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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511.신개념 먹방 '윤식당'과 '한끼줍쇼'

일상 속에 느림의 미학, 삶의 보편성 조명하는 예능


tvN의 <윤식당>은 배우 4인방이 한번 주문하면 한 시간도 넉넉히 기다리는 여유로움이 가득한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의 섬 해변에서 또 다른 한류 콘텐츠인 한식을 소재로 식당을 오픈하고 운영하는 이야기를 그려낸  신개념 먹방인데요.


예능의 달인, 나영석 PD는 <윤식당>에서 치열한 현실의 삶에 지친 직장인 누구나 꿈꾸는 환상적인 휴양지에서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조명하며 아름다운 자연 장관을 즐기는 여유로운 삶을 시청자들에게 전하죠.


올해 소비 트렌드 가운데 하나인 각자도생과 1인 가구의 증가 추세에 따라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예능 프로그램이 최근 대세인데, <윤식당>은 단순히 요리하고 맛을 보는 레시피를 공개하는 기존 '먹방'과 달리, 여행과 음식이라는 소재를 융합해 일상성과 판타지를 동시에 담아냅니다.



관찰자의 시점에서 풀어낸 <윤식당>의 스토리는 마치 국내에서 직장에서 은퇴하고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듯, 스타 연예인들이 팀을 이뤄 낯선 장소에 가게를 열고 손님을 맞이하고 메뉴 개발을 위해 고민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풀어내면서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시청률에서도 대박을 쳤어요.


나영석 PD는 자신과 인연이 있는 배우 윤여정과 이서진에 최근 방송가에서 '윰블리'로 불리며 호감도가 높은 배우 정유미, 스크린과 안방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중견 배우 신구를 합류시켜 느리게 흐르는 이국적인 풍광 속에서 분주하게 음식을 만들고 휴양지를 찾은 여행객들에게 힐링과 재미를 선사합니다.



자동차가 아닌 마차나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느림의 미학'을 전하는 평범한 이들의 생각과 일상을 엿보면서 시청자들은 지금 당장에라도 떠나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되지만,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이들 윤식당 팀은 손님맞이를 위해 유난하게 분주하고 치열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과 다름없는 것 같아요.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 JTBC <한끼줍쇼> 역시 기존 봐왔던 먹방과는 조금 달라 보이는데요, '십시일반'이라는 격언처럼 출연자들이 제작진의 미션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동네에 얽힌 이야기와 골목길 풍경을 소개하며, 밥 동무로 게스트가 출연해 저녁 식사 한 끼를 같이 나누고 사는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가정을 찾는 신개념의 먹방 예능 프로그램이에요.



소탈한 우리 시대의 보통사람이 맞이하는 저녁 식단은 물론, 식사를 준비하는 정성과 한 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데요, 지난 지난 10일 방송된 회차에서는 '새 시대 새 한 끼 편'을 주제로 MC 이경규와 강호동이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송윤아, 소녀시대 윤아와 팀을 이뤄 과거 우시장이 열렸던 성동구 마장동에서 한 끼를 해결하는 이야기를 펴나갔죠.


송윤아는 "남편인 설경구가 작품을 위해 몸 관리를 하는 탓에 브런치로 1일 1식을 한다. 주로 저녁은 아이와 함께 먹게 된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며 "평소 '한끼줍쇼'를 볼 때 남편이 골목길을 보고 '영화다 영화'라고 감탄한다"고 말했어요.



특히, 이날 방송분에서 두 팀이 찾은 가정집은 영화 <접속>에 등장한 PC 통신이나 학창시절 전국 단위의 기독교동아리에 이은 싸이월드 미니홈피 등 인터넷이 가교가 돼 인연을 맺고 부부가 됐다는 사연이 주목됐죠.


송윤아는 과거 성유리가 게스트로 출연했던 회차처럼 첫 번째 집의 초인종을 눌러 시부모와 2층 단독주택에 중년 부부 가족의 식사를 초대받게 되자, 방송 대상 시상식보다 더 좋아하는 감격을 표현하기도 했죠.



윤아는 수많은 거절 속에 투지 있게 도전하다가 원룸 가구가 모여 사는 다세대 주택에서 밖에 잠깐 나온 입주자를 만나 신혼 1년차 부부로부터 저녁 초대를 받았어요.


낯선 곳에서 식당을 열고 여행객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윤식당>은 여행지에서 분주한 일상 속에 맞이하는 느림의 미학이 새롭고,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굴욕 가운데 저녁식사에 초대받는 <한끼 줍쇼>는 일상의 소박함과 삶에 있어서 보편성을 조명하는 좋은 프로그램 같아요.


다음 주 <한끼 줍쇼>에는 셰프가 노량진 학원가로 나서 고시생에게 한 끼 레시피를 선보이는 미션으로 진행된다고 하니 기대됩니다.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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