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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211. 영어야 놀자

실용적인 의사 소통을 위한 놀이로서 영어 교육 접근은 어떨까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요, 그 만큼 오랜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인 정책 기조를 가져야 하는데,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정부의 입시정책으로 인해 우리는 수험생을 비롯해 가족 모두가 총력전을 치르는 것 같아요.


OECD 회원국으로서 선진국의 언어 능력을 뒤쫓기위해 세계화 시대라는 담론 하에 대학입시 제도의 변화 등을 통한 언어 인프라 확충에 힘입어 스위스 소재의 다국적 교육기업 EF 에듀케이션 퍼스트가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한 국가별 영어 능력 지수(EF EPI)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비영어권 국가 조사대상 70개국 중 일본(30위), 대만(31위)과 함께 중위권을 지키며 27위를 기록했습니다.


취학 전부터 영어유치원으로 시작해 영어학원, 어학 연수는 물론 화상 영어 등에 이르기 까지 전 세대에 걸친 영어에 대한 투자비는 높은데 영어 능력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게 현실이지요.



이 보고서에서는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인당 영어 사교육 지출 비용이 가장 크지만 성인의 영어 능력은 향상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 공교육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 해요. 혹시 한국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말하기와 쓰기를 중시해야 한다며 지난 정부가 개발한 NEAT(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는 5년 전까지 만해도 TOEIC, TOEFL, GRE를 잇는 영어능력평가 지표로 2018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외국어 영역을 대체한다며 사교육 1번지 대치동을 비롯해 강남, 노량진 학원가에 한 동안 열풍을 몰고 왔다가 2015년 사실상 폐기 됐죠.


수험생들의 변별력을 높이는 본고사 부활 등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입시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정부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 외국어영역을 상대 평가에서 절대 평가로 바꾼다는 새 입시정책을 발표해 이젠 수능에선 외국어 대신 수리나 언어 영역 강사의 위상이 높아질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대학입시 만으로 국민들의 영어 능력을 판단할 수 없겠지만그 동안 입시제도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비는 물론, 경제불황과 가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해 증가했던 교육비 지출을 감안한다면, 수십 년간 영어 교육에 돈을 쏟아 붓다시피 한 국민들의 사교육비가 무용지물이 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중앙일보의 [BIG Picture]라는 연재 코너에 지난 4일자 '인공지능 시대의 영어'란 제목의 칼럼을 읽었는데요, 한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교육정책의 골든타임은 고속 성장하고 있는 세계 통·번역 산업 추세에 비춰볼 때, 20~30년 후 아주 가까운 미래에 AI 번역기가 나오기 전까지가 될거라고요.


정부가 교육비 부담 줄이기 위해 외국어 영역을 절대평가로 바꾸면 학생들과 학부모는 수학 학원으로 몰려들 것이고, 스펙에 포함되는 영어 점수보다 창의성·리더십 등이 중시되고 있으며, 로봇 통·번역사가 등장하면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어질 것이어서 한국의 영어 능력 수준 유지에 걸림돌이 생겼다는 것.




그래도 영어 능력을 높여야하는 이유에 대해 첫째, AI가 통·번역사를 대체하긴 회의적이라며 대체시점이 언제가 될지 불확실하고, 영어 등 외국어를 2가지 이상 사용하는 사람은 언어능력 뿐 아니라 창의력이 발달되며, AI 통·번역기 활용 유무가 부의 척도가 될 수도 있어 근대화에 따라 붕괴됐던 신분제가 다시 부활할 것이기에 사람들이 너도나도 상위 계급에 들어가려고 공부 한다는 것이죠.


흔들리는 교육정책이 수험생이나 학부모에게 부담을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입시나 평가의 척도로서가 아니라 지구촌 어디를 가더라도 실생활에 어려움 없이 실용적인 의사 소통을 위한 놀이로서 영어 교육을 접근하면 어떨까 싶네요.


쾌적하고 평안한 주말 되시길.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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