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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사기꾼 변신 서현, 다큐 배우라고?

[드라마리뷰] 현실보다 더 리얼한 정글 같은 인간사 조명




코로나19가 안방극장의 트렌드도 바꿔 놓는 가운데, 사기꾼을 소재로 한 그들의 특별한 사생활을 그려낸 JTBC 수목드라마 <사생활>을 넷플릭스를 통해 보게 됐습니다. 알고보니 지난 10월 7일이 첫 방송 이었다고요.

실제 자신들의 신분을 감추고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면서 영화배우처럼 매번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는 사기 범죄자들의 일상에 현실과 동 떨어진 지점에서 다가오는 위트와 더불어 점점 지능화되고 기업화되는 그들 만의 세상이 그려집니다.

처음엔 페이크 다큐로 동화되는 배우가 누굴지 생각해내려 해봤고 미인형 외모에 백치미와 어딘가 틈이 보이는 이 배우를 결국,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찾아보게 됐습니다. 소녀시대 서현!




영화 <기생충>으로 생애 첫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조여정과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로 스타덤에 오른 김혜윤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서현은 이번 드라마에서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생계형 사기꾼 캐릭터로 완벽 변신한 듯합니다.

극중 사기꾼 가족의 외동딸 차주은 역을 맡은 서현은 어릴 적부터 생계형 부부사기단 차현태(박성근 분)와 김미숙(송선미 분)의 자해공갈단 사기 범죄에 가담하며 자꾸 다큐(사기 범죄 모의)를 찍습니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했던가요? 부모의 복수를 위해 범죄를 모의하다가 사기의 여왕  정복기(김효진 분)의 덫에 걸려 학교(교도소 수감)에 다녀오기도 합니다.

2화에서는 스스로 고아라고 소개한 후 정환(고영표 분)과 진실한 감정을 나누고 프로포즈를 받고 결혼을 꿈꾸는 것도 잠시, 부모는 물론 결혼식 하객까지 역할대행 아르바이트로 채운 정환에게 사기 결혼을 당하는 등 완벽해 보이지만 어딘가 빈틈이 많은 모습의 캐릭터 설정으로 인해 아웃사이더 거리 소녀의 성장 스토리처럼 다가옵니다.



특히, 사기에 나설 때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도배하듯이 꾸미지만 교도소는 물론 옥탑방부터 음식점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등 측은지심을 불러 일으키며 서현의 연기 변신을 주목케 합니다.

2016년 SBS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우희 역으로 안방극장에 본격 연기자로서 필모를 채운 서현은 MBC 드라마 <도둑님 도둑놈>과 <시간>에 이어 최근 JTBC 2부작 단막극인 드라마 페스타 <안녕 드라큘라>를 통해 농도 짙은 감성 연기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2세대 아이돌 스타 소녀시대 서현의 모습을 뒤로 하고 이번 드라마에선 거의 원톱에 가까운 주인공을 맡아 비루하고 처절한 인간 정글에서 물고 뜯기는 생존 사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드라마는 DC코믹스의 <수어사이드 스쿼드>처럼 사회악으로 치부되던 범죄자들이 오히려 공공의 적에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등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로 우울해진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류 사회를 겉돌며 남의 뒤통수를 쳐오던 사기꾼들이 의도치않게 국가의 사생활에 개입하게 되면서 더 큰 도둑인 골리앗같은 기업과 속고 속이는 암투를 그려낼 전망입니다.

2회차 까지의 방송에서 이미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서현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유진, 성유리 등 연기자로 변신한 1세대 걸그룹 스타들에 이어 아이돌 스타, 소녀시대로부터 팔색조 같은 연기파 배우로 변신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될지 주목할 만합니다./ 시크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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