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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424. 스크린 속 야구의 기적과 감동

예측이 깨지는 순간 더 큰 감동의 드라마가 탄생하기도


봄을 기다리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야구팬들에게는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됨에 따라 반가운 전보와 같고 야구장을 찾는 가족 단위 팬들과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주말에 데이트 장소로도 주목받고 있어요. 특히, 지난해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며 '엘롯기'라 불렸던 인기구단 LG, 롯데, KIA의 시즌 초반 상승세로 올해 관중 수는 900만 명을 바라보고 있어요.


OBS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 '전기현의 씨네뮤직'에서 전한 스포츠 영화, 그 가운데 극적인 감동과 재미를 안기는 야구를 소재로, '꿈의 그라운드, 야구'라는 제목으로 메이저 리그가 배경인 <날 미치게 하는 남자>와 <사랑을 위하여>, 국내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이야기 <슈퍼스타 감사용>과 <퍼펙트게임> 등 4편이 주목됐어요.


전기현은 "야구는 복잡한 규칙 속에 수많은 변수가 숨어 있고 결과를 예측하는 재미가 있는 매력적인 스포츠인데, 당연해 보이던 예측이 깨지는 순간 더 큰 감동의 드라마가 탄생하기도 한다"면서 "사랑과 우정, 꿈과 현실, 야구팬과 선수가 하나 돼 목표를 향해 나가는 모습에 야구에 빠져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죠.



2005년 작으로 페럴리 형제가 연출한 영화 <날 미치게 하는 남자>에서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인기구단 보스턴 레드삭스의 23년간 열혈팬으로 살아온 한 청년이 운명처럼 한 여인을 만나면서 야구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통해 야구가 선수와 팬이 함께 뛰는 스포츠임을 그려냅니다.


일에 푹 빠져 살던 린지(드류 배리모어 분)가 고교 수학교사 벤(지미 펄론 분)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 곧 자신에게 향하게 될 거라고 믿으면서 프러포즈 선물로 개막전 입장권을 수락하면서 좋은 날을 보내는 듯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고전을 면치 못하는 레드삭스팀처럼 벤은 노트북을 들고 야구장에 온 린지를 이해하지 못했고, 린지는 온통 야구에만 집중하는 그가 야속했어요.


야구가 인생의 전부였다는 고정 좌석 입장권을 팔려고 할 때쯤, 경기장 한가운데 린지가 난입해서 벤에게 달려오고 입장권 양도증서를 찢어 버리고, 서로가 서로를 양보하고 배려하며 사랑을 되찾아 키스를 하는 그 순간, 놀랍게도 86년간 보스턴 레드삭스를 괴롭히던 '밤비노의 저주'는 물러가고 이틀 연속 연장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차지하며 결국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합니다.



벤과 린지가 야구장에서 데이트하는 장면에서 흐르던 사운드트랙, 닐 다이아몬드의 '스위트 캐롤라인'은 케네디 대통령의 딸을 보고 만든 곡으로 레드삭스의 팬이라면 알 수도 있을 텐데요, 2002년부터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 구정인 펜웨이파크에서 8회 말 공격을 앞두고 울려 퍼지고 있다고 해요.


야구 선수 출신이기도 한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사랑을 위하여>에서는 16세에 미혼모가 된 한 여인, 제인(켈리 프레스턴 분)과 사랑에 빠진 메이저리거의 이야기를 그려내는데요, 불의의 사고로 손을 다친 메이저리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투수 빌리(케빈 토스트너 분)는 "야구 없는 인생은 죽음과도 같다"며 연인과의 이별을 선언하지만, 재활 후에 19년간 몸을 담았던 그라운드와 이별을 앞두고 40세에 등판해 퍼펙트 게임을 만들어내며 유종의 미를 거둡니다.


이 영화는 <열 아홉번째 남자><꿈의 구장>과 함께 케빈 코스트너의 야구영화 3부작으로 일컬어지는데요 꿈, 사랑, 인생의 희로애락이 야구에 담긴 영화로, 보는 내내 야구 경기를 관람하듯 생생하고 가슴 벅찬 기적과 감동을 선사했어요.



국내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도 35년째를 맞았는데요, 김종현 감독의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에서는 프로야구 원년 우승팀인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전 처리 전문 투수 감사용의 이야기를 담아냈는데요, 그가 보여준 투지는 이것이 바로 야구라고 전하는 듯합니다.


특히, "머릿속에는 온통 야구 생각으로 가득하다"며 철공회사 주임이란 안정적인 직장에 사표를 내고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하자마자 12연패를 당하면서 가장 하기 싫고 잘 해도 티도 안나는 패전처리 투수와 그의 꿈을 응원하고 지켜봐 주는 가족과 팬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어요.


실력은 보잘것없지만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하는 감사용(이범수 분)이 당대에 20연승으로 리그 최강의 OB베어스 박철순 투수(공유 분)와의 대결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선발 등판의 기회가 찾아오면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최하위 팀이라고 생각 못할 정도로 3대 2로 뜻밖의 호투를 이어가다가 9회말 투아웃 만루의 위기를 맞이하죠.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고 또다시 패전투수가 된 채 끝이 났죠. 땀과 눈물, 열정과 용기를 일깨워준 감사용이 삼미에 입단할 때와 박철순과의 맞대결 장면에서는 70~80년대 활동했던 대표적인 헤비메탈 밴드 트윈 시스터즈의 대표곡 'We're Not Gonna Take It'이 흐릅니다. 이 영화에서는 지금은 톱스타 반열에 오른 공유나 하정우가 출연해 눈길을 끕니다. 


야구는 곧잘 인생에 비교되곤 하는데요, 최근 개막한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개막 초반에 6연패를 했던 SK 와이번스가 KIA 타이거즈와 대규모 트레이드를 통해 8연승을 거뒀고 지난 23일 경기에서도 4연패의 사슬을 끊지 못하며 전통의 강호 팀임을 무색케 하는 삼성 라이온즈 역시 언젠가 반전을 이끌지도 모릅니다.



2011년 작 <퍼펙트 게임>에서는 국내 프로야구의 전설이자 숙명의 라이벌 투수로 불렸던 해태 타이거즈의 천재투수 선동열(양동근 분)과 롯데 자이언츠의 무쇠팔 최동원(조승우 분)의 불꽃 튀는 맞대결을 소재로, 절친한 선후배 사이였던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존경과 승부욕으로 연장 15회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치며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는 명장면을 스크린에 옮겼지요. 


최근에는 야구 소재 영화도 뜸한 것 같은데요, 지난해 프로야구에도 극적인 장면이 야구팬을 들었다 놨다 했는데요 야구 영화 한 편이 기다려집니다.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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