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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409. 벚꽃연금 장범준의 음악 세계

[영화리뷰]'다시, 벚꽃' 음악이 즐거운 일상이 되길 바라는 서른 즈음


지난 7일, 집 근처 불광천에 활짝 피어난 벚꽃 구경을 하고 들어가는 길에 단골 카페에 들렀는데요, 카페에 들어서자 마자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들려오지 않겠어요.


카페 사장님이 장범준 노래를 좋아해서 손님들이 없을 때 주로 듣는다며 "좋아할 줄 몰랐다"고 응답해서 "마침, 오전에 장범준의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 <다시, 벚꽃>을 관람하고 들어오는 길에 불광천에서 벚꽃 구경을 하고 와서 듣고 싶었다"고  해서 이심전심이란 생각이 들었죠.


지난 주까지만 해도 꽃 봉오리만 내밀며 봄을 시샘하는 바람 탓인지 쌀쌀한 날씨 탓인지 양재천 산책로는 햇볕이 잘 드는 곳만 개화하고 오히려 개나리꽃이 노랗게 물들었는데, 최근 비가 내리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벚꽃 특유의 화사함과 즉흥적인 개화에 따라 수 많은 상춘객들을 반기며 불광천 산책로 주변을 연분홍 빛깔로 곱게 물들어 놓았습니다.



슈퍼스타K에서 3인조 그룹 버스커버스커로 데뷔한 가수 장범준이 이별에 대한 내용을 주제로 만든 '벚꽃 엔딩'은 역설적으로 벚꽃이 개화하기 전부터 연인들이 가장 많이 듣는 노래가 됐죠.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지난 7일, 음원사이트 멜론의 실시간 차트 10위에 오르며 완연한 봄을 알린 것 같아요.


지난 2012년 버스커버스커 1집으로 발표돼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벚꽃엔딩'은 매년 봄마다 음원 차트에 등장한다고 하여 '벚꽃좀비'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매년 10월의 마지막 날에는 어김없이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각종 매체에서 울려 퍼지듯, '벚꽃엔딩'은 브랜드화 됐고 이 시기에 버스커버스커의 음원 수익이 늘어날 거라며 '벚꽃 연금' 수혜자라고도 불리기도 하죠.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장범준이 솔로 아티스트로 변신한 후에 기존 가요들과 차별화된 그의 음색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캐롤이 들려오듯, 거리 곳곳에서 봄의 전령사처럼 그리고 봄 캐롤로 다가옵니다.



장범준의 노래는 윤형주, 송창식과 이들의 프로젝트 그룹 트윈폴리오 등 통키타를 기반으로 한 포크가요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면서 봄철에 또 가장 많이 듣게 되는 김광석의 노래와 미국의 포크록인 컨트리 음악, 록발라드라 불리는 소프트록 등 장르의 어떤 중간 지점에서 자신만의 특화된 장점을 봄의 서정성과 가장 잘 조화시켜내는 것 같아요.


최근 본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벚꽃> 역시 솔로 아티스로서의 장범준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가 2015년 여름부터 2016년 3월, 2집 앨범을 출시하기 까지의 시기를 배경으로 잔잔하면서도 보다 다양한 음악팬들과 소통하려는 그의 음악적 실험과 음악 세계가 잘 녹아있는 것 같았어요.


특히, 앨범 발매 당시에 1만 장 한정판으로 ‘금세 사랑에 빠지는’의 박수봉 웹툰작가와 콜라보로 400여 페이지 가량의 카툰과 2장의 CD로 기획된 장범준 2집 앨범은 예약판매에서 매진을 기록했고, 타이틀곡인 '빗속으로'를 비롯해 ‘사랑에 빠졌죠’ 등이 음원 공개 당일 새벽, 멜론 등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죠.



특히, 서른 즈음에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장범준이 20대를 보내며 '벚꽃엔딩' 등 그의 대표곡들의 배경이 된 상명대 천안캠퍼스와 자취방 등을 박 작가와 동반해 답사하며 그의 음악적 영감에 관한 스토리를 웹툰 '금세 사랑에 빠지는'에 담아냈습니다.


한편으로, 전문 세션들과 꼬박 5개월 간을 앨범 작업을 하는 과정은 매우 고되고 힘들어 보이지만, "음악이 즐거운 일상이 되길 바란다"는 그의 생각에 작은 카페나 거리에서 팬들과 소통하고 자신의 재능을 아마추어 뮤지션과 앙상블 공연을 펼치며, 배우고 새로와지려고 노력하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담담하게 담아낸 음악영화로 추천할 만합니다.



뻔한 음악이 아니라 그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앙상블 세션 멤버들의 평에서도 마치 장기하가 록에서 브랜드화 됐듯이 2집 앨범을 준비하면서 싱어 송 라이팅은 물론 절정의 통키타 실력까지 갖춘 장범준이란 브랜드 역시 한 철 지나면 잊혀지는 가수가 아닌 '스테디셀러'처럼 각 세대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뮤지션으로 다가올 것 같아요.


'벚꽃엔딩'과 함께 '여수 밤바다', 그리고 2집 앨범 곡으로 음원 발표 당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빗속으로' 한번 들어보시길.


From Morningman.

버스커버스커 시절 장범준이 부른 '벚꽃 엔딩'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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