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 동화 '사이코지만 괜찮아' 힐링 캐릭터, 박규영의 통찰
얼마 전 종영된 tvN 주말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유년기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란 세 남녀가 각자의 트라우마를 벗어나 '또 하나의 가족'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힐링 드라마였다.
동화작가가 주인공인 드라마라서 그런지, 드라마 최종회에서는 삽화를 통해 동화 '진짜 진짜 얼굴을 찾아서' 속 이야기를 통해 세 명의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계속되는 불운과 불행을 겪어온 세 남녀가 의남매가 되어 가는 과정을 판타스틱하게 묘사해 주목됐다.
특히, 지난 15화에서 동화 제작자 이상인(김주헌 분)에게 남주리(박규영 분)는 무슨 일 때문에 그러냐고 걱정스럽게 묻자 “평범하게 사는 게 참 힘든 사람들이 있네요"라며 죽을 고비를 넘긴 세 명의 현황을 전하자 남주리는 다음과 같은 통찰로 위로했다.
불행 총량의 법칙,
사람마다 할당된 불행과 행복의 총량이 있대요.
지금 불행을 다 몰아서 쓰는 거면
이젠 앞으로 행복만 남았네, 뭐.
'불행 총량의 법칙'이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겪게 되는 희로애락 그리고 고통, 근심 등 다양한 양을 가지고 있다는 것. 언제까지 계속되는 불행이란 없다는 것이다.
여러 사건을 연이어 겪어왔던 세 남녀는 오래도록 요양병원에 수 간호사 박행자로 정체를 숨기고 있던 도희재(장영남 분)가 등장하면서 발생한 살인미수 사건에서 정신지체인 형 상태(오정세 분)는 위기에서 동생을 구해냈고 감정 표현을 거부하며 이타적인 삶을 살아오던 동생 강태(김수현 분)는 비로소 새로운 사랑과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됐다.
또한, 외부와 감정적 소통 없이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있는 동화작가 문영(서예지 분)은 두 번이나 자신의 실수를 막아준 강태로 인해 슬픔과 감동이라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면서 가족을 이룬 의남매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던 여행을 떠나게 됐다.
이번 드라마는 자식을 작품으로 여겼던 부모 세대의 잘못과 몰상식이 영문도 모른 채 자녀들이 상처와 고통 속에 살아갈 수 있음을 성찰하였고, '너희 잘못이 아니야'라는 작은 위로로 세 남매는 행복을 꿈꿀 수 있게 됐다.
발달심리학 개론처럼 다가오는 이번 드라마에서 동화 속 이야기처럼 누군가는 벽을 깨고, 누군가는 가면을 벗는 등 성장통을 이겨내면서 한층 성숙해졌다.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 역시 자신의 기분 상태나 성장환경에 따라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가 전한 '불행 총량의 법칙', 코로나 19로 경기 불황이 겹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그동안의 안 좋았던 일은 '새옹지마'라 생각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에 충실하자는 결심을 되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