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더, 제철영화로 3050 아버지 세대에 헌사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이창동 키드의 존재감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소재의 CGV왕십리에서 개최된 영화 <싱글라이더> 언론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이창동 감독의 연출부 출신으로 충무로 입성을 신고한 이주영 감독과 주연 배우인 이병헌을 비롯해 공효진, 안소희가 참석했다.



오는 22일 개봉 예정인 영화 <싱글라이더>(연출 이주영, 제작 퍼펙트스톰필름)는 증권사 지점장으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 사건이 발생한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떠나면서 마주하게 되는 충격적인 진실을 소재로 상업 영화로는 오랜만에 만나는 서스펜스 멜로 영화이다.



특이한 것은 지난해 영화 <밀정>을 배급했던 다국적 배급사 워너브라더스코리아가 두번째로 배급을 나선 작품인데, 배우들의 대사가 절제돼 등장인물의 표정과 시선 만으로도 쓸쓸하고 공허한 정서를 느끼게 만든다.



이 영화는 내 주변의 행복과 소중한 것을 잃은 채 장밋빛 환상에 매인 현대인들에게 '너무 좋은 거래에는 항상 거짓이 있는 법'이라는 경계 의식을 일깨우면서 최근 스릴러와 액션영화에서 만났던 것과 낯설게 <번지 점프를 하다> 이후 16 년 만에 애달픈 부성애를 진지하고 감성적으로 표현해내는 이병헌의 멜로 장르 컴백이 반가운 작품이다.



아름다운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 등 호주 로케이션으로 촬영돼 출연배우인 공효진이 실제 살았다는 본다이 비치 등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하여 이와 대조적으로 주인공의 상실감과 고독을 점점 응축시켜나가다가 후반부 한번에 걸쳐 감정을 터뜨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 정서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이병헌의 아내 역으로 공효진이 바이올리니스트로 변신해 그가 출연했던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신민아의 바이올린 연주에 흔들렸던 장면이 데자뷔되면서 아내의 주변을돌며 그녀의 연주에 마음이 흔들리는 남자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이주영 감독은 박찬욱과 김기덕 키드가 맹활약 하고있는 충무로에 영화 <커피메이트>의 이현하 감독과 함께 이창동 키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절제되고 감각적인 연출로 올해 주목할 만한 신예 작가가 되기에 충분해보인다.



이주영 감독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함께 시간 차를 두고 자신에게 벌어지는 어떤 상황에 느끼는 아이러니를 주로 이야기를 만드는데 가장 크게 활용했다. 자신의 마음이 시간차를 두고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해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영화는 재치있는 공효진의 멘트처럼 비애와 공허함의 기운으로 가득차 겨울을 지나 봄이 다가오는 지금쯤 나와야 할 제철영화로 30~50대 아버지들에 대한 헌사처럼 다가온다.


별점 ★★★★☆(4.5/5점 기준)


한핏줄 영화 - 언어의 정원, 달콤한 인생,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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