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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210. 여행, 일상에서의 번지점프

돈으로 경험을 사는 여행 통해 성장과 행복에 대해 사유


행복심리학자로 알려진 서울대 심리학과의 최인철 교수는 "경험을 풍요롭게 하는 소비를 하라"며 행복을 만드는 경험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행복감을 주는 네 가지 활동은 걷기, 놀기, 말하기, 먹기인데 여행은 네 가지가 다 있는 '행복의 뷔페'라고 할 수 있으며, 행복하고자 한다면 삶의 우선 순위를 여행에 두고 시간과 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요. 


돈과 행복에 관해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이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하냐는 질문을 갖게 되면서 최근 돈을 어떻게 써야 행복할까라는 관점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소유물을 위한 소비를 할 것이냐, 경험하고 체험하기  위해 소비를 할 것이냐! 소유물을 샀을 때 경험하는 행복감은 경험을 샀을 때 행복감보다 강도 뿐 아니라 시간도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고 해요. 

 

여행이 행복감을 주는 이유는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인데요, 사람들은 무언가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해요.


몇 년 전에 다녀온 여행에 대해서는 지금도 이야기를 하고, 676일 동안 21개국을 여행했다는 박재병씨, 673일 동안 22개 국가를 다니며 세계일주를 했다는 김물길 작가처럼 인생을 바꿔 놓는 여행도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옷이나 자동차를 샀을 때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는 없지만, 어떤 생각을 통해 여행을 떠난다는 경험으로 자신의 인생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꺼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돈으로 경험을 살 필요가 있다는 것이에요.


얼마 전, 무게를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 '김제동의 톡투유'에서 "내 삶에 무게를 느끼게 하는 것이 있다면, 시간의 흐름에 맡겨 번지범프를 하라"는 조언을 떠올리며  나 자신을 힐링 시켜주는 여행을 제주도나 남해 등 가까운 곳으로 여행해보자는 생각에 이번에 2박 3일 일정으로 일상의 번지점프를 하고 왔어요.

 

이번 제주여행에서 필자 역시 2박이라는 일정으로 항공권과 숙박 예약 말고는 숲에서 산림욕이나 해보자는 생각 외에는 따로 잡지 않았는데, 숙소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여행객의 기호나 성향에 따라 환상숲곶자왈 등 좋은 여행지를 추천해줘서 인생사진도 건지고 보다 많은 성찰과 사유를 하게 된 의미있는 여행이 되었던 것 같아요.


 

특히, 숙소 예약을 할 때 tvN의 여행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서  꽃중년 가수 윤상, 유희열, 이적 3인방의 페루 배낭여행 때 현지에 가서 개별 욕실이 딸린 게스트하우스 찾아 고생했던 장면이 떠올렸죠. 도미토리 형식보다 1인실의 개별 욕실이 딸리고 귀차니즘 여행객의 기호에 맞는 조식을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해 에약하게 됐죠.  

 

실제 가보니 SNS에서 인생사진으로 남길 만한 판타스틱한 자연의 풍광이 힐링을 안겨줬고, 아침마다 나오는 오색의 컬러푸드 브런치와 여행객들이 일상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든 카페, 그리고 현지 주민을 통해 알게 된 환상숲곶자왈과 저지리예술인마을, 제주현대미술관 등은 철이 바뀌어 봄에 한번 더 다녀오고픈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여행의 의미는 머물고 걷는 것에 있듯이 도시에서처럼 시간의 강박에 구속됨 없이 걷다가 힘들면 멈춰 쉬며 먹고, 그러다가 에너지가 충전되면 다시 걷고 보고 느끼는 그런 여행이 되었던 것 같아요.



특히, 눈보라가 치다가 비로 바뀌는 한편 어느새 햇살이 비추는 변화무쌍한 제주도의 기후는 서울보다 기온은 높지만 바닷바람의 영향 탓인지 무척 매서웠고 인간의 능력으로는 앞 일을 예측하지 못하게 하는 자연의 섭리를 깨닫게 해줬던 것 같아요.

 

힐링 여행을 소재로 무기력한 일상 속의 나를 깨워줬던 영화 <나의 산티아고>에서 극중 주인공이 여행을 무작정 떠나 여행의 목적을 찾듯 필자 역시도 여행의 목적을 찾고자 했는데요, 강한 바람이 동반된 겨울비는 나그네에게 쉼을 허락했고 돌아다니면 몰랐을 많은 이야기들을 게스트하우스의 현지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듣게 되면서 그 동안 제주도를 몇 차례 와봤지만 이번 처럼 알찬 여행정보를 많이 얻은 적도 없는 것 같아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비트렌드 키워드로 떠오른 '평타'는 일상 속에서 무엇을 할지 말지, 어떤 것을 할지, 등 결정장애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들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를 기회로 정기구독(서브스크립션) 커머스와 큐레이션 서비스가 급부상했죠.



필자가 묵었던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의 하랑게스트하우스 대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일단 여행을 떠나면 된다. 여행을 할까 말까 주저하는 것보다 일단 떠나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 등을 운영하는 현지 주민들에게 조언을 들으면 기억에 남는 가장 좋은 여행이 될 것"이라고요.

 

그는 "처음에 오신 분들은 제주도 전역을 도는데, 가는 지역을 알고 오면 여행이 즐거울 것이다. 여행객이 운전을 최소화하면서 알찬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며 "자신의 일정에 따라 숙소 반경 20 km 범위 내에서 여행을 하거나 숙박지 주변의 동네 투어를 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최인철 교수나 제주도 현지인들의 조언처럼  돈으로 경험을 사는 여행이란 일의 번지점프를 통해 성장과 행복에 대한 사유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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