활 중 느낀 점과 이들을 교육시킨 담당자들의 코멘트를 대비해서 황혼 취업의 미래를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문화적인 특성상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특기와 경력, 노하우가 풍부해도 결코 황혼 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을 보여줬고 노령화, 1인가구가 점차 증가하는 한국 사회에 황혼 취업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수용해야 할 지 방안도 모색됐지요.

 

사실, 지난해 9월 케이블방송 MBC 에브리원에서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으로 선보였던 <리턴 투 컴퍼니>에서는 은퇴 후 설 자리를 잃은 중장년층이 다시 회사 인턴 생활에 도전하는 서바이벌 미션 수행을 통해 1인에 한해 회사 직원으로 채용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모습을 전한 바 있습니다.



우리에겐 다소 낯선 시니어 인턴 제도는 일본은 물론 미국, 유럽 등에서 젊은이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비롯해 특유의 노하우로 비서직, 통행료 징수원 등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모습을 각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죠.


지난 2015년 10월에 개봉해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하면서 <사도><탐정>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며 전국 관객 361만여 명을 기록했던 영화 <인턴>.


베테랑 연기파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시니어 인턴으로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헤서웨이가 패션 벤처기업의 CEO로 출연했었죠. 성공 가도에 있는 성장 벤처 CEO 줄스(앤 해서웨이 분)가 위기에 부딪히면서 사회공헌 차원에서 단기 인턴으로 채용했다가 해고할 계획을 가졌던 시니어 인턴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 분)에게서 연륜과 지혜를 배우고 느끼게되며 젊은 상사와 나이 든 직원간 케미가 주목됐습니다.



이 영화 역시 고용 불안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하여 산업의 흥망성쇄에 따라 회사를 나온 시니어 인턴과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고독한 워킹맘 CEO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새대간 갈등으로부터 벽을 허물고 벤이 양성 평등과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워킹맘 CEO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면서 화해하는 감동적인 스토리로 그려낸 바 있죠.

 

이렇게 되자 시니어 인턴의 다양한 장점은 CEO에게 위안이 되었고, 이는 확장되어 우리들에게 벤과 같이 연륜과 지혜가 풍부한 키다리아저씨가 필요한 이유를 따스하게 조명했습니다. 물론 엄청난 나이차의 앤 헤서웨이와 로버트 드니로의 케미도 좋았고요.


 

얼마 전 퇴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고백했지만 대통령이나 CEO란 자리는 혼자 결단하고 직원(국민)들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매우 고독감을 느끼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번 KBS 특집다큐에서 3 인의 시니어 인턴은 다행히도 그 전문성과 열정을 높이 사 모두 근로 계약을 하게 돼 제가 더 기뻤는데요, 영화 <인턴>을 보고 혼자 남겨질까봐 불안과 두려움에 쌓인 성장 벤처의 젊은 CEO라면 벤과 같이 포용력이 있는 시니어 인턴을 곁에 두면 어떨까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왜냐면, 속도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놓쳤을지도 모를 지혜와 사유가 필요하니까요.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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