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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404. 여가와 힐링이 중요한 까닭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


옳은 저널리즘을 올곧게 실행해 주목받고 있는 JTBC의 보도프로그램 '뉴스룸'은 보도 말미에 음악을 선곡해 들려주는 실험으로 '보도프로그램의 연성화'로 주목 받아 왔는데요, 진행자인 안나경 앵커와 오대영 기자가 예능프로그램 ‘톡투유'의 100회 특집을 맞이해 방송 스튜디오에서 '팩트체크' 코너의 포맷으로 '톡투유'의 성과를 진단해 눈길을 모았죠.


2일 오후 방송된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 제작진의 100회 특집 출연을 희망하는 게스트 설문 조사에서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가 1위를 차지했지만, 최근 JTBC를 둘러싼 내외부 여건상 쉽지 않은 것을 반영이라도 하듯, 손 앵커와 함께 뉴스룸의 주중 진행을 맡으며 방송계의 여신으로 떠오른 안나경 앵커의  간접 출연으로 방송사가 예능 프로그램인 '톡투유'에 대해 애정을 표시한 것 같았어요.


특히, 이번 방송에서는 '톡투유'가 JTBC의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100회를 넘은 네 번째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팩트 위주의 경직된 텍스트가 주를 이루는 보도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의 콜라보라고 할 만큼 향후 '선택 2017' 대통령 선거 관련 방송에서도 벤치마킹 해도 좋을 새로운 시도로 보여집니다.



‘당신의 100가지 이야기’라는 토크를 주제로, 사연과 이름을 적은 공을 무대위의 유리박스에 넣은 방청객들은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사연을 소개하는 100회 특집의 의미를 더했으며, 이날 방송에는 제작진 내부 설문조사에서 손석희에 이어 2위에 오른 배우 박하선이 게스트로 참석하고, 물리학자인 김상욱 부산대 교수, 인문학 강사인 최진기 오마이스쿨 대표, 가수 유성은이 패널로 참석해 '여가와 100'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성남시 홍보대사를 희망한다는 일곱 명의 아이를 둔 다둥이 아빠, 병상에서 일어선 아내를 위해 첫번째 서울 나들이에 나선 중년 부부, 사춘기 자녀를 둔 아버지의 고민, 직업과 취업, 꿈에 대한 솔직 담백한 사연들로 소통하고 객석의 청중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어요.


최진기 대표는 "백이란 의미는 '많다'를 뜻하는 말로, 백전백승은 '모든'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말하는 것처럼 숫자 100은 완성의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죠.



이어 "톡투유의 100회는 이제 톡투유도 사람들에게 힐링을 주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완성이 된 것"이라며 "이제 톡투유도 새로워진 톡투유가 되어야 하며, 그 변화는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는게 지겨워 일하고 싶다는 방청객의 사연에 김상욱 교수는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이 '게으름의 찬양'이라는 글에서 '노예의 교육'이라 지적한 것에 대해 "우리가 논다는 것에 반감을 갖는 건 노는 게 왠지 죄스럽게 느끼도록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이어 그는 "사람들은 일하는 시간 외에 여가 시간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데, 그렇다면 우리는 놀려고 일하는 것"이라며 "기계와 함께 살아가는 미래가 희망적인 건 일할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인데, 이제는 우리가 논다는 것에 대한 어감을 바꿔야 하고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에 김제동은 "노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더 나아가서 인류의 모든 문화 유산들은 노는 것들, 다시 말하면 잉여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이 만들어냈다. 전부 사냥하러 나갈 때, 동굴에서 놀던 사람들이 벽화를 그려 인류의 문화유산이 됐다"며 객석에 폭소를 안겼죠.


최진기 대표는 아이의 교육법에 대해 "긍정유인을 던져주는 게 점점 중요해지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키워주기 때문"인데 "긍정유인을 던져주려면 아이에 대해 잘 알아야 하므로 자녀와 소통해서 파악한 후 긍정유인을 던져줬을 때 아이들에게 성취감을 부여하고 창의력을 키워준다"고 설명했어요.



이에 박하선은 "10대 때 아버지가 무서워 반항을 해본 적이 없어 사춘기가 없이 지나갔는데 뒤늦게 20대에 그게 터졌다. 어른이 되서 사춘기가 오면 그 누구도 감싸주지 않아 더 힘들었다"며 "필요한 건 존중, 같은 사람으로써 날 이해해주는 존중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필자 역시 프로그램이 '힐링토크'라는 성격 탓에 1, 2주에 한번 꼴로 모닝레터에서 '톡투유'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논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던 것 같아요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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