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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209. 천연 원시림의 순환과 공존, 상생

갈등이 생겼을 때 '아름다운 숲'이 될거란 믿음으로 해결방안 모색


청정 제주를 표방하는 제주도 역시 도시화에 따른 난개발로 교육도시, 골프장, 각종 관광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천연 원시림인 곶자왈이 네 군데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합니다.


곶자왈이란, ‘곶’과 ‘자왈’의 합성어로 된 고유 제주어로 곶은 숲을 뜻하며 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얽힌 가시덤불'을 일컫는 말로 용암 지형 위에 형성된 가시덤불 숲을 말합니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남부지역이 북부 지역보다 해양성 기후의 특색이 잘 나타내는데요 30년전 산딸기, 복분자, 가시오가피 등 가시덤불이 숲을 지켜주었다고 해요.



햇볕을 잘 받는 나무들이 자라면서 겨울에 딸기를 수확하고 성장하는 나무들로 인해 햇볕을 받지 못하는 가시덤불은 죽어 흙이 되지만 그것이 자양분이 되어 아름다운 숲을 만들어 환상적인 숲이라고 해서 불리는 '환상숲곶자왈'은 세가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용암의 끝자락에 위치해 돌출되어 푹 꺼진 암반이 많은 지질 공원으로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됐고, 사시사철 나무와 식물들이 푸르며 겨울에 열매를 맺고 봄에는 낙엽이 지는 천연 원시림의 생태계를 띠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기후적 특성으로 곶자왈 외부가 봄일땐 가을 같고 가을엔 봄 같다고 해요.


환상숲곶자왈 공원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숲 해설가의 풍부하고 친절한 해설이 있는데요, 50분간 치유의 숲에서 산림욕을 하며 열매에 마취 성분이 있어 낚시에 사용된 커다란 때죽나무에서 얽히고 설킨 칡과 등나무를 통해 '갈등', 그 의미를 알게 됐네요.



갈등(葛藤)이란, 칡의 '갈(葛)'과 등나무의 '등(藤)'이 합성어로 중국에서 유래한 한자어가 아니라 숲에서 기인한 단어인데, 먼저 태어난 나무는 안에 있고 나중에 태어난 나무는 항상 밖에만 있으니까 가운데 있으면 힘들어져 살아가는 모습에 비유했습니다.


칡은 오른쪽으로만 감아 올라갈 수 있는 덩굴식물이고, 반대로 등나무는 왼쪽에서 감아 올라갈 수 있어 각자 살아가면 문제가 없지만 두 나무가 한 나무에서 만나면 계속 싸우게 되는 형국을 나타낸 말 같아요.




현재는 칡이 안에 오른쪽으로 올라가고 있고 밖에 등나무가 왼쪽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원래는 등나무가 먼저 왼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그 위를 칡나무가 감아 올라가면서 위에서 막 누르고 가운데 있는 때죽나무도 점점 커지니까 사이에 낀 등나무가 말라 죽어버려 때죽나무 위에 죽은 흔적을 남겨 놓습니다.


가시덤불들이 어딘가에 묻혀있다가 햇볕이 들어와서 재생되어 숲을 만들었듯 등나무의 뿌리도 어딘가에 묻혀 있다가 자기가 태어날 환경이 되니까 다시 태어나서 역전을 한 것이라고 해요.


숲 해설가는 "자기를 먼저 죽였던 칡나무에 복수하면서 감아 올라가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 복수의 시작이다. 지금은 같이 있는걸 볼 수 있지만 몇 년 후에 왔을 때 가운데 낀 칡나무가 죽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어요.



그렇게 등나무는 잘 살아 가겠지만 나중에 또 언젠가 칡나무가 다시 태어나면 등나무가 말라 죽어버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칡과 등나무가 같이 태어나면 둘 중에 하나가 없어져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갈등'이란 말이 유래됐다고 합니다.


그는 또 "갈등을 안 좋게 생각할 수 있지만, 나무들 간의 갈등으로 환상숲이 태어났다. 참나무가 죽어서 흙이 되고 흙의 영양분으로인해 다른 나무들이 점점 성장해서 아름다운 숲을 이룬 것"이라며 "우리에게 갈등이 생겼을 때 아름다운 숲이 될거란 믿음을 갖고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주변 환경과 기후 조건을 이겨낸 나무와 식물들의 놀라운 생명력은 경외감마저 들게 하면서 갈등에 휩싸인 인간 사회에 순환이라는 자연의 이치와 공존, 상생 등의 담론을 던지며 의미있는 힐링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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