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레터_0405. 청명에 싹 틔운 '엘롯기' 희망가

프로야구, 만년 하위 인기구단 FA-용병 선수 활약 동반 상승세

어제 4일은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인 청명(淸明)이었죠. 청명은 한식의 하루 전날이나 한식 날이 되고 식목일(5일)과 이어져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청명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봄일을 시작해 이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왔습니다.

청명 무렵에는 농부들이 논농사 준비작업을 하는 시기로, 논밭둑을 손질하는 가래질을 시작하는데요, 다음 절기인 곡우까지는 못자리판을 해서 농사 일꾼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청명·곡우 식에 일꾼을 구하기도 했다고 해요.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봄꽃들이 봄날의 따스한 기운을 발산하면서 싱그러움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2017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개막하면서 그라운드에 열기를 더해가고 있어요.

 3연전을 마치고 두번째 시리즈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FA(자유계약) 선수 영입과 해외파 선수의 복귀, 외국인 용병 선수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순위의 지각변동을 예감케 하는 것 같아요.

시즌 시작과 함께 관중들을 몰고 다니는 인기구단 LG, 롯데, KIA가 매년 최하위권에 함께 머물면서 가장 강력한 동맹이란 뜻의 '엘롯기'가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KT까지 포함시켜 야구팬들에게 희망고문만 남기는 만년하위 동맹이라며 '엘로키티'가 됐고 지난해 상반기에 네 팀이 7-10위까지 차지해 팬들이 자조섞인 애정을 보내면서 포털사이트에서 '헬로키티' 동맹이란 용어를 낳았죠.

그러던 헬로키티 동맹은 시즌 초반이지만 김진욱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KT가 개막 4연승으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두산을 제외하고 LG, 롯데, KIA가 상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에 삼성, SK, 한화  등 팀은 수비 실책이 이어지며 국내 프로야구의 수준을 의심케 했습니다.

시즌 초반, 이들 고정팬들이 많은 엘롯기의 성적이 동반 상승하면서 올해 프로야구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는데요 LG 차우찬, 롯데 이대호, KIA 최형우 등 새로 영입한 FA 선수들이 산뜻한 출발을 주도하면 투수력과 타선의 조화는 물론,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이고 있네요.

LG는 삼성으로부터 투수 차우찬을 영입했고, 롯데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대호가 복귀했으며, KIA는 해외 진출을 한 해 미룬 FA선수 였던 양현종을 비롯 거포 나지완과 각각 재계약했고, 삼성 출신 타자 최형우를 4년 100억원 연봉에 영입하면서 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줬죠.

엘롯기(LG-KIA-롯데) 구단은 올해 통 큰 투자로 주목받거 있는데요, 세 구단은 전체 703억 원 중 60%가 넘는 430억 원을 쏟아 부었고 이대호는 친정팀 롯데와 4년에 150억원의 연봉으로 6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했죠.

또한 지난해 주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용병들을 제외하고 각 구단은 새로운 용병 선수들을 영입했는데요, 앞선 FA선수와 더불어 용병 선수 영입이 시너지 효과를 이룬 엘롯기, 세 팀은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프로야구 사상 첫 500만 관중을 돌파했던 지난 1995년 ‘엘롯기’(LG, 롯데, KIA)가 동반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정도로 성적이 좋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시즌초반 신예 김원석의 매직이 통하고 있는 '마리한화', 한화까지 더해 만년 하위구단들이 반란을 예고하는 올 시즌에서 프로야구가 900만 관중 시대를 열지 주목됩니다.

지난 4일, 공교롭게도 양현종과 차우찬이 광주와 잠실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에이스의 품격'을 보이며 쾌승을 거뒀고, FA 대어 최형우-이대호는 득점 찬스에서 해결사 본능을 발휘해 동반해 1승을 챙긴 엘롯기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귀인이 나타난다는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격언이 있는데요, 이들 세 팀은 지난해까지 부지깽이처럼 생명력이 다한 나무같았다가 올 시즌 초반, FA선수들의 활약으로 팀에 활기를 찾으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싹을 틔운 듯 보여요.

From Morning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