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회 백상]촛불시민혁명 일깨우고 지상파 TV엔 굴욕
영화 '1987'- tvN '비밀의 숲', 54회 '백상예술대상' 대상
27일 저녁 서울 삼성동 코엑스D홀에서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영화 <1987>과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이 각각 영화와 드라마 부문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을 소재로 민주화 운동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 <1987>은 최고 영예인 대상 외에도 사건의 은폐와 조작을 주도한 대공수사처장 역할을 맡은 배우 김윤석이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가져갔다.
극 중 악랄한 수사관 역으로 열연한 박희순은 새롭게 신설된 부문인 남자 조연상을 받았고 시나리오상(김경찬)까지 영화 <1987>은 4관왕에 오르며 일 년 전, 촛불 시민혁명을 일궈내며 서울 광화문 광장의 열기를 되새기고 국민들에게 시대를 넘어선 감동과 리얼리티를 선사하며 이날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화'에 등극했다.
TV 부문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지상파 방송사들에 굴욕을 안기며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이 영예의 대상을 안았고, 주연 배우인 조승우는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극본을 쓴 이수연 작가가 극본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극중 조승우는 감정을 잃어버린 채 권력에 맞선 의리파 검사 역을 맡아 형사 역의 배두나와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은폐된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 <내부자들>에 함께 출연한 이병헌에게 백상 남자 최우수연기상 후보 자리를 내준 조승우는 2년 만에 안방극장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받는 기쁨을 누렸다.
올해 영화 부문에서 작품상에는 황동혁 감독의 영화 <남한산성>이 선정됐고, 감독상은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역대 개봉영화 흥행순위 2위에 올린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김용화 감독이 차지했다.
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위안부 할머니의 생애를 소재로 김현석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나문희가 수상했고 여자 조연상은 영화 <침묵>에서 톱스타 최민식과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이수경에게 돌아가 후보자 가운데 최연소로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이수경은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충무로 장편에 데뷔한 후 지난해 <용순><침묵>으로 연기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며 김고은-김태리를 잇는 '괴물 신인'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에서 신인 연기상은 지난해 부일영화상에 이어 <꿈의 제인> 구교환과 <박열> 최희서가 각각 가져갔고, 신인 감독상은 영화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이 차지했다. 영화 <신과 함께>는 진종현 VFX 감독이 예술상을 받으며 감독상을 포함해 2개 부문을 가져갔다.
TV 부문은 지상파 TV의 굴욕이라 할 만큼 종편 JTBC와 케이블 채널 tvN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드라마 작품상은 tvN <마더>가 수상했고, 연출상은 김희선 주연의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김윤철 PD가 차지했다.
TV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의 김남주가 수상했다. 배우 김남주는 극중 사회부 말단 기자로 출발해 방송사의 9시 저녁뉴스 앵커 자리에 오르며, 입체적인 캐릭터의 복잡하고 섬세한 심리 연기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남녀 조연상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박호산과 SBS 40부작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의 예지원이 가져갔다. 신인연기상은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 양세종과 tvN <마더> 허율이 각각 수상해 <마더>도 작품상과 함께 2개 부문을 차지했다.
또한, 교양 작품상은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개봉한 바 있는 KBS 1TV <땐뽀걸즈>가 수상했고 배수지와 정해인은 인기상을 받았다.
TV 부문에서는 JTBC <효리네 민박2>가 예능 작품상을, 남자 예능상은 JTBC <아는 형님>과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한 방송인 서장훈, 여자 예능상은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송은이가 영예를 안았다.
이날 시상식 TV 드라마 부문에서 지상파 TV는 굴욕을 감수해야 했는데, 행사 주관사가 JTBC로 변경되어 선지 JTBC 편성 드라마와 tvN 드라마의 강세가 눈길을 끌었다.
/시크푸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