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욱의 결승골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이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사우디와의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연장전 130분 혈투 끝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0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센터백 수비수 정태욱(대구)은 연장 후반 8분, 이동경의 프리킥을 받아 설날 연휴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에게 세배하듯이 높은 타점에서 내리 찍는 헤더슛으로 사우디의 늪 축구에서 벗어나 1-0 승리로 이끌었다. 김학범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전후반 정규시간 90분에도 승부를 내지 못하고 전반전 몇 차례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치는 등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이는 최종예선과 토너먼트에서 단 1실점에 머물며 후반전에 실리 축구로 승리해온 사우디의 '늪 축구'에 우리 팀의 기동력이 번번이 막혀 답답한 흐름으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을 마치고도 이렇다할 공격 흐름을 만들지 못하다가 승부차기가 예상될 때쯤 상대팀 패널티 지역 왼쪽에서 김대원(대구)이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이동경(울산)이 올린 크로스를 정태욱이 문전에서 돌고래처럼 뛰어올라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정태욱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경기를 앞두고 감독님이 (연장과 승부차기까지)130분을 준비하라 했고 선수들도 각오하고 있었다”며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 성과가 나와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연장전 돌입 전, 감독님이 서로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이기 때문에 세트피스에서 찬스가 날 것 같다고 말했는데 맞아 떨어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성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김민재(오른쪽)와 프로필 촬영 때 비교되는 정태욱(왼쪽)의 키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도 조규성의 골을 어시스트한 정태욱은 195cm의 큰 키와 문전에서 상대팀 선수에게 밀리지 않는 피지컬로 또 다른 센터백 이상민과 더불어 안정적인 수비력을 선보인 것은 물론, 세트피스 찬스에서의 골 결정력까지 갖추며 김학범호의 대형 수비수로서 '포스트 김민재'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번 대회에서 MVP를 수상한 원두재, 이동준, 이동경, 조규성, 김대원과 함께 정태욱과 이상민 등의 재목을 발견한 김학범 감독은 도쿄올림픽 무대에서 또 한번의 기적을 이룰지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