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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고민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청춘의 성장통

[리뷰] 넷플릭스오리지널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넷플릭스오리지널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는 부모로부터 반강제적으로 독립하게 된 태오(지수분)와 셰어 하우스를 하게 된  세 명의 청춘들의 로맨스와 더불어, 사사건건 가족처럼 신경 쓰이는 친구가 연인으로 변해가는 성장통을 그려냈습니다.


공중파 TV의 미니시리즈에 해당되는 16회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시즌1과 시즌2로 각각 8회씩 나뉘어 청춘들의 사랑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담하게 풀어냈습니다.


특히, 종영된 JTBC의 <청춘시대>나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이번 생은 처음이라>  등을 떠올리며 스토리 전개의 신선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넷플릭스오리지널의 시즌제 드라마로, 공중파 TV나 종편 방송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했던  영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도 흥미로운 스토리로 위트와 풍자, 웃음을 전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된  태오는 자신이 꿈꿔오던 이상형 미인 세현(홍지윤 분)을 만나 로맨스를 키워가지만, 저마다의 사정으로 은신처를 찾은 친구들의 방해는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태오의 집은 부친의 커리어를 이어받아 건축가를 꿈꾸는 소꿉친구 송이(정채연 분),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딴따라'라 불리는 뮤지컬 배우를 꿈꾸다가 팬티 바람에 쫓겨난 훈(강태오 분), 그리고 수면부족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실을 피해 가출한 재벌가 상속녀 오가린(최리 분)까지 서로 다른 가치관과 꿈을 가진 청춘들의 셰어하우스로 변신합니다.


특히, 현대 사회의 주거 불안이란 문제의식을 청춘 로맨스와 결합한 이 드라마는 학부에서 건축을 전공한 주인공 송이를 통해 집과 거주 공간에 대한 의미를 성찰합니다. 세상을 달리 한 부친이 직접 지은 개량형 한옥은 경매로 넘어가고 엄마마저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나면서 넋을 잃고 주저 않은 송이 앞에 이삿짐 아르바이트를 하는 태오의 친구 도현(진영 분) 과의 만남이 시작되고, 태오의 집에서 살게 됩니다.





서로 다른 성장 배경을 지닌 네 사람이 동거하게 되면서 힘겨운 현실을 위로하며 그 가운데 이성에 눈을 뜬 송이와 도현의 만남, 뮤지컬 배우 오디션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훈을 위로하기 위해 강릉으로 MT를 떠나면서  송이와 도현의 키스 장면을 목격한 태오의 심리가 복잡해집니다.


8회로 방영된 시즌1에서 "한송이의 세상에서 내가 작아지는 게 싫다. 나도 설명할 수 없는 이 감정을 이젠 어떡해야 될까"라는 태오의 독백으로 마친 이 드라마는 시즌2에서 본격적으로 여사친이 이성으로 느껴지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청춘들이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강릉 MT는 태오와 세현의 거리감을 키우고 학교 최고의 퀸카 세현의 환심을 사려던 태오는 영상동아리 프로젝트로 자신의 성장과정을 편집하면서 일상을 둘러싼 송이의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송이가 자꾸 신경 쓰였던 태오는 세현과의 약속을 뒤로하고 엄마를 찾아 나서는 송이에게 달려가면서 어릴 적부터 늘 함께 해왔던 송이와 색다른 감정 변화에 스스로 당황하기도 합니다.


드라마는 자꾸 신경 쓰이고 무슨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 시대가 변해도 변함없는 사랑의 감정을 제법 세밀하게 묘사해 흥미로움을 더합니다. 마치 셰어하우스 룸메이트처럼 자주 부대끼는 가운데, 청춘들은 자신보다 주변 사람을 통해 자신의 속마음을 확인하면서 성숙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시즌2의 3화 '사랑을 부정하는 다섯 가지 단계' 에피소드로, '그냥 바람 같은 거야, 스쳐 지나가는 감정'이라며 송이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는 태오를 지켜보는 훈이를 통해 그의 감정이 부정-분노-체념-슬픔-수용의 과정을 따라가는 모습을 애달프게 표현해냈습니다.


특히, 송이와 닮은 듯 다른 태오의 트라우마가 점점 윤곽을 드러내면서 부모 세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청춘들의 힘겨운 삶은 온전히 청춘을 즐길 여유조차 없이 사회라는 벽에 부딪혀 한때 위기를 맞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만 생각하고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현실을 직시해 자신의 꿈을 좇는 청춘들에 대한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결말부에 가린이 태오 동네 주변에서 장소를 대여해주는 지역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되는 것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청춘의 성장통을 조명하는 넷플릭스오리지널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였습니다.  /힐링큐레이터 시크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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