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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시대, 신세대식 사랑법의 미래

[드라마리뷰]넷플릭스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1'



검색, 채팅, 게임, 유튜브 감상 등 스마트폰이 모든 일상을 지배하는 요즘, 건강은 물론 인간의 감정과 호감도를 측정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면 어떨까요.

인기 만화가 천계영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한 넷플릭스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은 이러한  공상과학적(SF)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이틴 로맨스를 그려냈습니다.

극 중 반경 10미터 안에 좋아하는 사람이 들어오면 알람을 울려 익명으로 알려주는 앱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자신과 상대방의 진심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최근 사용하는 용어로 풀이하자면 일종의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감정 인식 기술 정도로 해석될까요? 수년 전, 일본에서 좋알람과 유사한 소셜데이팅 서비스가 출시된 적이 있던 기억이 납니다.

천계영 작가는 6년 전인 그때 벌써 4차 산업혁명 시대, 자연어 기반의 음성/모션인식 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의 발전을 예견했던 걸까요?

필자 역시도 <오디션><언플러그드 보이><DVD> 등 천계영의 만화를 좋아한 덕후였는데,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은 작가가 <드레스코드>를 시작으로 지난 2014년부터 포털사이트 다음 웹툰에 연재를 시작한 뒤 누적 조회수 8억 뷰를 기록한 바 있는 인기 작품으로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8회 차로 방영된 이번 드라마는 결말부에서 미래에 자신을 좋아할 사람을 알려주는 '좋알람' 2.0 발표회를 배경으로 성인으로 성장한 세 주인공이 시즌 2에도 계속 등장할 것으로 예고됐습니다.





이번 작품에는 2017년 tvN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도 사랑해>로 데뷔해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위트홈> 등 작품에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송강과 이제는 리틀 손예진이란 애칭에서 벗어나 안방극장의 신데렐라가 된 김소현, 그리고 독립영화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던 정가람 등이 출연합니다.

이들은 각각 조조(김소현 분), 선오(송강 분), 혜영(정가람 분) 세 명의 고교 졸업반 소년, 소녀 역을 맡아 익명의 개발자가 만든 '좋알람'이란 어플을 통해 자신의 좋아하는 감정을 드러내거나 감추고 사랑하면서 엇갈리는 삼각관계 연애 스토리를 그려냈습니다.

조조가 이성에 대한 호감도를 숨기게 되는 장애물은 동반 자살을 시도한 부모의 죽음을 뒤로하고 살아났다는 죄책감과 함께 이를 저주라고 매번 상기시켜주는 이모와 동급생 사촌 굴미(고민 시 분)의 말처럼 이후에 수학여행에서 발생한 화제로 트라우마가 재발하면서입니다.



특히, 3회 차에서 조조를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려던 혜영이 10m 반경에 조조를 발견하자 자전거 핸들을 꺾으며 넘어지고 양호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을 때 찾아온 조조의 폰에 설치된 좋알람이 울리게 됩니다

이어 조조에게 호감을 갖게 된 선오가 다가서자 조조의 폰에 설치된 앱에서 두 개의 하트가 동시에 표시되며 연이어 알람이 울리는 장면은 세 사람이 이후 겪게 될 연애사를 예고하는 것 같습니다.

동성 친구에게 좋알람을 울렸다고 집단 폭행을 당한 친구가 울상 지으며 혜영에게 "그만 좋아하면 어떡해야 되냐?"라고 묻자 "그딴 거 없어. 좋아하지 않는 방법 같은 거 없다고"라며 사람의 감정이란 게 인위적으로 조절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것임을 설명합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인식하고 알람이 울리는 어플 좋알람이 일상화된 가상 사회에서 좋알람을 많이 울리는 사람은 오늘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 상에 좋아요나 구독자를 많이 확보한 연예인이나 크리에이터를 떠올립니다.



천계영의 작품은 디테일하고 섬세한 심리묘사와 더불어 기성사회에 대한 풍자도 잇지 않는데요 이번 드라마 역시 원작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누군가의 좋아하는 감정이 자본이 되고 계급이 되는 사회를 은유하기도 합니다.

또한 누구에겐 인기를 가져다주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좌절감이나 열등감을 느끼거나 동성 간에는 혐오의 대상이 된 채 고독감에 못 이겨 집단 자살을 하는 등의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사회 문제도 함께 조명합니다.

극 중 조조만이 눈치챈 좋알람 개발자 덕구에게 받은 방패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숨긴 채 안티 좋알람 편에서 익명의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로 활동하던 조조가 4년의 시간이 흐른 뒤 어떤 행보를 보일지 시즌2를 더욱 기대케 합니다.

사람의 감정이란 게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것이고 감정은 말로 전달해야 하는 것이지만, 조조 같다면 가능도 했을 일... 이러한 모바일 시대, 신세대식 사랑법의 미래를 조명한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1>이었습니다.

/힐링 큐레이터 시크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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